위기의 여자 중에서, 모리스
폭발하듯) 당신이야말로 이기주의의 화신이라는 걸 정말 모르겠소?
당신의 그 집요함에 시달려서 나나 애들이 얼마나 많은 괴로움을 당했는지 모른단 말이오?
당신의 이기주의 덕분에 내 평생이 어떤 꼴이 되었는지 한번 돌이켜 봐요.
당신이 결혼 초에 나하고는 상의 한번 하지 않고 애를 가져서 인턴을 그만두고 회사 의무실에 취직해야 했을때,
내가 얼마나 비참했는지 생각이나 해봤냔 말야.
가정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묶어서 내 개성이나 인생에 대한 야망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말았지.
평범한 월급쟁이, 안이한 월급봉투 전달자로 만들어 일상의 틀에 박아 놓는 데 성공했단 말이오.
십 년 전에 내가 견디다 못해 시므까 회사에서 종합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려 했을 때도 얼마나 반대했어?
내가 어떤 방향으로든 내 입장을 향상시키려고만 하면 당신은 날 끌러내리지 못해서 안달했지.
식구들이 당신 손아귀를 벗어날 기미만 보이면 이를 악물고 덤벼들었잖아?
(격하게) 한마디로 말해서 당신은 모범적인 주부라는 이름으로 가족들을 짓밟고 유린하는 데 평생을 바쳤어.
지긋지긋하지도 않소? 당신의 희생물인 끌레뜨를 한번 봐요. 아주 우수한 화학자로 키울 수도 있는 아이였는데,
시집이나 가는 게 무슨 큰 출세나 한 것처럼 부추겨서는 중퇴를 시켜 버렸지.
그 애는 너무 얌전해서 당신한테 한번 대들지도 못하고 꺾였어. 뤼시엔느는 꺾이지 않으려고 뛰쳐나갔지.
좀더 오래 데리고 있을 수도 있었는데. 결국 당신이 내쫓아 버린 거요.
이 모든 행패를 헌신적인 아내, 희생적인 엄마의 탈을 쓰고 해치워 냈지.
당신의 희생과 헌신이 얼마나 철저한 이기심으로부터 나온 건지 아직도 깨닫지 못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