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 – 변학도(변사또)
(입이 헤헤 벌어지며) 국색이고 말고! 이만하면 절대가인이라고도 할만 할걸세
옥에도 티가 있다고 내가 팔도미인을 본 것이 여간 백이 아니오 천이로되 어떤년은 코가 뾰족하야 얄망궂고 어떤년은 눈이 셀쭉하야 독살스럽고 눈 각각 코 각각 뜯어보고 샅샅이 우벼보아도 하나도 험한데가 없으니 진시 천하 국색이 아니라 할 수 없네.
영웅이 나면 미인이 없을소냐 내 있으니 춘향이 없으랴!
(매우 비위가 당긴다는 듯이) 여보아라 춘향아! 수줍어 말고 이리 바싹 다가앉아라.
(춘향의 어깨에 손을 올려보며) 아니 왜 이렇게 떨고 있느냐? 너 과히 어려워하지 마라.
내가 보기에는 무섭지마는 사괴어보면 자연히 알 것 이로되 나같이 재미있는 양반도 없느니라. 듣거라 춘향아! 내가 이곳 목민 지장으로 내려와서 너를 보니 쓸만하다.
오늘부터 수청으로 작정하는 것이니 그렇게 알라.
허어 여보게 목랑청! 요 산드러진 말소리 들어보게 그 목소리가 더 좋으히 허허허.
아니 기생년이 무삼수절이냐? 외마디로 대답해라. 수청을 아니들터이냐?
못해 요년? 여보아라! 거기 아무도없느냐? 이년 바삐 잡아내라.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