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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정진규(1939∼ )

작성자신숙|작성시간08.09.07|조회수41 목록 댓글 0
‘삽’-정진규(1939∼ )

삽이란 발음이, 소리가 요즈음 들어 겁나게 좋다 삽,

땅을 여는 연장인데 왜 이토록 입술 얌전하게 다물어

소리를 거두어 들이는 것일까 속내가 있다 삽, 거칠지가

않구나 좋구나 아주 잘 드는 소리, 그러면서도 한 군데

로 모아지는 소리, 한 자정(子正)에 네 속으로 그렇게 지

나가는 소리가 난다 이 삽 한 자루로 너를 파고자 했다

내 무덤 하나 짓고자 했다 했으나 왜 아직도 여기인가

삽, 젖은 먼지 내 나는 내 곳간, 구석에 기대 서 있는 작

달막한 삽 한 자루, 닦기는 내가 늘 빛나게 닦아서 녹슬

지 않았다 오달지게 한번 써볼 작정이다 삽, 오늘도 나

를 염(殮)하며 마른 볏짚으로 한나절 너를 문질렀다



노동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 오늘도 이 지구가 온전하게 돌아가는 건 그분들 덕분이다. 거기 손 한번 보탠 적 없이 잘 먹고 잘 사는 나 같은 사람 때문에 그들은 더 많이 더 오래 일해야 한다. 죄송하다. 삽은 노동의 도구다. 노동하듯 시를 지어오신 정진규 선생의 ‘삽’을 읽으며 나는 삼가 숙연해진다. <황인숙·시인> // 이미지 컴퍼넌트 사이즈 조절 try { var oContent = document.getElementById("articleImage"); if(oContent) { for(var nIdx=0; nIdx 250) { oContent.getElementsByTagName("img")[nIdx].width = 250; } } } } cat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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