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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 성철대종사

성철스님 일화 ㅡ전, 아닙니다

작성자부처자리찾기|작성시간11.12.10|조회수21 목록 댓글 1

         성철스님 일화      -현진 


 

전, 아닙니다
그해, 겨울은 매서운 찬바람이 불고 가야산 골짜기마다 눈이 쌓였다.
동안거를 시작하는 첫 날, 선열당禪悅堂에 모여 방장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었다.
법상에 오른 성철 큰스님이,
“한철도 길다, 삼일 혹은 칠일 안에 공부를 마쳐라”라고 법어를 내린 후 염려스런 눈빛으로 짐짓 일렀다.
“여기 모인 수좌들 가운데서 목숨 걸고 독하게 공부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다들, 논 열 마지기
에 기집 하나 안겨주면 속가로 나갈 멍청한 놈밖에 없는 것 같다.”
그때 말석에 앉아 있던 어떤 학인이 손을 들며 큰소리로 외쳤다.
“전, 절대 아닙니다!”
너무 자신만만한 까닭에 큰스님께 그만 대꾸를 한 것이다. 큰스님은 화를 내는 대신 빙그레 웃으시며,
“그래 두고 보자, 이놈아”하셨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 년 후 자신 있게 대답했던 그 학인은 사랑의 인연을 만나 환속하고 말았다.
누구나 수행길은 백퍼센트 장담할 수 없다. 지나친 자만과 오기는 스스로를 묶기도 하고 부러지게도 하기
때문이다.

 

 

 

염화미소
참선하던 어떤 젊은 스님이 백련암으로 찾아갔다.
성철 큰스님을 대면한 자리에서,
“저는, 염화미소拈花微笑 화두가 잘 되지 않습니다”했다.
그 질문에 다시 질문을 던졌다.
“화두를 어떻게 들고 있는데?”
“세존이 꽃을 들었는데 가섭이 왜 웃었을까 하며 의심하고 있습니다.”
“너무 길다, 그냥‘가섭이 왜 웃었나?’하고 의심해라.”
그 순간, 갑갑하던 마음이 확 열렸다.
스승의 가르침은 이런 것이다. 이를테면 막힌 부분을 뚫어줄 줄 아는 안목이다.
큰스님의 훈수에 궁금증이 풀어진 젊은 스님은 해우소에서 볼일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제 저 똥통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도 아무 여한이 없다.”
미혹의 길을 헤맬 때 바른길을 안내해주는 스승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축복이다.


 


                    월간 海印                2009년 5월호[통권327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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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법안 | 작성시간 11.12.1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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