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990년대를 풍미하였던 미국의 싱어송라이터(Singer-songwriter)인 마이클 볼튼(Michael Bolton)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재범형님의 창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마이클 볼튼은 ‘블루 아이드 소울의 대명사’라고 불리울 정도로 그의 음악은 정통 소울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 마이클 볼튼의 대표곡과 재범형님의 노래를 듣고 이들의 창법을 이해하고 비교하는 시간을 가져 보고자 합니다.
소울 [soul music] 미국 흑인의 가스펠 성가와 리듬 앤드 블루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소울'이라는 말은 리듬 앤드 블루스(R&B), 가스펠, 재즈, 록을 결합해 강한 감정과 간절함을 특징으로 하는 음악을 지칭하기 위해 1960년대에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오랜 무명시절을 딛고 성공한 소울의 제왕
마이클 볼튼은 1953년생으로 10년 이상의 무명시절을 딛고 성공한 대기만성형의 뮤지션입니다. 스티비 원더, 레이 찰스 등 R&B, 소울의 거장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그는 백인 뮤지션으로서는 보기 드문 목소리와 예리한 작곡 실력을 바탕으로 이미 15세 때에 처음으로 레코드 계약을 하였고,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까지 “블랙잭(Blackjack)”이라는 헤비메탈 밴드의 리드 보컬로 활동하면서 여러 장의 앨범을 발표하였지만 모두 상업적으로 실패하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1983년 솔로로 독립한 볼턴은 소니와 계약을 맺고 3집 (Michael Bolton)을 발표하였고, 이어 1987년 5번째 앨범 (The Hunger)를 발매, 오티스 레딩의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를 리메이크하면서 팬들과 비평가들은 '블루 아이드 소울'(Blue-eyed soul, 푸른 눈의 백인이 흑인들의 점유물인 소울을 부르는 것을 지칭)로서 마이클 볼튼에게 주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무명의 마이클 볼튼은 1989년 앨범 (Soul Provider)로 일약 수퍼스타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싱글 '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 'How Can We Be Lovers', 'When I'm Back on My Feet Again'은 톱 텐 히트를 기록했고, 앨범은 4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또한 그는 '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로 그래미 최고 남자 팝 보컬 부문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고, 이어 발표한 (Time, Love & Tenderness)(1991)에서는 예전 흑인 가수 퍼시 슬레지의 명곡을 리메이크한 'When a Man Loves a Woman'으로 빌보드 차트 정상과 또 다른 싱글 'Love Is a Wonderful Thing'으로 톱 텐의 히트를 기록하는 한편, 전작의 성과를 능가하는 앨범 600만장 판매고의 기염을 토했습니다. 'When a Man Loves a Woman'으로 또 한번의 그래미상을 수여한 그는 오티스 레딩, 레이 찰스, 퍼시 슬레지 등 소울의 고전으로 불리는 아티스트들의 곡들을 리메이크하는 등 커버곡으로만 이루어진 (Timeless ; The Classics))(1992)를 발표하는데, 이 앨범에서는 예전 비지스의 곡인 'To Love Somebody'가 사랑을 받으면서 3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이후 신곡 앨범인 (The One Thing)(1993), 편집 앨범 (Greatest Hits' 1985-1995)(1995), (This Is the Time: Christmas Album)(1996), 4년만에 발표한 신곡 앨범 (All that Matters)(1997), 오페라와 아리아 모음집인 (My Secret Passion)(1998)까지 언론의 찬사나 비평, 상업적인 성공여부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음악적인 다양성과 잠재성을 끌어내며 활동하고 있는 마이클 볼튼은 명실공히 1990년대 ‘블루 아이드 소울’의 대명사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였습니다.
블루 아이드 소울( Blue-eyed soul) 창법의 대명사
마이클 볼튼은 흑인의 전유물이었던 소울을 백인의 색깔로 소화해 부르는 세계적인 보컬리스트로서 각종 테크닉과 감각이 총동원되어 최고의 가창력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가슴에 있는 공명점(울림점)을 울려 내는 소리인 흉성의 구사능력은 탁월합니다. 저음역에서 울리는 특유의 흉성 바이브레이션은 마이클 볼튼을 일약 수퍼스타로 발돋음 시켰던 밀알이 되었던 것입니다. 복식호흡을 통한 발성을 할 때 나오는 고음역대의 풍부한 공명음, 다시 말하면 ‘고음역 배음’도 잘 소화해 내고 있으며, 흉성을 주로 구사하면서 ‘고음역 배음’도 잘 내는 가수는 전세계적으로 흔하지 않습니다.
볼튼은 어렸을 적에 성악을 공부한 사람답게 머리 쪽으로 소리를 올려주는 두성, 그중에서도 뒤통수나 머리통 전반을 공명시키는 후두성 창법의 달인이기도 합니다. 후두성은 두껍고 풍부한 소리를 내므로 성악 쪽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양 눈썹 사이 미간을 공명시키는 전두성은 날카롭고 얇은 소리에 어울리므로 록 보컬들이 많이 사용합니다. 볼튼이 고음역대에서 더욱 응집력 있는 소리, 두껍고 풍부한 음색을 뽑아내는 것은 바로 후두성을 탁월하게 구사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소리를 뒤쪽으로 당겨서 음을 높게 띄우는 고난도의 기술도 체득했으며, 이러한 볼튼식 창법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것은 “Soul Provider"(1989)와 "Time, Love, Tenderness"(1991)부터입니다. 이후 노래 좀 한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볼튼의 창법을 따라했습니다. 재범형님께서는 데이비드 커버데일, 로니 제임스 디오, 그레험 보넷 등을 비롯한 일련의 헤비메탈 보컬로부터 영향 받은 자신만의 흉성 위주의 발성법에 마이클 볼튼 스타일의 소울 창법을 부가시켰습니다. 부드러우면서 거친 질감이 교묘하게 오버랩 되는 재범형님만의 독창적인 창법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 10월 1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던 마이클 볼튼의 내한공연을 보고 온 한 지인으로부터 “예전의 마이클 볼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열광하는 관객들을 보고 문화사대주의라는 단어가 머리를 스쳐 지나가면서, 이들이 임재범의 콘서트를 단 한 번이라도 봤으면 이미 전성기를 지난 마이클 볼튼의 콘서트를 보러 가지 않았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재범형님의 보컬 능력은 1990년대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도 마이클 볼튼의 보컬 실력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마이클 볼튼이 우리나라 나이로 60세인데, 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것에 우선 경외감이 들고, 재범형님께서도 세계인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곡을 만들어서 10년 후에도 마이클 볼튼처럼 전세계 투어를 할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해 봅니다.
임재범의 발성과 창법에 대한 간단한 고찰 - 국내 소울 창법의 선구자
대표적 발성법과 관련해서 소리가 나는 원리를 설명해보자면, 두성(종을 치면 종이 울리면서 소리 파장이 나오듯이 그런 비슷한 원리로 머리 전체나 코 안의 윗부분을 울려서 내는 높은 소리), 비성(코가 막힌 듯이 내는 소리), 흉성(가슴소리 ; 주로 가슴의 안쪽 부분에서 울려 나오는 비교적 낮은 소리), 가성(팔세토 ; 아주 가느다랗고 여린 목소리. 가장 높은 성역인 두성보다도 더욱 높은 성역으로 부르는 기법), 진성(육성 ; 사람의 입으로부터 직접 나온 그대로의 소리) 등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가수들은 위와 같은 발성을 혼합해서 사용합니다. 그러면 가장 정석적이고 교과서적인 발성은 두성 50%, 비성 25%, 흉성 10% 그리고 나머지 정도입니다. 이와 같은 교과서적인 발성 가수로는 국내에서는 김범수씨가 가장 모범적인 발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흉성을 위주로 사용하는 가수가 있습니다. 외국 가수로는 마이클 볼튼이 대표적이고, 국내 가수로는 임재범, 박효신, 박완규, 조장혁, 테이 등이 있습니다. 흉성은 가장 컨트롤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흉성 위주로 부르기는 호흡량이 받쳐주지 못하면 불가능하고, 호흡이 부족하게 되면 음이탈이 생기게 되며, 삑사리가 날 수도 있고, 음색을 안정화시키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가수들은 왜 흉성을 사용하려고 하는가입니다. 흉성은 풍부한 발성느낌을 주기 위해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 이유일 것입니다. 나이로 보면 흉성의 전성기는 30세 전후로 보는데 그 뒤로 흉성을 유지하려면 남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합니다. 가수 윤도현씨는 흉성 위주에서 두성으로 전환해 성공한 케이스이고, 재범형님께서 지금까지 흉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음색과 감정 때문입니다. 재범형님의 경우 동양인으로서는 찾아보기 힘든 멋진 공명(울림) 가지고 있어서 보이스톤이 둔중하면서도 무겁지 않고, 거칠면서도 귀에 거슬리지 않아 고음영역에서 특유의 산산히 부서지는 허스키한 고음처리로 다채로우면서도 담백한 느낌을 줍니다. 가슴을 울려 내는 소리인 흉성은 거센 감정주입이 가능하고 소리에 육중함을 더해 주므로 카리스마적 보컬을 연출하는 데 단단히 한 몫 합니다. 그러한 흉성에 허스키까지 접목한다면 그 매력의 강도는 실로 엄청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재범형님은 흉성의 풍부함과 육중한 파워에 허스키하고 강렬한 음색이 예술적으로 만나면서 소리를 풀어 나갑니다. 물론 흉성을 위주로 사용하면 미성의 소유자들에 비해 답답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또 허스키를 쓰면 음역이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재범형님의 경우 흉성 이외에 초고음역에선 두성을 구사하며 거의 인식하지 못할 만큼 살짝 가성까지 덧입힙니다. 경우에 따라서 비성을 섞어 그 맛을 절묘한 경지로 이끌기도 합니다. 재범형님만큼 그때그때 성대를 울리거나 조이는 방식을 써서 다양한 색깔의 소리를 구사하는 보컬을 찾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에 사춘기 소녀(?)를 능가하는 예민한 감수성까지 갖췄습니다. 재범형님께서는 앨범에서조차 박자를 무시하는 듯 자기 방식대로 자유로이 노래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자기 스타일이 어느 수준 이상 도달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경지인 것입니다. 록에 기반을 둔 파워에 유연한 소울 창법의 조화, 그리고 거기에서 엿볼 수 있는 감정이입은 가히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중음역대에서 특히 재범형님만의 매력이 발산하는 그 소리는 굵고 묵직하며 잘 숙성되어 있습니다. 재범형님의 노래 하나하나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매순간 생동감을 줍니다.
임재범의 보컬은 실력이 아니라 능력이었다. 그리고 “임재범 학파”의 태동
1980년대 록 밴드 등장 이전 우리나라에는 트롯트 이외는 특별한 창법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는 말일 것입니다. 물론 가왕 조용필님은 시대를 앞서간 서양식 코드진행과 편곡 등으로 한국가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지만 발성과 창법의 영역에서 보자면 그 역시도 트롯트식 발성을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시나위를 비롯하여 그 당시 출몰했던 록 보컬리스트들은 뽕짝필을 벗어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출신의 고 유재하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고 김현식님, 둘국화의 전인권님, 부활의 이승철씨 등 비로소 당시 서양에서 유행하던 서양식 발성과 표현에 근접하는 가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런 보컬리스트 중 단연코 최고 수준의 발성과 창법을 보여준 사람은 바로 재범형님이었습니다.
재범형님께서 1986년 헤비메탈 밴드 시나위로 음악계에 데뷔할 당시 딥 퍼플의 데이비드 커버데일(느낌), 레인보우의 로니 제임스 디오(중음) 및 그래험 보넷(고음)으로부터 영향 받은 보컬 형태였습니다. 그러다가 솔로로 전향한 1990년대부터 마이클 볼튼 스타일의 소울 창법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자신의 장점을 꾸준히 계발시켜 나갔습니다. 쇳소리 같은 거친 음, 끝없이 고음역으로 강하게 내지르던 예전과 달리 90년대부턴 소리에 온기를 주어 그 풍성함을 더한 ‘임재범표 발라드’를 완성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국내 가요계의 판도를 바꿔놓았습니다. 노래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재범형님처럼 굵은 음색으로 부르려 했던 것입니다. 박효신, 박완규, JK김동욱, 테이 등 수 없이 많은 뮤지션들이 이를 따라하면서 소위 ‘임재범 학파’가 생겨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소울의 시대입니다. 하드록 밴드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뽕짝필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했던 우리나라의 보컬계는 현재 R&B 창법으로 대표되는 흑인식 발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울 창법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도입시키고 정통 소울의 감성을 우리들에게 알려 준 장본인 또한 재범형님이었습니다. 재범형님께서 롤 모델로 삼고 존경하며 배우려고 했던 보컬 스승이 딥 퍼플의 데이비드 커버데일이었습니다. 록 보컬리스트 중 유일하게 흑인식 소울 창법을 록에 접목시켰던 인물로서 백인이 주류인 하드록에서 흑인의 감성과 창법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데이비드 커버데일을 흠모한 재범형님께서는 후에 한국의 데이비드 커버데일이라고 불리워졌고 재범형님이 우리나라 소울의 선구자로 인정받는 건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오늘 마이클 볼튼과 재범형님의 노래와 더불어 재범형님의 우산 아래에서 성장한 ‘임재범 학파’의 박효신, 박완규, JK김동욱 등의 노래를 들어 보시겠습니다.
(참고문헌 ; 중앙일보, 2006.5.10.자, 조성진의 음치불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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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여름의 흐름 작성시간 12.11.25 이제야 겨우 차분한 시간이 나서 꼼꼼히 정독했습니다. 흉성, 두성, 비성, 가성, 진성 등에 대한 친절한 설명 잘 읽었어요. 블루아이드소울에 대해서도 알게되었고요, 마이클볼텡이의 이야기도 잘 읽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임재범의 보컬 역사를 한눈에 들어오게 정리해주신 점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ㅎㅎ 임재범, 걍 쵝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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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세명 작성시간 12.11.25 늦게 와서 답글 없으요 ~~~ㅎㅎㅎ 메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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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여름의 흐름 작성시간 12.11.26 뭐에요. 숙제? 상품도 없는 문제 풀이는 시러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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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꺼삐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2.11.25 근디 여름님 마이클 볼탱이 공연은 누구랑 가셨어요? 혹시 여름님도 문화사대주의에 빠지신거 아니겠죵~~~
재범형님의 가창법과 블루 아이드 소울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셨다니 저로서는 기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여름님에게 숙제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재범형님의 최고 음역대와 그 동안 불렀던 외국 곡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 가수 이름은 무엇일까요?? -
답댓글 작성자여름의 흐름 작성시간 12.11.29 재범님의 최고 음역대는요~ 4옥타브 솔#이고요, 두번째 질문의 답은 조까꺼입니당!! 맞았죠? 맞았으면 오배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