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을 때 까지 재미있게 살고싶다
죽을 때 까지 아프지 않고 살면 좋겠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거기에 열심히 산 결과로 생기는 병(病)은 어쩌겠는가!
나이들어 몸에 찾아드는 신체적 고통은 좀 고약한 친구
라고 생각 해야 한다.
병(病)에 걸렸더라도 내 몸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하면 된다.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명의(名醫)보다
낫다. 병(病)에 대한 고정관념도 바꾸자.
병(病)은 훈장(勳章)도 아니요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증거(證據)는 더더욱 아니다.
그냥 같이 가야 할 삶의 조건(條件)이 추가되었을 뿐
이다.
아파도 하루하루 긍정적(肯定的)인 자세로 생활(生活)
한다면, 상황(狀況)이 더 나빠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면에서 가족을 덜 고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영화배우 '이대근'씨가 아파누운 어머니의 소변을 받아
내다가 냄새가 역해 얼굴을 찡그렸단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니가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네 기저귀가 얼마나 구수하던지 코에 대고 킁킁
맡기 까지 했단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겉으로만 효도
(孝道)를 운운 했다는 걸 알았다.
나는 어머니가 껄껄 웃었다는 대목에 주목(注目)했다.
아들 앞에서 살을 보이는 일이 민망했을 텐데도
아랑곳없이 웃음을 떠뜨리는 노모(老母),
그 어머니의 당당한 자세에서 병(病)을 받아 드리는
씩씩하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짐작할 수 있다.
나이 들어 아프고 병(病)을 앓는 것은 자연(自然)의
이치(理致)다.
일곱가지 병(病)과 함께 살아가는 나는 삶이 다할 때
까지 즐겁게 살고 싶다. 아내와 아이들, 손자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내 친구 들과 더불어 말이다....
<이화여대 명예교수 정신과 전문의 이근후(1935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