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의 어둠 가득한 동굴.
가슴에 푸른 쑥향 피우고
창자에 아린 마늘 바르며
삼칠일을 거스른 첫 새벽.
털 날려 거뭇한 허공에
반달가슴 하현달 돋자
거문계집(熊女) 나투니
내 엄마의 엄니의 어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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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삼백 번의 가을이 지나
형태 바뀐 나로 태어났지만
그날이 그리워 채를 흔든다.
채 끝에서 방울이 절렁이고
구멍 뚫린 대나무가 울고
줄 얹은 거문고가 떨면
날들은 역류하여 동굴에 닿는다.
출렁거리던 동굴의 빛이 넘치며
묏마루 아래 언덕으로 쏟아지는
어머니의 노래, 겨레소리의 다발.
해, 달, 별, 거문, 밝달, 세발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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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하늘은 멀어
목청은 상수리나무에 걸리고
명주소리는 산마루에 꺾이고
댓소리도 구름을 뚫지 못하니,
간절함이 손가락 끝에 사무쳐
대통이 온몸으로 자지러져야만
그 파동이 하늘에 닿는 것.
젓대는 목으로 부는 것도 아니요,
허파나, 단전으로 부는 것도 아니다.
가슴의 사무친 파동으로 불 때에야
염원하던 하늘 귀가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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