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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표, 쉼표, 마침표.

작성자빠른달팽이|작성시간21.01.15|조회수777 목록 댓글 0

숨표를 어기면 흐름이 깨지고

쉼표를 지나치면 절제가 무너지며

마침표를 놓치면 마무리가 흐려진다.

 

음악이나 인생이나

주어진 모범의 숨표가 있겠지만

자신만의 짧거나 긴 호흡으로 흘러도 된다.

다만 숨표의 의미를 알아

호흡이 짧으면 ‘도둑 숨’을 쉴 것이며

호흡이 길면 겉으로는 뿜되 속으로는 숨을 마시며 가는 것이다.

 

숨표와 달리 쉼표는 함께 쉬어야 하는 것이다.

숨이 남는다고 연못으로 머물지 않으면

선녀가 내려와 목욕인들 하겠는가.

쉼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머묾과 출발의 정류장이다.

 

마침표는 종결이며 맺음이어서

마치어 끝내는 것이지만 그 다음을 모색하니

다음은 변화의 연속일 수도 있고 완전 다른 성향일 수도 있어

상령산 뒤의 중령산, 그 뒤의 세령산, 다음의 가락덜이 등의 변화로 이어지거나

상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 등의 다른 성향으로 연결 지어 가기도 하니

우리음악의 마침표는 끝인 동시에 연속을 위한 시작이기도 하여서

연주 때마다 약속하여 하나의 음악을 맺는 것이다.

 

그렇게 너와 내가

숨표로 대나무 마디를 긋고

쉼표로 하나로 관통한 대통으로 구절을 이루다

마침표로 한 문장을 이룬 대나무로 서서 구름을 품고 바람으로 노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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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음악은 이런 숨표와 쉼표와 마침표를 알고 깨치면

물 흐르듯 흐르기에 박자의 속박에서 자유로워진다.

음악적 문장은 어투가 조금씩 달라도 의미가 전달되기에

마디 내에서 음(音)이 조금씩 어긋나도 율(律)이 맞으면

개울물이 튀고 흩어지다 다시 하나로 만나듯

벗어나고 빗나간 것이 아니라 변화로 인식되어

줄거리를 따르되 즉흥의 변주도 오히려 멋스러우니

 

숨표와 쉼표의 때에 맞추어 쉬고 달리다 마침표의 시절에 영글어 거둔다면 질 좋은 과일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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