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막
내가 몰래 숨겨 가져온 사막의 모래
눈을 감고 들어가면, 훤히
바람의 무늬며 몸의 곡선, 생각의 속살
열어 보이는 나의 애인
고운 모래의 능선 아래 숨어 있는
우물, 낙타풀, 사막의 장미도 찾을 수 있고
모래무덤에 파묻힌 수많은 병사들의
칼 가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그들의 아름다움이거나 섧은 마음에
슬몃 별빛 마냥 닿아 보다가
사막에 사는 쇠양, 호양목, 홍류나무를 그리워하다가
낙타의 육봉肉峰에 새겨진 물의 나침반을 읽다가
책상에 그대로 엎드려 잠이 든다
목마름에 지쳐 눈을 뜨면, 그리운 것은 바로 눈앞에 있다
사막에서 돌아와 나는 매일 사막에 산다
- 한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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