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너무 달랐지만, 이상하게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그 애는 그렇게 말했어.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란 생각하는 것보다 쉽지 않았음에도 말이야. 그 녀석이 말하던 ‘같은 방향’은, 평행한 시선 두 개를 말하는 게 아니었을 거야. 언젠가, 아주 먼 곳에서 마침내 하나로 만나는 시선. 그 하나의 지점을 기준으로 놓고, 거기에 도달하길 꿈꾸는 시선.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에서는, 그러니까, 3차원의 세계에서는, ‘스큐 라인’이라는 게 존재해. 멀리서 봤을 때는 마치 만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각도를 돌려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하나의 평면 위에 존재하지 않아서, 나란하지도 일치하지도 한 점에서 만나지도 못하는 그런 관계. ‘꼬인 위치’라는 말이 더 익숙하려나.
사람들은 그런 관계 안에 있어. 겉으로 보면 마치 겹쳐지는 것처럼 보인대. 혹은, 평행하지만 일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 그런 무수히 많은 착각 속에서 ‘연결되어 있다’고 믿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야. 미세한 각도의 차이만으로도 인간은 서로 꼬여 버려.
그 앤 달랐어. 아니, 정확히는 그 둘이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고나 해야 할까. 마치 애초부터 하나의 점에서 시작해 뻗어나온 직선처럼, 전혀 흔들림 없이 먼 곳에서 만나 있었어. 북극성이 있는 지점에, 북두칠성을 빛내는 가장 밝은 지점에. 지금 생각해 보면 철이 없었던 걸지도 몰라, 걔들은. 당장 앞에 있는 것보단 더 먼 곳을 꿈꿨으니까. 언젠가 길고 깊은 어둠을 유영하다가 그 별에 닿고 싶어 했어.
하지만 그 애 스스로 그렇게 말했듯이, 너무 달랐어. 하나는 스스로의 안으로 파고들어가 그 안에 있는 우주에 닿고자 했지. 다른 하나는 직접 아주 큰 배를 만들어, 수많은 성운 사이를 항해해 북극성의 열기에 닿고자 했고. 희한하게도 사고방식부터 말투까지 같은 게 하나 없었던 둘은 그 꿈을 그리며 함께했어. 들리는 소문으로는, 언젠가 아주 날이 맑던 가을밤에, 두 명이 함께 옥상에 누와 별을 봤대. 각자의 우주를 헤엄치고, 언제나 함께할 거라 생각하면서. 그리 오래 가진 못했지. 얼마 후에 한 명이 마치 자신의 꿈처럼 나름대로 큰 배를 타고 멀리 떠나버렸으니까. 우주에 가기 전, 일종의 연습이었는지도 몰라.
그렇게 2는 1과 1로 나눠졌어. 원래의 자리에 그대로 있던 하나도, 먼저 길을 떠나 버린 다른 하나도 그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지. 그 이후로 각자가 어떻게 살아갔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나도 마찬가지로 연락이 끊겨 버렸으니까.
그런데 얼마 전에, 남겨진 하나의 소식이 들려왔지 뭐야. 그것도 아주 쩌렁쩌렁하게. 그 아이는 마침내 북극성에 닿았대. 흰 종이 위에, 검은 북극성을 그려나갔대. 한 페이지를 펴자마자 마주한 문장이 바로 [우리는 서로 너무 달랐지만, 이상하게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였으니, 그 아이와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건 너무나도 잘 알 수 있었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시선의 방향은 곧았고, 먼저 도달해 뒤늦게 올 다른 하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더라.
다른 하나는, 그 애를 기억하고 있을까. 아마 그럴 거야. 한 번 마음에 새긴 건 절대로 버리지 않는 애였으니까. 다른 하나가 걷고자 했던 길은 조금 더 깊고 진득할 거야. 그 궤도를 향해 날아오는 운석도 조금 더 많을 거고. 아마 먼저 도착한 그 애가 꽤 오래도록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지.
직선 두 개는 일치하지 않았어. 지구 반대편의 지점을 지나고 있으니 당연한 이야기지. 교점은 하나뿐이고, 그 점을 지나고 나면 점점 멀어지고 마니까. 둘의 인연은 각자가 북극성에 닿을 때까지였을까.
아니,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 같아. 애초에 그 둘의 시선은 직선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선분이었을까. 그래서, 두 선이 겹쳐지는 것으로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었던 걸까.
나는 한 점에서 만나는 두 직선은 인연이라 부르기로 마음먹었어. 한 점에서 끝이 만나는 두 선분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시작점은 멀리 있어도 끝은, 즉 결론은 하나로 귀결된다는 것.
이젠 그걸 친구라 부르기로 마음먹어야 할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