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풍정미소
신재미
글로 삶의 매듭을 엮는 사람들
의사소통 이루지 못한 날
별미로 단결하자며 파주에 갔다
매운탕 그릇에 뒤섞인 언어의 고리들
다가올 역사 빌려 벽화에 쓰고
바람길에 서서 전설의 쌀공장 둘러봤다
정미소가 빚어내는 쌀의 힘
겪고도 믿지 못하는 사람들
새로운 먹거리 찾아 도시로 간 후
빛바래 거무칙칙한 나무벽 함석지붕
멈춰버린 채 낡은 기계들
농부의 손길 떠났어도 정겹게 그려진 풍경
신문명이 밀어낸 방앗간
몽롱해진 의식에 고향 추억 얼비친다
학교 가는 길 담배 심부름시켰던 정미소 주인
어느 날 아버지 어깨에 실려 저승으로 가고
남겨진 아이들 뒷모습에 따라 붙은
서른세 살의 삶이
그곳을 지날 때면 뒷머리를 곧추세웠다
장풍정미소 미련 떨치고 서울로 돌아 와서도
양 귀에 꽂힌 불멸의 녹슨 기계음
계절을 넘어도 멈추지 않더니
어젯밤 꿈길에 쌀가마니 천장 닿게 쌓았다
약력
2004년 문학공간 등단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강서지부 부회장, 샘문그룹 부이사장
옛정시인회 회장 역임, (사)통일문인협회 사무총장
수상-한글문학상, 세종문학상 , 샘문뉴스 신춘문예(2023)대상 외
시집- 금린어 외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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