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김용원
잘 나가는 친구가 있었다
믿을 것은 돈밖에 없다고 이야기하며
그렇게 돈만 벌던 친구가 있었다
암 수술을 숨기고 일주일 만에 퇴원하여
회사에 나가서 서류를 결재해야 했던
외로운 한 사나이가 있었다
수영만 요트계류장을 위를 걸으며
비 내리는 광안리 바닷가를 거닐며
절망에 빠진 맹인과 문둥병자를 고쳐준
이천년 전에 찾아온 예수를 이야기하던 나에게
죽은 그 사람을 어디에서 만나라고 하느냐며
반문하듯 따져 묻던 친구가 있었다.
내가 아는 이천년전에 오신 그 친구는
너 같이 부지런한 사람을 좋아하며
암 정도 고쳐주는 것은 일도 아니라며
거품을 물며 달라 붙어보지만
거친 파도처럼 친구를 삼키지는 못했다
생사의 갈림길 앞에선 육신의 친구를 만나
또 다른 친구의 사랑을 이야기 하러
부산으로 내려 간 짧은 휴가
해변까지 달려와 쓰러져 눕는 파도처럼
헛물만 켜고 쓸쓸히 떠나와야 했다
코감기에 콧물이 흘러내리는
불안한 월요일의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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