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epolo Rinaldo and Armida in the Garden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입성한 십자군은 승리의 기쁨에 도취해 있었다
사령관 고프레도(십자군을 이끌었던 실존 인물,고드프루아 사령관)는
다음 목표는 시온 성이라고 선언하며 장군 리날도를 사령관으로 임명한
다 리날도는 고프레도의 딸인 알미레나와 연인 사이. 고프레도는 리날도
에게 시온 성 탈환에 성공하면 알미레나와 결혼시켜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때 이슬람군 사령관이자 예루살렘 왕인 아르간테가 3일간의 정전(停
戰)을 요구하고 그프레도는 저의를 의심하면서도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아르간테의 정부이면서 마법사인 다마스커스의 여왕 아르미다는 달리
십자군을 이길 방법이 없다고 판단하고 리날도를 납치하려 한다
무대는 아름다운 들녘으로 바뀌고 리날도와 알미레나가 사랑을 속삭
이고 있다 갑자기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천둥번개가 내리치더니 알미
레나가 사라진다 리날도는 통탄하며 그프레도와 함께 알미레나를 찾을
방법을 찾아 나선다 순간 아르미다의 사주를 받은 세이렌들이 아름다운
노래로 유혹하기 시작하고 리날도는 고프레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
법에 걸린 듯 세이렌의 배에 오른다 아르미다는 드디어 리날도를 손에 넣었다
한편 아르미다에게 납치당한 알미레나는 아르미다의 궁전에 갇혀 있
다 그러나 아르간테 왕은 그만 아름다운 알미레나에게 마음을 빼앗겨버
렸다 아르간테가 열렬히 사랑을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알미레나의 마
음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아르간테에게 애원했다 "잔인
한 운명이여 제발 나를 울게 내버려두소서 그리고 자유를 꿈꾸며 한숨
짓게 놔두소서..." 알미레나를 사랑하게 된 아르간테는 그녀를 풀어주지
만 그녀는 그를 거부하고 도망간다 애가 탄 아르간테는 그녀를 좇는다
한편 아르미다 역시 납치해온 리날도의 준수한 용모에 반해버렸다 아
르미다는 리날도에게 사랑을 애걸했지만 그는 완강히 거절했다 그가 거
들떠보지도 않자 아르미다는 마법을 써서 알미레나의 모습으로 변신해
그를 유혹했다 그러나 리날도는 그녀가 제 모습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몸
서리를 치며 그녀를 내쳤다 그런데 하필 그녀가 알미레나의 모습으로 변
신한 순간 아르간테 왕이 나타난다 그녀가 아르미다인 것을 모른 채 알
미레나인 줄로 착각한 아르간테는 사정도 모르고 아르미다에게 사랑을
고백해 알미레나를 사랑하는 진심을 들키고 만다 십자군 사령관 고프레
도는 아우 에우스타치오와 함께 리날도와 알미레나가 있는 아르미다의
궁으로 찾아와서 마법사로부터 받은 신기의 지팡이를 내리쳐 둘을 구한다
다시 십자군에 복귀한 리날도는 고프레도와 함께 시온 성을 향해 진격
한다 이슬람군은 전멸되고 적장 아르미다와 아르간테는 체포되었다 오
페라는 이 둘이 기독교로 개종하기로 하고 리날도와 알미레나가 혼인을
올리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그림으로 읽는 리날도 이야기
리날도와 아르미다의 이야기는 17세기부터 로코코시대의 무척 많은
화가들이 그림의 소재로 삼았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헨델과
동시대인이었던 화가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가 그린 '리날도와 아르
미다'연작(連作) 원래 베네치아 어느 궁전의 벽을 장식했던 이 네 작품
은 아르미다가 리날도를 납치하는 순간('아르미다에게 납치당하는 리날
도',1742년,시카고 예술재단)부터 그녀의 유혹을 극복하고('아르미다의
정원의 리날도와 아르미다'.1742년,시카고 예술재단) 십자군에 복귀하
기 위해 아르미다를 버리고('아르미다를 버리고 떠나는 리날도',1742년,
시카고 예술재단). 그 대가로 마법의 방패를 얻는 장면(' 리날도와 아스칼
론의 마구스', 1742년,시카고 예술재단)을 그리고 있다 제1편은 리날도
가 잠이 든 틈에 구름을 타고 날아온 아르미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
르미다가 리날도를 유혹해보려는 1편과 2편에는 큐피드가 주변을 맴돌
며 항시라도 리날도의 심장을 향해 활을 당길 태세이지만 리날도가 그녀
를 버리고 떠나는 세 번째 그림부터는 큐피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2
편부터 보이는 두 명의 병사는 리날도를 찾아 아르미다의 정원까지 온 십
자군 사령관 그프레도와 그의 동생 에우스타치오. 이 둘의 모습은 3,4편
에도 계속 보이고 있다 이렇게 티에폴로는 리날도 이야기를 무척 정확하
게 화폭에 옮겼다 네 개의 그림 모두 환상적인 전원 풍경 의상이난 베일
이 휘날리는 모습 등이 전형적인 화려한 로코코풍이다 그 화려함으로 말
하면 전성기를 구가했던 18세기 베네치아에 있는 궁전의 벽면을 장식할
그림으로서도 적격이다 그 세련된 기교의 극치는 바로크 오페라 음악을
그대로 그려 놓은 듯하다
헨델의 위치를 급부상시킨 작품
작곡가 헨델은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소위 천재의 반열에 드는
사람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음악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생을 부와 명성에 권력까지 모두 누렸던 운 좋응 예술가였다 독일
할레 출신인 그는 어릴 때부터 연주와 작곡에 두각을 나타낸 재동이었다
독일 출신 헨델이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건너가 무대에 올린 이탈리아어
오페라'아그리피나'가 대히트를 치면서 헨델은 이탈리아 전역에서 유명
한 작곡가가 되었다 당시 음악가로 성공하기 위한 필수 코스인 이탈리아
유학을 마친 그는 하노버 궁의 합창 지휘자가 되기 위해 독일로 귀향했
다 하노버의 조지 루이 공작은 당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선거권을 가지
고 있던 힘 있는 군주였다 하노버 궁정은 수많은 예술가와 학자들을 후
원했는데 헨델도 그중 하나였다
1710년 영국을 방문한 헨델은 아론 힐이라는 극장장과 의기투합하여
즉각'리날도' 작곡에 들어갔다 대본을 받은 후 단 2주 만에 완성시킨 작
품이라고 알려진 '리날도' 는 그를 일약 천재 스타로 만들었다 당시 런던
오페라계의 수준은 겨우 대륙에서 작곡된 오페라를 개작하거나 모방하
는 데에 그쳐 있었다 대륙이 아닌 영국 초연을 위해 이탈리아어로 작곡
된 최초의 오페라라는 점에서 영국 관객들은 열광했지만 이 작품 역시
헨델이 이미 이탈리아에서 발표했던 이전 작품에서 음악을 그대로 차용
한 것에 불과했으며 그 사실은 당시에 알려지지 않았다 어쨌든 온 영국
은 그야말로 서민에서부터 궁정에 이르기까지 헨델에게 열광했다 앤 여
왕이 후사 없이 서거하자 왕위는 여왕의 6촌이었던 조지 1세에게 돌아갔
다 조지 1세는 바로 헨델을 하노버 궁정 합창 지휘자로 임명했었던 하노
버 공 조지 루이. 템즈 강 축하연을 위해 작곡한 '수상음악'에 감탄한 왕
은 그에게 평생 거액의 연봉을 내렸다 헨델은 그 후 조지 2세에 이르기까
지 세 명의 군주로부터 절대적인 후원을 받으면서 당대 최고의 부와 영예를 누렸다
헨델의 부모는 한사코 아들이 음악 공부를 하지 못하게 말렸다 부모는
그가 음악에 열중해 있는 것이 싫어 행여 악기 연습을 할까봐 노상 감시
했다 어린 헨델은 다락방에 있는 하프시코드에 천을 덮어 방음을 하고는
밤에 몰래 기어 올라가 연습을 하다 들켜 야단을 맞곤 했다 그들은 아들
이 번듯한 변호사가 돼 자신들보다 조금 더 나은 생활인이 되기를 원했
다 드들의 마음속에는 그것이 꿈꿀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이었다 헨델이
밤마다 부모 몰래 다락방에 들어가 악기 연습을 하지 않았었다면 부모의
강요에 못 이겨 억지로 들어간 법대를 뛰쳐나오지 않았었다면... 그랬더
라면 이 바로크의 거인은 우리 앞에 없었을지 모른다 예술을 향한 열망
은 아무리 막아놔도 제 길을 찾아가는 거대한 물길,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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