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무의 숨은 행복 찾기(105) 눈물 뒤엔 함께 보는 무지개
“눈에 눈물이 없으면 그 영혼에는 무지개가 없다.”
인디언 세네카 부족의 격언이라고도 하고, 19세기 말 미국 시인 ‘존 밴스 체니’의 시 한 구절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출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문장이 품고 있는 위로의 힘일 것입니다. 눈물이 우리 영혼의
하늘에 무지개를 만든다니, 순간 눈물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지는 듯합니다.
비가 그친 뒤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걸음을 멈춥니다. 무겁고 축축한 시간을 지나
나타난 그 빛은 우리의 마음까지 환하게 적셔 줍니다.살아가면서 우리 누구나 눈물의 시간을 지나갑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앞에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외로움 속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대개 그런 시간을 아픈 기억으로만 남겨 둡니다. 그래서 가능한 빨리 지나가기를, 다시 맑은
하늘이 오기를 바라곤 합니다.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때때로 눈물의 의미를 더 깊이 있게 보여 주십니다.
눈물은 단지 약함의 흔적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말입니다.
메마른 땅에는 씨앗이 자라기 어렵습니다. 사람의 누가 한 말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파 본 사람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고, 기다려 본 사람은 조용히 곁을
지키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눈물은 우리를 더 깊은 사람으로 빚어 갑니다. 그리고 그 눈물은 혼자 흘릴 때보다 누군가 함께 울어
줄 때 비로소 위로가 됩니다. 피어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는 이들과 함께 울라”는 사도 바오로의 말처럼 누군가의 슬픔을 해결해 주는 것보다 먼저 그 곁에
머물러 주는 것, 어쩌면 무지개는 바로 그 자리에서 누군가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아파해 주는
마음, 말없이 곁에 머물러 주는 사랑, 그 따뜻한 공감의 빛이 눈물 위에 무지개를 띄우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눈물을 헛되이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눈물을 함께 품어 주는
마음을 통해, 우리 삶 가운데 조용한 무지개를 띄워 주십니다.
우리의 눈물을 당장 멈추게 하시는 분이기 전에, 그 눈물 속에서도 서로가 서로를 부둥켜 안고 끝내 사랑과
희망의 빛을 잃지 않게 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심을 기억해 봅니다.
이충무 바오로 극작가, 건양대 명예교수
2026년 6월 7일(가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대전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