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단상-레지오 활동 인연
아름다운 계절 5월, 성모님의 달을 보내면서 90세까지 성모님의 군단 레지오 단원으로 활동하신
어머니 사례 중 하나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1990년쯤에 이웃 아파트에 딸 둘이 있는 젊은 아기 엄마가 아들을 기대하면서 공을 들여 셋째를
갖게 되었답니다. 온갖 정성을 들여 출산하고 보니 딸 쌍둥이를 낳아 딸만 넷이 되었답니다.
실망한 아기 엄마가 식음을 전폐하고 울기만 하면서 딸 둘도 돌보지 않으며 갓난아기를 방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셨답니다.
소식을 들은 어머니께서 찾아가셔서 ‘나는 ㅇㅇ성당에 다니며 ㅇㅇ아파트에 살고 있는
ㅇㅇㅇ안나라는 사람이다.’ 라고 통성명을 하여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답니다. 어머니는 나도
딸 셋이 있는데 그중에 큰딸이 딸 다섯을 낳았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그
딸들이 지금은 얼마나 예쁘게 자라고 있는지 모른다며 어르고 달래면서, 정신 차려야 한다고 설득하
셨습니다. 며느리도 딸 셋을 낳았다고 다독이며 매일 찾아가 아기를 돌보고, 밥해주고 미역국도 끓여
나르며 산후조리를 자청하셨답니다. 한 달정도 정성껏 돌보니 아기들도 예뻐지고 생긋생긋 웃는 아
기를 보며 산모도 정신을 차려 조금씩 일어나 움직이면서 기운을 차렸답니다. 무엇보다도 첫째 둘째
가 유난히 어머니를 따랐고 좋아하면서 반겼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백일이 되면서 방문 횟수를 줄이고, 하느님 말씀을 전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챙
겨 주셨답니다. 1년쯤 지났을 무렵 다른 본당 관할로 이사를 하시게 되었고, 방문이 뜸해지면서 자연
스럽게 잊혔다고 합니다.
그 후 30년쯤 지났을 때 손주가 신기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여자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예전에
우리가 살던 집이더랍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흡사하게 꾸며져 있었다면서요. 그 집 가족 모두가
신앙생활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들은 어머니는 좋은 인연인가보다 생각하며
손주에게 잘 지내라고 하셨습니다.
어느덧 상견례를 하는 날이 찾아왔고 어머니도 그 자리에 함께하셨습니다. 놀랍게도 손주의 여자친
구는 과거 어머니께서 돌보던 집의 큰딸이었습니다. 더구나 그 가족은 어머니께서 살던 집에 이사 와
서 입교하여 하느님 자녀가 되었답니다.
그들은 5년 전, 성모님의 달인 5월에 아름다운 성전에서 혼배성사로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리고 남
매를 낳아 성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주님의 은총 속에서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레지오 활동 중에 만났
던 인연이 30년 후에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된, 기적 같은 레지오 활동 사례입니다.
2026년 6월 14일(가해) 연중 제11주일 춘천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