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훈화- 십자가에서 하나 된 두 성심-사랑의 완성
김영수 헨리코 신부
김영수 헨리코 신부는 1992년 사제서품을 받고 영국에서 영성심리상담, 영적 지도를 전공했다. 전주교구 사목국장과 총대리를 역임하고, 천호성지와 치명자산 성지에서 순교영성현양을 위한 사목활동을 했다. 현재 치명자산 성지 평화의 전당 관장으로 순례자들을 위해 봉사하며 영성심리 강의, 피정동반, 영성상담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연중 제12주간(6월 21-27일) 십자가에서 하나 된 두 성심-사랑의 완성
아베 마리아!
성모칠고의 네 번째부터 일곱 번째 고통은 모두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향해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예수님을 만남, 십자가 아래에서 아들의 죽음을 지켜봄, 창에 찔린 아들의 옆구리, 그리고 아들의 시신을 품에 안음. 이 네 가지 고통 안에서 두 성심의 하나됨은 절정에 이릅니다. 예수님의 성심이 창에 찔렸을 때, 요한복음은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요한 19,34)라고 전합니다. 시메온이 예언한 그 칼이 마리아의 영혼을 꿰뚫던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십자가 아래 선 마리아를 묵상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가 서 있었다.'(요한 19,25) 마리아는 도망치거나 피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죽어가는 그 자리를 끝까지 지켰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어머니의 본능이 아닙니다. 오직 하느님의 뜻에 대한 완전한 순명이었습니다. 처음에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했던 그 마음이, 골고타의 십자가 아래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서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그 십자가 아래에서 예수님은 두 성심의 하나 됨을 온 인류를 향해 열어주셨습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 예수 성심의 사랑과 성모 성심의 사랑이 하나로 흘러넘쳐 우리 모두를 그 품 안에 받아들인 것입니다. 우리는 그 순간 성모님의 자녀가 되었고, 예수 성심과 성모 성심의 하나 된 사랑 안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고통이 끝이 아님을 성모님은 알았습니다. 골고타의 눈물은 부활의 새벽으로, 오순절의 성령의 불꽃으로 이어졌습니다. 십자가가 부활의 문이었듯이, 우리가 사도직에서 겪는 고통도 더 깊은 사랑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우리의 사도직은 그 희망 위에 서 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골고타의 십자가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견디어야 하는 고통, 치러야 하는 희생, 그 모든 자리가 우리의 골고타이며 십자가입니다. 그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고 서 있을 때, 우리는 십자가 아래 성모님을 닮는 것입니다. 예수 성심과 성모 성심의 하나 된 사랑이 우리를 통해 세상으로 흘러갑니다.
[월간 성모님의 군단, 2026년 6월호, 김영수 헨리코 신부 (치명자산 성지 평화의 전당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