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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등불

[조욱현 신부님]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불러 파견하셨다.

작성자아우구스티노|작성시간26.06.14|조회수6 목록 댓글 0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불러 파견하셨다.

 

 

연중 제11주일

복음마태 9,3610,1-8

 

1. 하느님의 백성계약과 거룩한 부르심

탈출기 말씀은 하느님과 백성의 관계를 ‘사랑과 충실성’에 기초한 계약으로 드러낸다.(탈출 19,5-6) 이는 단순한 법적 구속이 아니라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사랑으로 선택하시고그들을 거룩하게 살도록 초대하신 사건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설명한다“하느님께서는 너 없이 너를 창조하셨지만너의 협력 없이 너를 구원하지 않으신다.(Sermo 169,11 요약하느님의 은총은 철저히 무상이지만그 은총이 열매 맺으려면 인간의 응답과 협력이 필요하다‘사제들의 나라’(탈출 19,6)로서 이스라엘이 부름을 받았듯교회 역시 그리스도의 피로 세워진 새 계약의 백성으로서 세상에서 거룩함을 드러내야 한다.(1베드 2,9 참조)

 

2. 예수님의 동정과 파견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군중을 보시고 “목자 없는 양들”(마태 9,36)을 가엾이 여기신다여기서 쓰인 동사 σπλαγχνίζομαι는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깊은 연민”을 뜻한다예수님의 사도 파견은 바로 이 자비의 심장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제자들을 청하라’라고 하지 않으시고‘추수의 주인님께 청하라’라고 하셨다.(In Matthaeum hom. 32,2) 사도직은 인간의 선택이 아니라하느님의 소명이며그분의 자비로운 뜻에서 비롯된다는 가르침이다.

 

3. 사도의 파견삶과 선포의 일치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사도”(ἀπόστολος파견된 자)로 세우시고당신이 하신 구원 활동을 이어가게 하신다.(마태 10,7-8) 그들의 선포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병을 고치고 악령을 쫓아내는 구체적 행위로 드러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말과 삶의 일치를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경고하고 있다“말만 하고 삶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보다차라리 침묵하면서 존재 자체로 사는 것이 낫다.” 이는 오늘날 사목자들과 신앙인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복음은 삶 속에서 증거될 때만이 진정한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4. 교회의 사명과 보편성

예수님은 처음에는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마태 10,6)에게만 사도들을 보내시지만부활 후에는 “모든 민족들”(마태 28,19)에게 파견하신다이는 구원의 보편성을 드러내는 결정적 순간이다교회 헌장은 이를 이렇게 선포한다“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며이 백성은 모든 민족 가운데서 불려 나와하느님 안에서 일치하게 되고그리스도의 몸이 되며성령의 성전이 된다.” (9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세상에 존재하면서단순히 종교 공동체에 머무르지 않고모든 민족이 구원의 기쁜 소식을 듣고 응답할 수 있도록 파견된 선교 공동체이다.

 

5. 오늘의 적용

예수님은 지금도 당신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8) 교회는 늘 일꾼 부족을 겪고 있다그러나 이 일꾼은 단순히 성직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가정직장사회에서 복음을 삶으로 증언하는 모든 신자가 일꾼이다우리는 말과 삶이 일치하는 복음의 증인으로 부르심을 받았다우리는 ‘목자 없는 양들’을 향한 예수님의 연민을 우리의 마음에 새겨야 한다우리는 기도와 삶으로 ‘추수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청해야 한다.

 

6. 맺음말

하느님께서 무상으로 우리를 부르셨듯우리도 거저 주는 삶으로 복음을 살아야 한다말과 행동이 일치한 삶으로우리를 통하여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마태 9,36 참조)라고 고백하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 조욱현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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