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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적은 사람에게는 마장이라는 시험이 없다

작성자自 性 佛|작성시간21.04.12|조회수186 목록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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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적은 사람에게는 마장이라는 시험이 없다

조선 선조 임금 때에 '선하자'라는 스님이 계셨답니다.

벽송스님의 제자요, 서산 스님의 사숙이 되시는 스님은 경상도 울산 사람으로 16세에 출가를 하여 전국으로 다니며 열심히 정진하여 대오를 목표로 삼았으나, 도를 얻는 일은 생각만큼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24세가 되던 해에, 스님은 마음을 다부지게 먹고 여러 차례 관세음 보살님의 현신이 계셨다는 묘향산에 들어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자 백일 정진을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스님은 정진에 필요한 최소한의 양식을 구하려 일념으로 관세음보살을 염하며 탁발을 하여 부처님이 하셨듯이 하루 일곱 집을 다니며 염불과 축원을 해주고 양식을 조금씩 얻어, 마침내 백일 정진에 필요한 양식이 되자 일보 일배의 절을 하면서 관음 기도처로 삼은 산중의 절로 향합니다.

그렇게 정성을 다하여 입으로는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마음으로는 관세음보살의 가피를 생각하며, 온 몸으로 관세음보살께 예를 올리면서 산을 오르는데, 갑자기 열여섯 명이나 되는 작은 동자승들이 나타나 스님의 무거운 걸망을 가볍게 받아 들더니 마치 산을 날듯이 올라가 기도처에 내려놓고 가버립니다.

선하자 스님은 이번에는 자신의 기도가 이루어져 마침내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크게 깨달음의 기연을 얻을 것이라는 믿음이 들어 앞서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열심히 정진을 합니다.

사시가 되면 정성으로 마지를 지어 불전에 올리고 그것을 내려서 하루 한 끼의 양식으로 삼으며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지나니, 정진은 도를 더해 가고 이제는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오매불망이 되어 관세음보살을 염하는데,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아니 하고를 잊고 정진하는 시간이 지속되어 갑니다.

마침내 백일 정진을 아무런 장애 없이 마치는 날, 회향을 위하여 불전에 올릴 마지 밥을 지어 법당으로 향하는데 산중에서는 처음 보는 포수 한 사람이 총을 메고 법당 앞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더니 "스님 제가 산 속을 헤매다가 여러 날을 굶주려서 이제 거의 아사할 지경인데, 스님 들고 계신 밥을 좀 먹도록 해주십시오" 하고 정중하게 요청을 하는데,

스님은 "이 마지 밥은 불전에 먼저 공양 올리고 나서 그대와 내가 나누어 먹어도 될 것이니 잠시 기다리라" 하는데,

포수는 "아무리 불전 공양이라도 지금 당장 사람이 죽어 가는데 어찌 이리 자비 문중에서 무자비를 행할 수 있단 말입니까" 하고는,

"지금 당장 밥을 주지 않으면 이 총으로 스님을 쏘고, 밥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며 총을 겨눕니다.

스님은 "그대에게는 밥을 먹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라면 내게는 백일 동안 정진하면서, 조금도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고 행해 온 불전에 올리는 공양 의식이 제일 중요하니 나는 내 할일 하고, 당신은 당신 할일 합시다" 하고는 관세음보살을 염하며 불전으로 향하는데, 포수는 그만 스님의 등에다 방아쇠를 당겨버립니다.

'탕!' 하고 총소리가 울려 퍼지자 선하자 스님은 총에 맞아 쓰러진 것이 아니라, 한 생각 마음속에 사무치게 간직하고 있던 깨달음의 마지막 관문이 한 순간에 풀려져 버리는 대오를 얻게 됩니다.

스님은 불전에 감사의 회향을 하니, 포수는 오매불망 스님이 찾아 구하던 관세음보살의 화신이었고, 십육 명의 동자승은 십육 나한이었던 것입니다.

마음이 투철하면 아무리 커다란 마장으로 나타난 경계도 나의 공부를 이루게 해 주는 조도법이 된다는 내용이니, 공부인들은 마장이 있음을 두려워 하기보다 내게 마장이 없음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왜냐하면, '도고마성道高魔盛'이란 말도 있듯이 내 공부가 수승해야 마장도 따라 나투는 것, 공부가 적은 사람에게는 마장이 어디 시험이나 하겠습니까.

스님은 스님의 일을 하고 포수는 포수의 일을 하며 관세음보살은 관세음보살의 일을 하니, 각각등보체各各等保體의 길 위에서 우리는 언제나 밀어 주고, 끌어 주는 영원한 도반입니다.

#해월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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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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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경담 | 작성시간 21.04.12 울산 온양읍 발리에 태어나신 인동 장씨이신 일선 스님 일화입니다. 헌데..일선스님의 남은 마지막 자취인 해인사 장경각과 관련된 발리 성인정 우물이 아파트 개발로 사라질 위험이니 안타깝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 작성자성주(聖住) | 작성시간 21.04.13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 작성자송희 | 작성시간 21.04.13 고맙습니다. _()()()_
  • 작성자경월(鏡月) 김광수 | 작성시간 21.04.1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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