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웃음의 정의와 효과
1) 웃음이란?
한국어에서의 웃음의 의미 '웃음'은 명사로 개념화되어 있지 않고 동사 '웃다'의 명사형이다.
거기에다 접두어를 얹어서 만든 말은 웃음의 특수형태를 분별하는 데 쓴다.
예를 들면, 눈으로만 웃는 눈웃음, 코로 소리를 내는 코웃음, 소리를 지나치게 내는 너털웃음, 표정변화는 없이 소리만 내는 헛웃음,
비꼬는 웃음인 비웃음이 있다.
그 가운데 비웃음만 '비웃다'라는 동사의 명사형이다.
'웃다'에는 사동형 '웃기다'가 있다. 웃기다의 주어는 다소 불만스러운 인물이나 행위가 된다.
자동사인 '웃다'는 그런 대상과의 관계를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에 '웃기다'가 따로 필요한 것이다.
요즘에는 '웃기다'의 활용형 '웃기네'와 '웃기지 마!'가 상대방에 대한 불만을 나타낼 때 많이 쓰인다.
'비웃다'는 타동사여서 목적어를 가지는데 그 목적어 또한 불만스러운 인물이나 행위가 된다.
하지만 불만의 정도가 '웃기다'의 주어보다 훨씬 더 크다.
웃음을 나타내는 형용사는 '우습다'이다. '우습다'는 '웃다'처럼 정상적인 웃음에 두루 쓰인다.
그런데 '우습다'의 명사형인 '우스개'의 뜻은 '웃음'과 중복되지 않고 그 폭이 훨씬 좁다.
웃음을 일으키는 화제나 이야기가 '우스개'이다. 형용사에 '우스꽝스럽다'도 있어 의미분화의 한 몫을 맡는다.
우습다고 여겨지는 대상이 불만스러워 시비를 가리고 싶은 생각까지 불러일으킬 때 '우스꽝스럽다'고 표현한다.
'우스꽝스럽다'는 명사형이 없고, 관형사형 '우스꽝스러운'으로 흔히 쓰인다.
즉 '웃다'와 '우습다'는 정상적인 부드러운 웃음을 일컫는다면 '웃기다', '비웃다', '우스꽝스럽다'는 불만과 반감을 나타내는
사나운 웃음을 지적한다.
웃음을 표현하는 언어 자체도 웃는 주체와 대상의 관계에 따라 여러 말이 복잡하게 사용된다.
이를 한문으로 살펴보면 웃음을 뜻하는 한자 '소(笑)' 앞에 다른 글자가 붙어 이루어진 말은 더 많다.
웃음소리가 없으면 '미소(微笑)'이고, 떠들썩하면 '홍소(哄笑)'이고, 크기만 하면 '대소(大笑)'이고 크고 갑작스러우면 '폭소(爆笑)'이다. 표정변화와 소리가 아울러 크고 유쾌하면 '파안대소(破顔大笑)'라 한다.
불만을 나타내는 사나운 웃음도 '조소(嘲笑), 비소(誹笑), 냉소(冷笑)'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미소를 띠다', '폭소를 터뜨리다', '냉소를 머금다'에서 보듯이,
순우리말 동사를 적절하게 바꾸어 사용하며 묘미 있는 어감을 만들어 낸다.
'웃음'이나 '소'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고 웃음의 어떤 갈래나 쓰임새를 일컫는 용어도 여럿 있다.
'익살'은 웃기려고 하는 짓인데, 점잖지 못하다고 여겨 '익살을 떤다'고 한다.
웃기는 말만 따로 가리키는 것이 '농담(弄談)'이고 '재담(才談)'이다.
농담은 우스개와 거의 같되, 듣는 이를 희롱하자는 의도가 들어 있는 점이 약간 다르다.
재담은 듣는 이의 호응을 의식하며 재주를 부리는 우스개이다. 이런 것들을 총칭하는 한자어에 '골계(滑稽)'가 있다.
오랜 내력을 가진 이 말이 오늘날에 와서는 '해학(諧謔)'과 '풍자(諷刺)'를 합친 개념으로 설명되고 있다.
해학이 스스로 웃자는 부드러운 웃음이라면, 풍자는 상대방을 공격하자는 사나운 웃음이다.
웃음을 말한 속담에는 웃는 낯에 침 뱉으랴, 우습게 본 풀에 눈 찔린다,
웃는 집에 복이 온다[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笑 一怒一老)] 등이 있다.
2) 웃음의 정의
① Th.홉스는 웃음이란 돌연히 나타나는 승리의 감정이라고 하였고,
A.베인은 타인의 권위와 체면이 상실되었을 때에 느끼는 쾌감이라고 하였다.
② I.칸트나 Th.립스는 무엇인가 중대한 것을 기대하고 긴장해 있을 때에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나서
갑자기 긴장이 풀려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는 감정의 표현이라고 하였다.
③ A.쇼펜하우어는 어떤 관념과 관념이 불균형일 때 나타난다고 하였다.
예를 들면, 신사가 바나나를 밟고 넘어진다거나, 어린이가 어른 바지를 입었을 때 등이다.
④ M.베르트하이머는 만화를 보고 웃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닮지 않았으나 전체적으로는 근사하게 닮았을 때의 감정이라고 하였다.
⑤ H.베르그송은 자유로워야 할 인간이 부자유한 기계와 같은 운동을 하였을 때, 즉 정신이 물질화하였을 때 웃음이 나온다고 하였다.
⑥ W.멕도갈은 애교있는 웃음은 상대에 대한 호의의 표시이며, 조소는 상대에 대한 가벼운 비판이라고 하였다.
이상과 같이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자스틴은 놀람과 기대의 어긋남, 우수(優秀)와 실패, 부조화와 대조, 사교적 미소,
긴장의 해방, 유희의 여섯 가지로 정리하였다.
3) 웃음이론
인간이 왜 웃는지에 대한 고찰은 플라톤이후 계속되어 왔지만, 여전히 정답이라고 인정될 만한 이론은 없다.
웃음에 관한 다양한 의견은 정말로 경이할 정도로 많다. 어떤이는 웃음은 괴로움에서 나온다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기쁨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또 다른 이들은 기쁨과 괴로움 두가지를 동시에 느낄 때 나온다고 말한다.
현재 웃음에 관한 이론은 백여가지가 넘는다. 하나하나의 이론를 통합적시각으로 보면.. 간단하게 다음과 같은 8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① 우월성 이론
이 이론은 우리가 농담이나 유머를 듣고 웃는다면 그것은 웃음꺼리가 된 대상을 유쾌하게 내려다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플라톤과 아이스토텔레스에서 시작되었다.
플라톤은 심술궂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불행을 보고 웃는다고 말했고
아리스트텔레스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하찮고 무해한 결점에서 우스꽝스러움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홉스는 웃음의 원인이 ‘갑작스러운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보면 자신과 비교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박수를 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덜 안정된 사람일수록 더 크게 웃는다고 말한다. 볼테르는 의견이 달랐다.
그는 “웃음에는 경멸이나 분노와는 양립할 수 없는 일종의 기쁨과 즐거움이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불운 때문에 우리 눈에 유쾌한 눈물이 맺힐 수 있다.
하지만 이 이론이 모든 웃음을 설명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는 타인의 불행을 보고 연민에 마음을 상하기도 하며
또한 늘 웃음을 자아내지 않는다라는 모순에 봉착한다.
그리고 한 연구에 따르면 농담이나 유머의 대상이 겪는 불행이 크면 클수록 재미는 반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우리는 남들의 불행이나 실수를 보면서 웃기도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우월감 때문에 웃는다라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② 부조화 이론
부조화 이론에서는 둘 또는 그 이상의 모순되는 개념이 융합하려고 할 때 웃음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이 특징을 알아차렸다. 1977년 조지프 프리스틀리는 웃음은 대조의 인식에서 생겨난다고 했다.
‘순수이성비판’에서 칸트는 웃음은 “팽팽한 기대가 갑자기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변화했을 때” 나온다고 말했다.
또한 낙담한 희망을 위한 처방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허버트 스펜서는 부조화는 아래 방향으로만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큰 것을 기대했다가 작은 것을 만나야 웃음이 나온다는 것이다.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의 이동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고 그는 말했다.
물론 감탄 자체도 웃음의 원인이 될 수 있을 테지만 말이다.
우리는 흔히 열등한 사람을 보면서 웃게 되는데 그것은 우리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우월감과 대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농담은 우리 자신의 통찰력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그는 느꼈다.
③ 놀람 이론
홉스는 ‘갑작스런 자부심’에서 ‘갑작스런’과 같은 놀람에서 웃음이 발생한다고 했다.
그래서 놀람 이론 지지자들은 놀람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데카르트는 웃음은 충격과 온건한 기쁨의 혼합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1940년 심리학자 존 윌만은 웃음은 놀람/불안과 즐거움 양쪽이 모두 포함된 상황에서 나온다고 선언했다.
놀람 이론은 왜 대부분의 농담이 다시 들으면 재미없는지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펭귄이 뒤뚱거리는 모습을 보면 왜 웃음이 나오는지와 같은 영화를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④ 반대감정 병존 이론
양립할 수 없는 두가지의 감정들을 한꺼번에 느낄 때 웃음이 터져 나온다고 말한다.
부조화 이론이 농담 자체에 내포된 상반된 개념을 다루는 데 반해, 반대감정 병존이론에서는 우리의 반응에 초점을 맞춘다.
1560년대 해학론을 지은 의사 로랑 주베르는 슬픔은 심장을 수축시키는 데 반해, 기쁨은 심장을 팽창시킨다고 주장했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느끼게 되면 심장 박동이 빨라져 폐가 진동하고 웃음이 터진다는 것이다.
이 매커니즘은 이제는 지식사의 골동품이 되었지만, 전체적인 이론은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보들레르는 “ 웃음은 무한한 기쁨의 상징인 동시에 무한한 비탄의 상징이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작가들은 웃음이 사람과 미움, 경박함과 진지함, 연민과 적의, 열정과 우울함의 충돌에서 발생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⑤ 구성 이론
관련이 없는 요소들이 동시에 언급될 때, 웃음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관련이 없는 두 요소 사이의 의미를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열쇠구멍을 통해 난초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우리는 갑작스러운 깨달음을 얻으며, 이 유쾌한 과정이 우리를 웃게 한다.
따라서 두 번째로 듣는 농담이 재미없는 것은 어떤 깨달음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이론은 간결함이 위트의 생명인 이유도 설명해준다.
또한 구성이론은 농담이 왜 유대감을 형성하는지도 암시해준다.
농담을 통해 같이 웃는 다는 것은 두 사람이 비슷하게 생각하는다는 의미이다.
괴테는 “사람들이 무엇을 두고 웃는지보다 그 사람의 성격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 단서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4) 웃음의 유형
우리나라 말처럼 웃음과 관련된 말이 많은 나라도 드물다.
웃음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웃음의 동사형과 형용사형이 많아 미묘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우리 선조들의 그만큼 웃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 희소(喜笑): 기쁜 웃음 * 교소(巧笑): 귀염성있게 웃음 * 미소(微笑): 소리를 내지 않고 빙긋이 웃는 웃음 * 방소(放笑): 큰 소리로 웃음 * 홍소(哄笑): 입을 크게 벌리고 떠들썩하게 웃음 * 치소(痴笑): 바보같은 웃음 * 대소(大笑): 소리내어 크게 웃음.
* 폭소(爆笑): 갑자기 터져 나오는 웃음 * 포복절도(抱腹絶倒: 배를 움켜쥐고 숨이 끊어질 정도로 크게 웃는 것
* 박장대소(拍掌大笑): 박수를 치면서 화끈하게 웃는 웃음 * 파안대소(破顔大笑): 얼굴이 화~짝 펴지면서 크게 웃는 웃음
* 요절복통(腰折腹痛) : 배가 아프고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미친 듯이 웃는 웃음. * 비소: 코웃음 * 교소: 비웃는 웃음
웃음의 다양한 형용사와 동사
1. 천연덕스럽게 웃다- 꾸미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웃음
2. 눈웃음짓다 - 눈으로만 가만히 웃는 웃음
3. 낄낄거리다- 나오는 웃음을 참아가며 연신 웃다.
4. 껄껄거리다- 우렁찬 목소리로 참지 못할 듯이 자꾸 웃다.
5. 뱅글거리다- 소리없이 입만 벌리고 연달아 부드럽게 웃다.
6. 벙글거리다- 좋아서 입만 연해 벌리고 소리없이 부드럽게 웃다.
7. 벙긋거리다- 소리없이 입만 벌리고 자연스럽게 웃다.
8. 벙실거리다- 소리없이 입만 약간 벌려 복스럽게 자꾸 웃다.
9. 빙실거리다- 소리없이 입을 연해 버릴 듯 하면서도 부드럽게 웃다.
10. 빵글거리다-연달어 빵그레 웃다.
11. 빵긋거리다- 소리없이 입만 벌리고 살짝 살짝 웃다.
12. 상긋거리다-다정하게 가벼운 눈웃음을 연해 짓다.
13. 새살거리다-상글상글 웃으면서 재미있게 지껄이다.
14. 생글거리다- 소리없이 부드럽게 정답게 연해서 웃다.
15. 싱긋거리다-정답게 얼핏얼핏 눈웃음을 치다.
16. 낄낄거리다- 어리석게 나오는 웃음 참으면서 소리를 내어 자꾸 웃다.
17. 하하거리다- 기뻐서 입을 크게 벌리고 연해 웃다
18. 해해거리다- 해해낙낙하며 까불며 웃다.
19. 허허거리다- 계속하여 허허하고 웃다.
20. 호호거리다- 입을 오므려 간드러지게 연신 웃다.
21. 히죽거리다- 만족한 태도로 무겁게 잠깐 웃다.
22. 히히거리다- 남을 놀리듯이 까불며 웃다.
23. 방그레웃다- 소리없이 입만 벌리고 부드럽게 자꾸 웃다.
24. 방긋방긋거리다- 연신 방긋거리며 웃는다.
25. 방시레 웃다- 소리를 내지 않고 입만 벌려 평화스럽게 예쁘게 웃는다
26. 방실방실- 소리를 내지 않고 입만 벌리어 평화스럽게 예쁘게 연신 웃다.
27. 뱅글뱅글 웃다- 소리없이 입만 약간 벌리고 연달아 웃는다.
28. 벙그레- 소리없이 입만 약간 크게 벌리고 부드럽게 웃는 꼴
29. 빙그레- 입을 약간 벌려 소리없이 부드럽게 웃는 꼴
30. 빵그레- 입만 약간 벌리고 예쁘게 웃는 모양
31. 싱글벙글- 은근히 눈만 움직여서 자꾸 소리없이 웃음짓는 꼴
32. 싱글싱글- 은근히 눈만 움직여서 자꾸 소리없이 웃음짓는 꼴
33. 깔깔-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자지러지게 웃는 소리
34. 하하- 기뻐서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소리
35. 허허- 기뻐서 웃는소리. 배에서부터 나오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