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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동아리 쉼터--]

[좋은글]첫 경험 (미즈넷에서 펌)

작성자buddy|작성시간01.07.10|조회수643 목록 댓글 0
제가 가입한 카페 (성네련)에서 퍼온 겁니다

참고로 전 거기 갈때마다 제 속에 있는 분노가 자꾸만 튀어나오려고 합니다

여자를 보는 눈이 잘못되었다면 분명 세상의 반은 잘못보고 있는겁니다

제가 아는 고통과 괴로움은 기실 어리석음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할경우 언젠가는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괴로운 거지요

길지만 한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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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경험

옷을 모두 벗고 내 알몸을 처음으로 찬찬히 살펴보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대한 글들을 보고 나서였다.

(참고로, 성폭력 추방에 관련된 카페(성네련)를 운영하기에 이런 류의 글들을 요즘 많이 접한다....)

난, 눈이 아주 나쁘다.

그래서 안경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목욕탕에서도, 어디에서도...나는 내 몸의 생김새가 어떤지 알지 못했다.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알 수 있으랴.

그리고 여성의 성기 역시 구조상...자기 자신이 보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기실은...보면 안된다는 의식의 지배를 더욱 오래 받아 왔던 것 같다.

그리고, 여자로 길러진 이유로,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내 알몸을 본다는 사실에 이상한 수치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난 분명 여자라는 이름으로 길러진 것이다.

오늘 어머니가 안 계신 틈을 타서, 정말 큰 용기를 내서 홀라당 옷을 벗어 던지고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에는 포장되지 않은 자기 자신이 들어 있었다.

나는 유심히 내 몸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한 번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나 자신...제대로 보는 것 자체가 어쩐지 죄짓는 것 같고 혐오스러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나 자신의 진정한 모습.


...거기에...내가 있었다.



[내]가.

돐사진을 찍어도...여자아이들은 옷을 입혀 찍는다.

남자아이들은 자랑스럽게 홀랑 벗겨서 찍는다.

그 때부터 시작된 집요하고 쓰잘데기 없으면서도 지독스러운 여성에 대한 편견(prejudice).

그 속에서 강요받고 길들여진, 여자, 여자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살아온 나.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고 한다.

(이 연극을 못 본게 두고 두고 한이 될 것 같았는데 다행히 9월에 앵콜공연이 있단다. 다행이다.)

억압받는 여성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극명한 대사가. 여자가 어떻게 길들여지고 여자로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대사가.

[네 성기를 자극하지 말고 거기에 무엇을 집어넣지 말아라.]

즉, 오로지 남성이 원할 때가 아니면 여자의 성기는 드러낼 수도 없는 것이고, 학대받고 천시되었으며 혐오스러운 것으로 묘사되어져 왔다는 것을 함축한 대사.

나 자신도 인정하기 어려웠던...나.

오늘 나는 용기를 내어 나 자신의 모두를 구석구석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남들이 보면 기겁을 할 정도로 므흐흐한 자세를 취한 채...나는 내 몸을, 더이상, 다리 사이에 있는 [구멍]이 아닌 [나 자신]인 그 모든 것들을 보았다.

그리고, 아직도 약간은 낯설지만...웃음이 터져 나왔다.

난, 유니크한 몸매에 유니크한 성기를 지니고 있었다.

26년간 한 번도 진실로 목도한 적이 없고 인정한 적 없던 나 자신이, 거기서 웃고 있었다.

여자가 자신의 성기가 어찌 생겼는지 궁금증같은 것을 가질 수 없게 억압되어 있고,

그 것에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사회의 편견 속에서 억눌리고 침묵하던 나 자신의 진실이...이제 내게 소근소근 말을 걸고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지배받아온 편견이었던가. 얼마나 무의식에서부터 얽매인 사슬 속에 고통받아 왔던가.

나와 같은 여자들이, 얼마나 강간당하고 얼마나 억눌려 왔던가.

속에서부터 무엇인가가 다 뛰어 나와 처음 만난 자유에 환호할 때...이런 순간을 알고 사는 여자들이 몇이나 될런가.

나는 거기에 오래 시선을 주었다.

그 것은 내가 봐도 참 희한하게 생겨먹은 것이었지만...그걸 직접 내 눈으로 본다는 것은 참으로 따스한 기분이었다.

진정 나 자신이 무엇인가를 자각하고 살기 힘든 여자가 많다는 것은, 자신의 성 모럴에 대한 자각이 남들에 의한 억압이요 선택이 아닌 강요라는 것에 있다.

사실 나도 다시 한 번 내 성기를 관찰하기에는 용기가 없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남의 눈이라는 것을, 사회적 통념이라는 것을 지나치게 거스르면 살기 팍팍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결정적으로 누군가에게 걸리면 역시 대답할 말이 궁해지는 변녀가 되리라는걸 알기에...-_-;;

그러나, 여자들이여...용기를 내서 자신의 성기를 한 번쯤은 들여다 보라.

그 것은 처음 보면, 역시 사회에서 세습된 관념 속에서 추하고 뒤틀리고 역겨운 모습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것이 바로 나 자신이다.

나에게 주어진 그 무엇이다.

남성들은 자신의 성기와 성 모럴에 대해 당당하다.

이제, 그렇게 여자들도 자신의 성기를 보아야 한다.

자신의 질이, 클리토리스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말을 하는지 여자들도 알아야 한다.

그 것은 관념에 젖은 이 세상에서, 억압된 의식의 에고이즘에서...찢어지고 천대 당하는 이등인생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전락한 여자를 당당하게 일으켜 세우는 첫걸음일 것이다.

남성에게 애무를 요구하면 밝히는 여자,

천한 여자가 되는 세상...

그 세상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버자이너.

그 것은 억눌려 온 만큼, 많은 말을 하고 싶어할 것이다.

내 자신에게 주어진, 감추어지고...

스스로에게마저도 음습하게 여겨지는 나의 최종적인 진실과 맞닥뜨릴 때...당혹감은 어쩔 수 없다.

나 역시 그랬다.

스스로 손으로 만져 보는 것 조차, 내 몸을 만지는 것임에도 이상스러운 죄의식을 갖게 되는 것도 어쩔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경험은 깊숙한 곳에서 웅크리고 있는 나 자신이 눈을 뜨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서 어찌 남을 사랑할 수 있는가.

내 할머니도 그랬고 내 어머니도 그랬고...나도 그랬다.

하지만 내 딸은 자신의 버자이너를 발견했을 때...당혹감에 나처럼 울음을 터트리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자랑스럽게, 나 자신의 일부라고 말하고 사랑스럽게 어루만져도 눈총받고 조롱받지 않는 그러한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나는 그 세상을 위해 가장 앞에서, 지배적인 편견들을 부수고 싶다.

피투성이가 되더라도...세상의 멸시와 온갖 조롱을 한 몸에 받더라도...
[그게 나야]라는 단순한 대사...

그 것이 이상스럽게 들리지 않는 세상. 억눌리고 천대받던 세상의 모든 딸들이 조그마한 목소리로 자신의 모두를 인정하는 세상.

[너 자신의 성기를 건드리고 거기에 무엇인가를 넣어도 좋다]라는 말을 하여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그러한 세상이 오기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자들이여...

그 먼 곳을 가려고 해도 역시 한 걸음이라도 떼어야 한다.

그래야 최종 목적지에 갈 수 있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스스로의 성기에 당당해지기를...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나오는 대사처럼...[보지...세상에 내가 그걸 입으로 말을 했네요]라고 놀라움을 토로하지 않는 세상이 오려면...모두가 의식에 잠재된 편견을 깨어야만 한다.

더이상 다시 태어나면 남자가 되겠다고, 여성 스스로 자신을 증오하지 말자.

세상의 모든 아들 딸은 다 우리의 몸에서 길러지고, 우리 여성을 통하여 빛을 본다.

여자들은 가장 신성한 의무를 가장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는 축복받은 존재라고...당당히 이야기하자.

성폭력과, 희롱과, 조롱과 멸시와 편견과 아집으로 가득찬 이 세상은 바로 우리의 의식에서부터 시작된다.

여성 자신이 가진 수치심...누가 심었는지 모르는 그 지독스러운 사슬을 끊기 위해서...

오늘, 옷에서 자유로와지고...편견에서 자유로와진 채...숨겨졌던 자신에게 거울을 들이대어 보라.

그리고 눈물이 나면 울고 웃고 싶으면 웃어라...

거기에서 출발한 자유가...생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이다.

나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고 나 자신의 몸에서 나는 냄새가 더이상 혐오스럽지 않을 때...오히려 향긋할 때...

세상을 사랑하고 모두를 끌어 안아 보자.

충분히 아름답고 충분히 성스러운 자신의 [버자이너]를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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