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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병우가 내놓은 ‘마이 뷰티풀 걸 마리’에는 그 자신도 “때로는 내가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 헛갈린다”고 했던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하모니가 담겨 있다. 정교하고 투명한 사운드와 함께 현악과 목관, 그리고 기타 연주가 절묘하게 배합된 이 음반은 이병우의 음악적 여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이 부분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그동안 들어온 풍월이 있으니까 조금은 영향도 받았겠죠” 하고 웃었다. 그냥 웃어넘기나 했지만 그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우연한 기회로 들어서게 되었지만 클래식 음악을 배운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음악을 한다 해도 정통적인 음악방식은 도움이 될 때가 많아요. 클래식 음악을 할 줄 아는데 안 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지금껏 죽 그래왔듯 이병우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상당히 다양하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과 말러의 교향곡을 즐겨 듣고 피아니스트 백건우를 좋아하는가 하면, 노바소닉과 성시경, god도 멋지다고 말한다. 자신이 설립한 음악레이블 ‘뮤직도르프’에서 피아니스트 신이경의 음반을 제작했고 김지운 감독의 단편영화 ‘메모리즈’의 음악도 맡았다. 기타 연주를 담은 솔로 앨범은 4월 출반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 중이다.
“백건우 선생이 연주한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은 들을 때마다 감탄하죠. 한때는 드뷔시 같은 인상주의 음악들을 좋아했지만 요즘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좋습니다. 그의 가곡은 참 아릅답거든요.”
이병우는 자신의 행보에 대해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식으로 쉽게 말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았을 여정을 걸어올 수 있게 한 동력은 기타에 대한 무한한 애정에 있는 듯했다. 그는 “수수하고 다들 대단치 않게 생각하지만 실은 어려운 악기”인 기타를 여전히 사랑한다.
“기타는 칠 때마다 어려운 악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병우만의 스타일로 기타를 치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아요. 옛날에는 제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남과 다르게 하는 것, 나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 무엇일까를 많이 생각합니다.”
사진 촬영 때문에 그의 연주를 코앞에서 들을 수 있었다. 잠시 포즈를 취하는 일인데도 이병우는 아주 진지하게 기타를 쳤다. 숨소리로 그가 상당히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기타를 칠 때마다 힘들다”던 그의 말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의 손끝이 닿자 놀라워라! 기타는 나지막하고 다정한, 그리고 신비스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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