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이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교실
- 한국 세계 최저 장기결석률의 역설 -
| · 한국, OECD 장기결석률 최저… 그러나 고교생 4명 중 1명은 수업시간에 잔다 · 출석부는 채워지는데 배움은 멈춘 교실, ‘출석’과 ‘학습 참여’의 괴리 진단 · 정책의 초점, ‘학교에 있는 학생’에서 ‘학교에서 학습하는 학생’으로 전환해야 |
□ 한국교육개발원(원장 고영선)은 6월 10일 ‘출석이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교실: 한국 세계 최저 장기결석률의 역설’을 주제로
2026년 「KEDI Brief」 제9호(작성자: 민윤경 연구위원)를 발표하였다. 본 브리프는 한국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장기결석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교실 안에서는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출석과 학습 참여의 괴리’를 진단하고 정책 방향을 제안하였다.
□ OECD가 2026년 6월 발간한 회원국 장기결석 실태 비교 보고서에서 한국은 장기결석률이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PISA 2022에서도 학교를 3개월 이상 연속 결석한 학생 비율은 조사대상국 평균이 7.6%인 데 반해 한국은 2%에 불과했다.
이는 분명 학생의 재학과 학업 지속을 지원해 온 정책적 노력의 결실이다.
그러나 출석이 학습의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지표만으로 한국 교육을 진단하기는 어렵다.
□ 본 브리프는 ‘출석’(학교라는 공간에 신체적으로 존재하는 상태)과 ‘학습 참여’(수업 활동에 행동적·정서적·인지적으로 관여하는 상태)를
개념적으로 구분하고, 양적 출석과 질적 참여의 괴리가 세 가지 이탈 양상으로 중첩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 (행동적 이탈) 교실에 있으나 수업에는 없는 아이들: 수업시간에 “자는 편이다”라고 응답한 고교생이 27.3%,
“수업과 상관없는 행동을 하는 편이다”라는 응답도 19.2%에 달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75.7%, 주당 평균 사교육 시간은 7.1시간으로 학생의 실질적 학습 상당 부분이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 (정서적 이탈) 교우·교사 관계에는 만족하나 수업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들: 중·고등학생의 교우관계 만족도(71.6%)와
교사와의 관계 만족도(65.3%)는 높은 반면, 교육 방법에 대한 만족도는 50.3%에 그쳤다.
TIMSS 2023에서도 한국 학생의 수학·과학 성취는 최상위권이지만 흥미·자신감·가치 인식은 국제 평균을 밑도는 하위권으로
높은 성취가 학습의 내적 의미와 분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 (제도적 이탈) 출석부에서 사라지는 아이들: 고교 학업중단율은 2020년 1.1% 이후 5년 연속 상승하여 2024년 2.1%로
2000년대 초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업중단자의 98.8%가 자퇴이며, 자퇴 사유의 68.8%가 검정고시 준비 등을 포함한 ‘기타’로 분류된다. 수능 응시자 중
검정고시 출신은 2022학년도 14,277명에서 2026학년도 22,355명으로 57% 증가했고,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교육 명문 지역 일반고의 학업중단율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등 입시에 유리한 경로를 택하는 전략적 이탈이 확산되고 있다.
□ 브리프는 이러한 괴리의 원인을
①학습은 학원에서 이루어지고 학교는 내신을 위한 통과 의례가 되는 ‘입시 중심 학교 기능의 왜곡’,
②교실 내 학력 양극화에도 하나의 교과서와 하나의 진도로 운영되는 ‘획일적 교육과정’,
③학습의 목적이 ‘얼마나 성장했는가’가 아니라 ‘누구보다 앞섰는가’가 되면서 발생하는 ‘학습 동기의 소진’이라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에서 찾았다.
□ 이러한 진단을 토대로 저자(민윤경 연구위원)는 정책의 초점이 ‘학생이 학교에 출석하는가’에서 ‘학생이 학교에서 실제로 학습하고
성장하는가’로 확장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①내신·수능 등 평가를 상대적 서열 산출에서 학생의 성장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개편하고,
② 학생의 다양한 성장 차원을 반영하도록 대학의 선발 방식을 다각화하며,
③ 수업을 토론·프로젝트·협력 학습으로 전환하고,
④ 독서·성찰·탐구 등 스스로 사고를 키우는 활동의 학습적 가치를 회복하는 등 교육의 내용·방법·평가가 유기적으로
함께 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 아울러 학생의 학습 참여를 행동적 참여(수업 중 집중·과제 수행), 정서적 참여(흥미·소속감), 인지적 참여(자기주도적 학습·메타인지)의
세 차원으로 구성하여 국가교육통계 정례 지표로 포함할 것을 제안하였다. 새 지표는 별도의 대규모 조사를 신설하기보다
학교알리미, KEDI POLL·KELS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되 학교 간 서열화의 수단이 아니라 학교 자체 진단·개선의
도구로만 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