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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철마류(Iron Monkey)>...1993년

작성자케네스|작성시간26.06.16|조회수21 목록 댓글 0

 

어쩌다 이 영화를 다시 찾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P2P싸이트를 서핑하다가 우연히 제목이 눈에 띄여서

그랬나 보다. 어쨌든 이름도 몰랐던 견자단을 기억할 정도로 인상 깊었던 영화, <철마류(Iron Monkey)>.

 

기억이 많이 엉켜 있다. 이 영화는 형이 이문동에선가 빌려왔던 비디오로 봤는데, 그렇다면 1993년보다

뒤일 테다. 헌데, <신용문객잔>을 보고 나서 <철마류>에 나왔던 그 사람, 그랬더니 형이 놀라면서 했던 말,

오, 네가 견자단을 알아 보는구나... 근데 <신용문객잔>은 현정과 함께 화양극장에서 본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영이를 낳기 전일 테고, 그러면 1993년 10월 이전 아닌가...?

모르겠다. 좌우간 내 기억으로는 1993년에 개봉한 <철마류>를 1992년 개봉한 <신용문객잔>보다

먼저 봤었다. 재미삼아 <철마류>를 개봉한 1993년 7월17일에 난 무얼하고 있었나 기록을 찾아 보니,

한 달간 옥계에서의 수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PNG trainee 20명을 김포공항에서 배웅했던 날이었다.

당시 돈으로 얼마였지, 만원 조금 넘었던 것 같은 공항세를 내 주자고 했더니 그 띨띨한 강뭐시기 부장은

마치 자기가 무슨 결정권이라도 쥔 양, 그것까지는 못 해 줘, 라고 단호한 척 말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러자 평소 불만이 많았던 한 넘이 뭐라뭐라 시부렁거렸다. 그래서 나와 티격태격했었는데, 누구였더라,

미식축구 선수 같은 덩치를 가졌던 친구가, 쟤만 저럴 뿐 대부분은 내 안내와 지도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해 줘서 그나마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던, 바로 그 날이었다... 뭐 별로 중요한 건 아니고 ^^

아무튼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 처음 본 그 때도 그랬고, 다시 본 인터벌이 30년은 확실히 넘는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하나는, 이 영화가 <소오강호>, <동방불패>, <신용문객잔> 등, 소위 1990년대

초반의 정통 혹은 품격 있는 무협영화들보다 덜한 취급을 받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 격투씬, 밑은 불바다고 솟아있는 기둥들 위에서 벌이는 무공 대결은 <신용문객잔>의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사막에서의 명장면에 비해서 하나도 뒤질 게 없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영화도 1996년에 <철마류 가두살수>, 2000년에 <철마류 3>등의

시리즈로 개봉됐지만 <황비홍>의 그것에 비해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 영화를 이 영화이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철후자'를 연기한 주영광이 아니라 황기영으로 출연한

견자단의 무술연기다.

 

1963년생으로 이연걸, 그리고 나와 동갑인 견자단은 대단히 매력적인 배우다.

일단 액션배우답지 않게(?) 눈빛으로 연기할 줄을 안다. 액션 뿐 아니라 성격적인 연기도 소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그의 무술연기에는 그만의 독특함이 있다. 어깨와 무릎에 들어간 파워는

결코 허세가 아니라 진정한 남성적 힘의 표징이라는 것을 직관으로 알 수 있다. 그런 눈빛과 동작으로

연기한 이 영화, 그리고 <신용문객잔>에서의 사막액션 장면, <영웅>에서 이연걸과 공연한 칼 vs 창의

액션장면, <황비홍 2>에서의 포목액션 장면 등은 홍콩 무술영화의 역사에 길이 남아 두고두고 평가될

명장면들이다.

공연이지만 견자단과 주영광의 무술연기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상하게도 원탑으로 쓰일 때는 조연급으로 출연했을 때보다 퍼포먼스라는

차원에서 성과가 덜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케이스? 내가 아는 한 <연의 황후>를 들 수 있다.

2008년, 그러니까 18년 전에 지금은 씨젠사옥이 된 당시의 바우하우스 롯데시네마에서 현정과 단둘이

본 그 영화에서 주연으로 나왔던 견자단은 조연으로 출연했던 다른 영화들에서 만큼 존재감이 돋보이지

않았다. 주연으로 출연한 대표작으로 <도화선> 정도를 꼽을 수 있겠지만, 그건 내가 보지 않아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 나중에라도 한 번 챙겨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영화에는 소년시절의 황비홍도 나와서 또 다른 화제가 되기도 한다.

 

황비홍이라는 전설적인 인물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 1990년대 초반 이연걸의 황비홍시리즈를 통해서다.

하지만 내가 처음 영화에서 그를 본 것은 완전 쌍팔년도다. 동보극장에서 일본인이 뜨거운 물을 그의 머리에

붓는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이두용 감독의 <무장해제>, 어용 한중합작영화 <흑무사>,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황가달 주연의 B급 액션영화들과 같은 때의 영화였으니 아마도 그 때가 1970년대 중반이었을 것이다.

황비홍은 이미 그 때에도 있었다. 가벼운 기분으로 <무장해제>의 당시 포스터 사진 한 장, ^^

 

<철마류>는 소위 '정통' 혹은 '제대로 된' 홍콩 무술영화의 계보에 속하는 영화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동방불패>, <신용문객잔> 그리고 <황비홍 시리즈> 만큼의 대접을 못 받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친한 친구간아라지만 견자단의 위치가 이연걸의 그것에는 못 미치는 것 같아서 또 다른

아쉬움을 남긴다. 나중에는 <엽문>시리즈로 그도 스타로 자리매김을 하지만, 그의 매력은 <엽문>에서

물이 흐르는 것 같은 유연함과 부드러움이 아니라 보는 사람들을 긴장하게 하는 진지한 눈빛과 온몸에

넘쳐나는 강한 힘이다. 그런 것들이 부각됐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생각하는 견자단의 매력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뒤져서라도 한 번쯤 더 볼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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