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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정씨포정록(晉州鄭氏褒旋錄)진주정씨 가문의 가륵한 절개와 품행을 기리고 표창하여 세상에 널리 알리는 기록

작성자연재31-63|작성시간26.06.13|조회수4 목록 댓글 0

晉州鄭氏褒旋錄

진주 정씨 가문의 가륵한 절개와 품행을 기리고 표창하여 세상에 널리 알리는 기록

孝烈婦 贈 淑夫人 珍原朴氏 旌閭閣 記

효열부로 삼가 숙부인에 증직되신 진원 박씨의 정려각 기문이라.

 

挽近以來 世敎衰 倫敷斁

근래 이래로 세상의 가르침이 쇠미해지고 인륜의 법도가 무너지니,

 

未到戌會 人之類 幾乎 熄矣

아직 술회의 운수에 이르지 아니하였음에도 사람의 도리가 거의 꺼져가는도다.

 

悄坐溪舍 心緖忽忽 不樂

시냇가 서재에 호젓이 앉아 마음의 실타래가 홀연히 어지러워 즐겁지 아니하던 차에,

 

適有湖南斯文 在基炫 鍾奉其族母 朴氏 孝烈狀

마침 호남의 선비인 기현과 기종이 그 족모이신 박씨의 효열 행장을 받들고 오니,

 

謂將 綽楔 而跋涉 脩程

장차 정문(旌門)을 세우고자 먼 길을 밟아 찾아왔노라 하였도다.

 

請余 記其事 而 楣之

나에게 그 사적을 기록하여 문액(門額)에 걸어주기를 청하니,

 

蓋此 是五峰先生 鄭公 之後

대개 이분은 오봉 선생 정공(鄭公)의 후손이시라.

 

而 鄭公 乃受學於 吾先祖 退溪先生者也

정공은 곧 나의 선조이신 퇴계 선생에게 학문을 전수받으신 분이로다.

 

為是而 强督焉 則有 不能 終辭者

이러한 연고가 있으니 비록 힘써 권하더라도 내 어찌 끝내 사양할 수 있으리오.

 

且於 三綱 卓絕之行

또한 삼강의 탁월하고 절이 높은 행실에 대하여,

 

褻衷 自感 欲已而 不能

내 마음속 깊이 스스로 감동하여 마지않아 그만두려 하여도 능히 멈출 수 없었으니,

 

遂按狀 而謹 閣焉

드디어 그 행장을 살펴 삼가 정려각의 글을 짓노라.

則偉乎 卓哉 夫人

참으로 위대하고 탁월하도다, 부인이시여!

 

入 烈士人 鄭炫祚之母 而 炫祚 即 五峯公 諱 思愓 之後

선비인 정현조의 아내로 출가하셨으니, 현조는 곧 오봉공 휘 사척의 후손이요,

 

朴氏 故直提學 蒹南公 諱 熙中之 十七世 贈 黎判 諱 孟燠之 曾孫女也

박씨는 옛 직제학 겸남공 휘 희중의 17세손이며, 증 이조판서 휘 맹욱의 증손녀이시라.

 

夫人 賦性 端莊 貞淑

부인은 타고난 성품이 단정하고 장중하며 정숙하였으니,

 

未笄 以女士 見稱

아직 비녀를 꽂기 전(어린 시절)부터 여중군자(女女士)로 일컬어졌도다.

 

及歸于鄭 事舅姑 奉君子

정씨 가문으로 시집오매 시부모를 섬기고 남편을 받듦에,

 

一於 義而盡 誠敬

오로지 의리에 바탕을 두어 정성과 공경을 다하였도다.

 

入門 未一周 夫遭疾 幾危 斷三指 灌血于口

문중에 들어온 지 채 일 년이 되지 않아 남편이 몹시 앓아 위독해지자, 세 손가락을 잘라 피를 입에 흘려 넣었으니,

 

絕而 復甦 獲延 三日之命

숨이 끊어졌던 남편이 다시 깨어나 사흘의 목숨을 더 연장하게 하였도다.

 

其夫 臨終訣 于婦曰

그 남편이 임종에 이르러 부인에게 영결하며 이르기를,

 

吾今已矣 幸有 雙親 無他 兄弟

"나는 이제 끝났으나 다행히 두 분 부모님이 계시고 다른 형제가 없으니,

 

窮備 養以 其善 畢吾 父母俾

그대는 내 몫까지 정성을 다해 부모님을 봉양하여 내 부모님으로 하여금,

 

我 瞑目 泉下

내가 저승에서 눈을 감을 수 있게 해달라" 하고,

 

言訖而 終

말을 마치고 마침내 숨을 거두었도다.

 

姑欲 決意 下從

부인은 이에 뜻을 결단하여 남편의 뒤를 따르려 하였으나,

回思 夫君 臨化之托

남편이 죽음에 임하여 간곡히 탁아(託孤)한 말을 돌이켜 생각하니,

 

不可使 舅姑 無依

시부모님을 의지할 곳 없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라.

 

且烈亦 從孝中 出來 則 全於烈 而缺於孝 鳴呼 豈可也

또한 열(烈) 역시 효(孝) 가운데서 나오는 법이니, 열행을 온전히 하겠다고 효도를 결(缺)하는 것이 어찌 가하리오.

 

遂抑情 盡禮 志養 備供 奉兩極 其道

드디어 슬픈 감정을 억누르고 예법을 다하며, 마음을 다해 봉양하고 양친을 받드는 도리를 극진히 하였도다.

 

其後 舅又 罹 患

그 후에 시아버지가 또 병환에 걸리시니,

 

刀 圭無 效 繼之以 斫指 剚股

약석이 효험이 없으매 이어서 손가락을 자르고 넓적다리 살을 베어 구완하였도다.

 

又中夜 祝天 願以 身代

또한 한밤중에 하늘에 기도하며 내 몸으로 대신하기를 원하였고,

 

而汲取 寒山間 石 濃於 鷄犬聲 不聞處

닭과 개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깊은 산간에서 찬 돌샘물을 길어왔도다.

 

剛犯 危冒 昏情 境可想

굳센 의지로 위험을 무릅쓰고 어두운 밤길을 헤쳐 나간 그 정경은 가히 짐작할 만하니,

 

而 將雛 猛虎 感其 孝而避 其行

새끼를 거느린 사나운 호랑이도 그 효성에 감동하여 그 길을 피해주었도다.

 

如此 閱幾旬 舅病 得瘳

이와 같이 수십 일을 지내니 시아버지의 병환이 마침내 나았도다.

 

其後 以天年 終

그 후 시부모님이 천수를 다하고 돌아가시니,

 

哭踊 哀毀 喪 葵祭 奠 合乎禮 盡乎情

가슴을 치며 슬피 울어 몸이 수척해졌으며, 상장과 제례의 의식을 모두 예법에 부합하고 정성을 다해 치렀도다.

 

教其子 以義方 子又能 世其家

그 아들을 의로운 방법으로 가르치니, 아들 또한 능히 그 가문을 가업으로 이어가도다.

 

猗歟 休哉 世之 尚論者 局於 俗見

아아, 아름답도다! 세상의 숭상하여 논하는 자들이 속된 견해에 국한되어,

惟以 自經於 溝瀆 而成 乾得一 節見稱

오직 도랑에서 스스로 목을 매어 한갓 절개를 이루는 것만을 칭찬할 줄 알고,

 

不知 貞心 懿行 處得其 義 生有難於 死 可慨也

곧은 마음과 아름다운 행실로 의리를 지켜내며 살아가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어려움이 있음을 알지 못하니, 가히 슬퍼할 만하도다.

 

已然 惟此夫人 則孝烈 雙全 自有所 激感 褻衷

그러나 오직 이 부인만은 효성과 절개를 쌍으로 온전히 하셨으니, 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스스로 격동되고 감동하는 바가 있노라.

 

儒論齊 發營邑 之褒 尙已極

선비들의 공론이 일제히 일어나 감영과 고을에서 포상함이 이미 지극하였고,

 

且能 籲 閭 棨感 贈以淑夫人 暨其夫 童蒙 敎官之 啣

또 능히 정문을 청하여 감응을 얻으니, 부인에게는 숙부인을 증직하고 그 남편에게는 동몽교관의 직함을 증직하였도다.

 

又許特 表其閭 而太常 繼有 旌復之 案

또한 특별히 그 정려를 표창할 것을 허락하시니, 예조(太常)에서 이어서 정려를 세우고 세금을 면제해 주는 장부가 이어졌도다.

 

始於戊戌 十月 日 建閣于 所居之里

무술년 시월 마침내 부인이 살던 마을에 정려각을 세우니,

 

皆官備也

이 모든 것이 관청의 예산으로 갖추어진 것이라.

 

於乎 嵬然一閣 炫耀 人耳目

아아! 높이 솟은 한 채의 정려각이 사람들의 귀와 눈을 빛나게 하니,

 

扶竪得 百世之風 聲則 世教 襁以不 衰褻 倫 梗而不斁矣

백세토록 이어질 풍성을 붙잡아 세웠은즉, 세상의 교화가 이로써 쇠하지 아니하고 인륜의 법도가 바로 서서 무너지지 아니하

리로다.

 

豈不 休哉

어찌 아름답고 경사스럽지 아니하리오.

 

在古 猶然

옛날에도 오히려 그러함을 귀하게 여겼거늘,

 

況今 叔季乎

하물며 도덕이 쇠미해진 요즈음 같은 말세에 있어서랴.

 

是為記

이러한 까닭에 내 삼가 기문을 짓노라.

 

戊戌 南至節上澣

무술년 눈 내리는 동짓달초상순에,

 

陶山 后人眞城 李忠鎬 記

도산(退溪)의 도맥을 따르는 후학이자,진성인 이충호는 경건히 기록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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