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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시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가

작성자해국|작성시간26.06.05|조회수1 목록 댓글 0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가 / 박이화

꽃 지고 나면 그 후는 그늘이 꽃이다

마이크도 없이 핏대 세워 열창했던 봄날도 가고

그 앵콜 없는 봄날 따라 꽃 지고 나면

저 나무의 18번은 이제 그늘이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가

한 시절 목청 터져라 불러재꼈던 흘러간 노래처럼

꽃 지고 난 그 후 술 취한 듯

바람 등진 채 비틀거리며 휘청거리며 부르는

저 뜨거운 나무의 절창 그

래서 저 그늘 한평생 나무를 떠나지 못하는 거다

그늘만큼 꼭 그 젖은 얼룩만큼

나무는 푸르른 거다

설령 사랑도 꽃도 한 점 그늘 없이

피었다 그늘 없이 진다 해도

누군가 들었다 떠난 퀭한 자리마다

핑그르 눈물처럼 차오르는

그늘 꽃지고 난 그후는

모든 그늘이 꽃이다

마스카라 시커멓게 번진 검은 눈물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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