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인생의 큰 잔치를 앞두고
하늘땅살이 계획을 대폭 다듬고 줄였지만…
그 마저도 못 하며 씨앗 넣을 때 지나갔다
시간은 무심히 흐르고 심을 때는 휘리릭 지나가고
농생활달력을 넘기면서 아쉬운 마음 있었다
시간을 쪼개 밭에 넣어준 씨앗들은
봄가뭄을 어려워하는 것 처럼 보이고,
물 줄 틈 없이 땅은 말라갔다
그러나…!
둘레 친구들이 솎을 때를 기다려주고
못심어 아쉬웠던 작물들이 하나 둘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날 지나면 같이 하늘땅살이 하는 게 복이고
선뜻 내어주는 친구들 만난 게 복이다
오이, 단호박, 호박, 수수 선물 받았다
저녁에 때때마다 물 주고,
갑작스러운 소낙비에도 힘 얻으면서 적응 중
봄가뭄에 힘들어하던 작물들도
하나 둘 챙겨주기 시작하니
늦지 않았다며 위로해주고
쑥쑥 크는 자람새로 응원해준다
죽었나 싶었던 생강과 토란.
다른 거 심어야 하나 고민하던 와중에
비소식 맞춰 빼꼼 고개 내밀어주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___^
가장 이른 봄 심었던 귀리는
어려운 시절 상관없이 자기 속도대로 자라주어서
밥 굶지 말라고 하늘이 준 곡식인가 싶어
아름다움을 느꼈다
올 해는 친구들과 메주콩 두 이랑 함께 심는다
육아하고 직장생활 하느라 하늘땅살이 못하는 게 아쉽다는 나눔 듣다보니
같이 하자는 제안도 반갑게 통했다^^
다섯 사람 손 보태니 척척 심을 자리 마련된다
남정네들 노래 부르며 씨앗 심는다
콩물 내려먹고, 콩국수 해먹을 날 그려진다
매년 호박을 심던 땅에 올해는 콩을 선물했다
새로운 풍경에 마음이 설레고
흙 살릴 일에 기대하는 마음 품게 된다
하늘땅살이하면서 밭에 머물고
자라는 생명들 돌보는 게 오히려 위로고 힘이 된다
그런 게 일상이랑 이어져있고
바탕을 단단하고 넓어지게 해준다
잔치 치르면서도 밭그림 그려진 게 펼쳐지듯
각자의 자리에서 아름답게 움트고 꽃피우는 모습 봤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했던가,
내 밭, 네 밭 할 것 없는 우리 밭이고,
기른다, 길러진다의 구분이 어색해지는 순간들을 경험한다
밭과 일상이 순환하면서
새로운 일상에서 하늘땅살이는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