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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우리 엄마 기도발이 좀 세셔”

작성자안 엘리지오|작성시간26.06.16|조회수19 목록 댓글 0

 “우리 엄마 기도발이 좀 세셔” 

 

은성제 신부




청소년을 찾아다니는 버스 ‘서울A지T(아지트)’를 시작하고 알게 된 친구가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이혼했고, 집은 가난했습니다. 한때 성매매의 유혹을 못 이기고 방황했지만, 다시 돌아왔고, 힘들지만 꿋꿋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친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SNS상의 댓글로 상처를 입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성매매 사실도 폭로하면서 상처를 입고 자살도 시도했습니다.

저희는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과와 협업하여 사회복지사 선생님은 어머니를 담당하고, 저희는 이 친구를 비공개 쉼터로 연계했습니다. 비공개 쉼터에서 6개월을 지내고 가정으로 돌아간 뒤에도 이 친구는 매주 찾아와 진로나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네일아트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마음고생을 했던 걸 알았던지라 저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얼마 전에는 저의 어두웠던 가정사를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온 다른 친구가 얼마 전 세례를 받았는데 저에게 “신부님은 언제부터 신부님이 되고 싶으셨어요?” 하고 묻더군요. 저는 부모님이 겪으셨던 불화와 그것을 신앙 안에서 이겨나가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하느님에 대한 체험을 깊이 했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셨던 한 신부님의 모습을 보며 사제가 되기로 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어머니께서 보여주었던 기도의 힘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네가 장래에 대한 고민이 많고, 많이 힘들어하는데 내가 우리 엄마한테 얘기해 놓을게. 우리 엄마 기도발 세셔. 하느님께서 100% 들어주셔. 나도 널 위해 기도할게.” 그런데 이 친구가 눈물을 흘리더군요. 괜히 얘기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가고 실무자 선생님이 “신부님, 그 친구가 신부님께서 ‘엄마랑 내가 기도해 줄게’라고 말씀해 주신 게 너무 큰 위로가 돼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했어요”라는 말을 하더군요. 생각해 보니 신앙인인 우리는 자주 쓰는 표현이라 ‘기도’라는 위대하고도 힘 있는 말을 휴짓조각처럼 여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반성도 했습니다. 그리고 신앙생활에서 숨쉬기와도 같은 기도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은성제 신부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가톨릭청소년이동쉼터 서울A지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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