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에 유해광물질·중금속·미생물·유기화합물 등이 유입되어 오염되는 현상. 지하수는 약수(藥水), 간이·전용수도와 대부분의 양조(釀造)용·청량음료수용 수원(水源)으로 이용되므로 위생적으로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여야 한다. 물은 비와 눈의 형태에서 지하수·지표수를 거쳐 대기중으로 돌아가는 순환과정에서 자연에서 발생된 물질 및 인위적으로 생성된 물질들을 포함하게 된다. 물이 토양층을 지나 지하수가 되는 과정에서 물에 포함되어 있던 각종 자연발생 유기화합물이나 세균 등은 흙에 달라붙거나 생분해되어 걸러지기도 하지만 염분 등은 반대로 흙에 포함되어 있던 것이 녹아들거나 수분이 증발하면 농도가 짙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자연적인 특정 성분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녹아 있는 지하수는 인체에 해로우므로 오염되었다고 말한다.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특정 성분이 많이 함유된 물을 마시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경우이다. 질산염이 포함된 지하수를 복용한 갓난아기에게는 혈액중의 산소 부족을 일으키는 청색증(靑色症)이 나타난다. 일반 성인보다 적은 양의 질산염이 함유된 지하수를 임신부가 섭취하면 태아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연구보고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인위적인 원인에 의한 오염은 더욱 심각한데, 그 이유로는 인간의 의도적인 행위나 예기치 않은 사고 또는 눈에 보이는 지표수에 비하여 지하수에 대한 무관심 등을 들 수 있다. 오염원은 생활하수·산업폐수·축산폐수 등과 같이 배출지점이 뚜렷하고 한정된 점오염원(點汚染源)과 농경지·목초지·산림지·사육장·건축현장·광산·벌채지·폐기물처리장·쓰레기매립지·도심지·도로 등과 같이 배출지역이 광범위한 비점오염원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오염원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는 중금속·병원성미생물·유기화합물·방사성물질·유독물질·염류 등 다양한데, 이러한 물질이 지하수에 지나치게 많이 녹아 있으면 생태계를 약화, 파괴시키고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1937년 일본 규슈 오무타[大牟田]에서는 이질균으로 오염된 지하수를 급수하여 1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였으며, 그 중 약 600명이 병으로 사망하였다. 1977년 미국 뉴욕주(州) 펄스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오염사건인 일명 러브캐널사건으로 주민 283가구가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되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는 1993년 지하수에 분유를 타서 먹은 갓난아기가 청색증에 걸린 사고가 처음으로 발생하였다. 인간에 의한 지하수오염의 근본적인 원인은 공해·환경대책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경제성장 우선 위주의 산업·농업활동 등에 있다. 또한 지하수 형성 지대 위에 폐기물처리장 등 오염원 시설을 무분별하게 설치한 것도 원인이다. 지표수에 비하여 지하수의 흐름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확산하는 속도도 극히 작아서 일단 지하수가 오염되고 희석되기까지는 200년 이상의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하수오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처리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며, 처리하여야 할 오염된 지하수의 양도 많아지게 된다. 이처럼 지하수오염은 사전방지 및 조기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점점 그 오염 처리에 필요한 비용은 증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