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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편지

(얼레빗) 2162. 이웃과 함께하는 따스한 한가위

작성자어진뿌리|작성시간11.09.14|조회수9 목록 댓글 0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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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4(2011). 9. 12.



수원시 조원동 보훈복지타운아파트에는 올해 86살의 애국지사 오희옥 여사가 살고 계십니다. 이 오희옥 여사를 한가위를 앞두고 민족문제연구소 수원지부 회원들이 찾았습니다. 좁은 방안에는 십여 명이 앉을 수가 없어 일부는 밖에서 기다려야 했는데 방에 들어간 회원들은 모두 오희옥 애국지사께 먼저 큰절을 올렸습니다.

“아이구, 절은 무슨…. 아이고 미안해서…. 고맙고….” 오희옥 여사님은 수줍은 새악시 모양 자꾸 부끄러워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수원지부 회원들이 오희옥 여사를 알게 된 것은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시로 읽는 여성독립운동가 20인)≫에서였지요. 이 시집에서 오희옥 여사가 수원에 사시는 것을 알고 회원들이 한가위 명절을 맞아 선물을 사들고 찾은 것입니다.

수원지부(지부장 정명재)회원들의 숨은 봉사는 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애국지사 조문기 선생님 댁을 명절마다 찾아가 인사를 드렸고 선생님 사후에는 병중의 사모님을 돌보고 명절 때마다 제사용품까지 마련하여 찾아다니는 등 보이지 않는 선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희옥 여사님을 모시고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는데 그 자리에서 오 애국지사님은 ‘목포의 눈물’을 부르셨습니다. 혼자 사시면서 노래는커녕 말동무도 없다가 찾아간 수원지부 회원들이 아들딸이라도 되는 양 흥에 겨워 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특히 전 지부장인 한선희 씨는 맏며느리처럼 식당 문을 나서면서 열무김치를 맛있게 드시던 오희옥 여사님을 위해 주인에게 김치를 따로 싸달라고 해서 손에 들려드리는 자상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풍요로운 한가위라고는 하지만 주변에는 홀로 쓸쓸히 명절을 맞는 이웃들이 많습니다. 인정이 넘치던 우리 겨레의 후손된 도리는 바로 이런 분들을 찾아뵙고 잘 빚은 송편이라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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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얼레빗>

99. 한가위에 뜨는 보름달 속에 있는 것   2004-09-25

 

우리는 예전에 보름달을 보고 계수나무 아래서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어려웠던 시절엔 방아찧는 상상도 풍요로움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인도, 중앙아메리카에서도 달에서 토끼를 보았고, 유럽에서는 보석 목걸이를 한 여인의 옆얼굴, 책 또는 거울을 들고 있은 여인을 상상했다고 합니다. 두꺼비, 당나귀, 사자의 모습으로 본 나라도 있지요.

우리나라에선 보름달이 뜨는 날은 정월대보름, 백중날(7월 보름), 한가위 따위의 풍요로운 명절이지만 서양에서는 주로 마귀할멈이나 늑대인간 따위 무시무시한 악령과 연관된 할로윈데이 등 귀신의 날입니다. 서양에서는 달의 영기를 받으면 미친다고 여겨 미친 사람을 '달의 영기를 받은 사람(lunatic)'이라고 부른답니다. 이렇게 똑같은 달도 보는 이에 따라 다른데 어려운 이웃과 함께 손을 잡고 바라보면 더 크게, 더 따뜻하게, 더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요?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2-2. 영진빌딩 703호
☎ (02) 733-5027,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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