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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남자

작성자산거북이|작성시간26.06.22|조회수1 목록 댓글 0

창밖의 남자

식사하는 내내 창밖의 낚시배에 눈길을 주었다. 사실은 처음 이곳에 도착해서 식당 문을 열 때까지 삼십 분 이상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 마리 낚아 올리기는커녕 내내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낚이지 않는 낚시의 시간은 당연하기도 하다. 사량도 공중보건의 시절 첫 일 년을 보건소 앞 선착장에서 낚시를 하곤 했다. 그 무료한 시간 동안 잘해야 겨우 씨알 작고 눈먼 볼락 한두 마리가 고작이었다. 끝내 낚싯대가 휘어질 정도로 큼지막한 숭어 포획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변변찮은 솜씨에 번번이 빈 낚싯대만 들고 돌아온다는 소문이 나자 어느 날 휴일, 면내 기관장들이 함께 낚시하러 가자고 했다. 면장, 파출소장, 예비군 중대장, 수협 관계자 등 배를 타고 내달렸다. 낚싯대는 필요 없고 줄낚시 몇 개만 손에 쥐고 가면 되니 빈손으로 오라고 했다. 뭐지?

바다 가운데 굴 양식장 작업선에 도착했다. 부표를 띄우고 줄을 매달아 양식하는 연승수하식 양식장이었다. 손으로 줄낚시를 드리우고 기다릴 것도 없이 그냥 올리면 주렁주렁 쥐치(굴 양식장은 쥐치의 서식지였다)가 올라왔다. 낚시가 아니라 그냥 퍼 올리는 것이었다.

"손맛이 어떻소, 소장?" 껄껄껄 면장님의 그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적막을 드리운 저 낚시배와 남자를 보고 있노라니 딱 40년 전, 지역 유지(?)들과 함께했던 짧은 유흥이 생각난다. "안 소장! 손맛이 어떻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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