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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의 과정입니다.

작성자라미맘 수기|작성시간21.02.14|조회수594 목록 댓글 28

2월 11일이 결혼 4주년이었습니다.

남편은 재혼이었고 저는 초혼이었습니다. 전처와의 사이에 아이도 없었고, 사람이 착하고 성실한거 하나보고 결혼해서 충남까지 가서 살게 되었습니다.

임신해 있던 첫해에는 시어머니께서도 세상없이 잘 해주셨는데, 아이를 낳고나니 아이 먹는 물까지 간섭하시고 제 머리카락 길이까지 간섭하셨습니다.

그사이 가볍게 말다툼정도 있었고 거의 싸운적도 없이 살았습니다. 어머니와의 일은 일이고 그로 인해 우리가정에 불화가 생기는게 싫어서 그냥 참고 살았습니다. 

 

남편은 제게 잘보이고 싶어하고 뭐든 해주고 싶어 했습니다. 자신이 재혼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을테고, 어머니와 잘 지내려 노력하고 항상 열심히 요리해서 상차려주고 자기에게 맞춰준다 생각해서 고맙단말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게 문제였을까요?  원래 씀씀이가 컸던 사람이었지 싶습니다. 결혼직전에 2천만원을 대출받아 쓰고 있었고(남편이 재혼이고 저도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나 그런거 없어서 단촐하게 했습니다, 대출받아 쓸 필요가 없었죠), 1년반쯤 지나서 차를 바꾸는과정에서 대출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추가로 2천5백만원 대출을 받아 주식을 하고 있단 사실을 알았습니다. 월급통장을 정리해서 넘기라하니 기다려달라더군요. 빚낸건 정리해서 주고 싶다며.... 4월에 알았고 기다리던중 9월에 시어머니께서 집을 살때 당신께서 5천, 작은시누가 3천을 보태주시고 산거라더군요.

 

집구입 당시 1억있다던 빚은, 1억5천이었고, 자기가 모아 샀다던 집은 가족의 도움으로 산거죠(구입당시 지방소도시라 2억7천정도 했나봅니다. 죽고나서 알게된건 그당시 모아둔 돈도 별로없이 퇴직금 정산받아 샀던겁니다.).

성실하다 생각했는데 일은 성실히 하지만 금전적으로는 아주 문제가 많은 사람이란걸 그때 알았습니다. 다투어도 통장을 넘기지 않고 기다려달랬습니다. 정리해서 줄 수 있게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억지로 뺏어서 뭐가 좋을까 싶어서 또 기다렸습니다.

 

그사이 빚은 억을 넘어섰고(집 구입당시 대출금 제외), 아이 보험에까지 손을대고 대출을 받았더군요. 죽고나서 알았습니다.

 

장기 파견으로 집을 세(보증금2천에 70)를 주고 저희는 다른도시에서 세(보증금1천75)를 살던 중이었습니다. 파견이 끝나서 1월 22일이 세입자가 나가는 날이었고, 집을 손본 후 2월 10일에 돌아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1월 18일 아침 죽은 사람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밤새 혼자나가 죽었더군요. 기가막힐새도 없이 그사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원망도 안했습니다.

아이를 이웃친구의 손에 맡기고 경찰을 부르고 난리였죠. 친구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저를 경찰서로 병원으로 장례식장으로 태워다니며 일을 봤습니다. 

 

경찰서에서 조서를 쓰고있을때 작은시누가 와서 경찰이 건네주는 휴대폰을 뺏어가서 저희 대화를 뒤져보고, 연락을 해야하니 달라고했더니 자기가 보고 준다고 가져거버리더군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장례식장에 돌아가보니 그사이 시어머니와 큰시누이가 와 계시더군요. 

저는 같이 울줄았았습니다.

 

대뜸 저 때문이랍니다. 제가 안찾아서 나가서 죽었답니다. 유서에 저희 친정오빠에게 연락해달라고 경찰에게 쓴 글을보고는 제가 불편해서 제게 연락하지 말랬다고 하더군요.

제가 너무 놀랄테니 친정오빠께 연락해 달란 글이었고, 오빠에게 예약문자도 보내놨더군요. 빚 정리하는거 도와주고 저 일어설수 있게 한번만 되와달라고....

 

그 말이 어떻게 제가 불편해서이고, 제가 빈틈을 안보여서 제게 의논하지 못한말로 둔갑하는건지 참으로 기가 막히더군요. 그러더니 빈소앞에 앉아서 집사는데 작은시누가 1억을 해준거라는 소릴하더군요.

오면서 돈계산 했나봅니다. 시어머니가 준거는 돌려달리할 명분이 없으니 시누가 준걸로하고 8천이 1억으로 부풀려지더군요.

 

빚으로 죽은 사람에게 남은게 있었을거라 생각하는게 참으로 놀라운 사람들입니다.

그 집을 자기네 집으로 생각했지 싶습니다.

 

자기네 봉투 다 빼고 6백도 안들어온 부조함주며, 제게 장례비 내라하더군요. 저는 원래그런건가 했습니다. 오빠가 내라하거든 네 해라 하길래 그런건줄 알았습니다.

9백이 넘게나와서 오빠가 5백을 내어줬습니다. 자기네는 납골당이랑 49제, 천도제 부담하니까 저더러 내라고....(원래 기독교라고 교회다시니던 분들입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나는 세입자 전세금 마련하느라 정신없이 보내고 사망신고하고 금융거래조회하고 매일 정신없이 다녔습니다. 아이는 봐야하고 이사준비도 해야하고, 그사람 유품도 정리하느라 정신없는데 수시로 집값이며 집상태에 대해서 시누와 시어머니가 전화를 하더군요.

아이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사준비할때 이사비용에 보태고 아이 방꾸미는데 보태라고 2백만원 준걸 돌려보내라고 문자도 왔습니다.

전처가 내고 계약자인 보험금도 전처에게 연락하겠다는 시누입니다. 어머니가 낸 보험 있다며 그거 알아보라 하더이다. 다 자기네꺼라 생각하더군요.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지금 한정승인상속 신청중입니다. 저는 시댁에 다 떠넘기고 알아서 하라 하고 싶은데, 오빠는 아이 할머니가 서류넣고 다니시기 힘드니 네가 해주고 끝내자 해서 아직도 서류 발급 받는 중입니다. 부채확인서를 각 카드사마다 은행마다 발급받으라더군요....아이데리고 카드사 찾아가고 매일이 지치고 힘듭니다. 

 

이삿짐도 센터 창고에 맡기고 아이 옷가지랑 장난감 챙겨온게 다입니다. 친정집2층 세입자를 내보내고 살기로 했는데 집을 못구하고 계서서 저희는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서 정리하고, 우리보금자리도 이쁘게 꾸며놓고 안정을 되찾고 싶습니다.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글이 기네요. 나름 짧게 큰사건만 적었는데....

사별했다는 얘기만하니 왜 시댁욕을하나 남편원망하나 하고 오해하시는 분이 계실 것 같아 그간 제 사연을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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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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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구름과바우 | 작성시간 21.02.17 참....세상사 요지경...
    잘 이겨내리라 느껴집니다.
  • 작성자바부사랑 | 작성시간 21.02.18 에고~
    글이 너무 슬프네요~ 사람보다 돈이 먼저인 세상~ 인거 같아서 더 슬프네요!
    그래도 라미맘님 댓글이 다 긍정적이어서 보기 좋아요^^
    오늘도 내일도 언제나 항상 라미랑 웃으며 행복하게 하루 하루 보내길 바래요!
    화이팅~🌻
  • 작성자용접박사 | 작성시간 21.03.10 그 아픔과 어려움이 이해가 되내요.
    한정상속승인은 잘 하셨구요
    영구 임대나 임대 아파트 LH 홈페이지나 마이홈 싸이트에서 찾아 보세요
    한부모 가정이라 우선권이 있을겁니다.
    신은 인간 앞에 인간이 해결 할 수 있는 일만 내어 놓기에
    충분히 이겨 행복하게 사시리라 믿습니다. 힘 내세요 ^&^
  • 답댓글 작성자라미맘 수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3.10 감사합니다. 한정승인은 서류준비가 늦어져서 이번주쯤 법무사사무실에서 접수한다고 하네요. 집은 오빠집이지만 2층에 세입자 내보내고 살기로 했어요. 1층에 어머니 혼자계시거든요. 제가 가까이 살았으면 하셔서요. 아이에게도 할머니라도 같이 있는게 좋은 것 같구요.어머니가 계시는 동안은 옆에 살고 아파트는 그후에 알아봐도 될 것 같네요^^잘 적응해가는 중입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 작성자하늘 사랑 | 작성시간 21.05.08 용기 잃지 마시고 기도로 위로 받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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