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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특기/휴가외박

방공포 특기

작성자공군상담|작성시간09.12.14|조회수1,373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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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야기가 목마른 시대, 문득 방공포병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쓰기로 다짐했다. 내가 몸담고 있는 방공포대 이야기를 쓰자니 민망하지만, 굳이 그런 낯간지러움을 감수하면서까지 이곳의 이야기를 쓰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몇 달 전부터 나를 짓누르고 있던 자책감.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정훈장교로 2년 동안을 비행단에서 일했는데 처음 방포사에 왔을 때 방공포병의 역할과 현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이들이 공군 내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호크가 어떻게 생겼고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 SAM-X 사업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얼마나 많은 방공포병들이 얼마나 높은 고지에서 어떻게 적의 침입에 대비하고 있는 건지 하나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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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물론 방포사에 와서 8개월째 생활하면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됐지만, 전역하는 그날까지 비행단이나 관제부대 등에서만 근무하면서 방공포병에 대해 (8개월 전의)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전역할 이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웠다. 2년이 넘는 기간을 공군에 몸담으면서 우리 공군의 ‘주요 전력’이자 ‘진짜 공군’인 방공포병에 대해 뭐 하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가다니….


손질 한 번 못 받고 밖에서 비만 맞고 있는 내 자전거처럼, 쓰지도 않을 거면서 해약하지 않은 채 그냥 묵혀두는 은행계좌처럼 자책감과 함께 묵직하게 담아 둔 방공포병 이야기. 오늘부터 내가 쓴다. 아니, 내가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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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 미사일 조원(組員)훈련 장면


그동안 못다한 ‘진짜 공군’ 이야기는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번 주부터 4주 동안 여기 공감에 연재될 예정이다. 당연히, 나 혼자 쓰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여기 방포사에 와서 배운 것들 중 공군으로서 이 정도는 꼭 알았으면 좋겠다 싶은 이야기로 스타트를 끊을 뿐이고, 모자란 이야기들은 각 여단과 포대에서 직접 몸으로 겪은 이들이 보다 생동감 있게 채워줄 것이다. 그래서 결국 내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딱 하나다. 우리 방공포병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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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단 대공방어대에서도 볼 수 있는 발칸


사람 인(人)자가 두 개의 획으로 서로를 받치고 있듯, 제공권 획득을 위한 우리 공군의 작전도 공세제공작전과 방어제공작전으로 나뉘어져 서로를 받치고 있다. 공세제공작전이란 공중우세를 확보하기 위하여 적 지역에 대해 항공력을 공세적으로 운용하여 작전을 수행하는 것(우리의 전투기들처럼)이며, 방어제공작전은 우군에 대하여 공격을 시도하거나 침투를 기도하는 적의 항공력을 가능한 원거리에서 탐지하고 식별, 요격함으로써 적의 공중 공격을 차단하고 무력화하기 위한 작전(우리의 방공포병처럼)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 인의 한 획이 빠져버리게 되면 글자 전체가 쓰러져버리듯이, 방어제공작전이 없이는 (전쟁수행에 필요한 전력 및 자산에 대한 방어 없이는), 공세제공작전도 그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다. 곧 우리의 조종사들과 항공기들만큼이나 우리 방공포병들과 포대의 발칸, 미스트랄, 나이키, 호크와 같은 미사일도 소중한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 방공포병이 공군의 전면에 부각되지 못했던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항공기처럼 하늘 높이에 떠올라서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띌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깊은 산 속, 비행단의 외진 곳에서 은폐하고,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적기의 침입에 대비해 언제까지나 침묵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묵묵히 공세제공작전의 뒤를 받치고 있는 방공포병, 내가 이들을 ‘진짜 공군’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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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탄 사격대회 - 호크 발사장면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이제 조금은 ‘방공포병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어렴풋이나마 알았을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우리 공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방공포병에 대해 보다 제대로 알고 싶다면 다음 주에도 연재될 <진짜 공군, 방공포병을 아시나요?> 제 2편을 꼭 읽어주기 바란다.

2편부터는 지금까지 우리 공군이 알지 못했던 방공포병의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숨겨졌던 이야기들을 어떻게 찾아내느냐고? 일찍이 개그콘서트 <범죄의 죄구성>에서 검사님도 말씀하지 않으셨는가. 조사하면 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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