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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이야기

환상의 섬 위도

작성자노인장|작성시간16.02.02|조회수782 목록 댓글 9






파도가 넘실대는 고슴도치섬 위도 앞바다


대리 선착장에서 바다낚시를 담그고 있는 노인.


숭어 한 마리가 낚시바늘에 걸려 있지만,


랜딩할 생각을 하지 않고, 릴을 풀었다 당겼다 손맛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여름 내내 햇빛에 그슬렸는지 구릿빛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다.


휴일이 아닌 탓인지 낚시꾼들이 몇사람 있을 뿐 많지 않다.


방금 카페리가 도착을 했는지 섬 순환 버스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넘어 온다.


버스에서 마을 사람인 듯한 아낙네 몇이 내리고 마지막 40대 중반의 젊은이가 내린다.


이곳 저곳 두리번 거리더니, 선착장 낚시터로 향한다.


도시사람인 듯 피부색이 하얗다. 


햇빛을 차단하기 위함인지, 얼굴을 가리기 위함인지,


밀짚모자를 푹 눌러 쓴 것이 얼굴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구리빛 노인 옆에 자리를 잡고, 낚시대를 펼친다.


장비라야 달랑 릴 낚시대 하나, 그리고 등산배낭 하나.


능숙하게 구멍찌를 달고 바늘에 홍거시를 달아 바닷물에 낚시를 드리운다.


젊은이는 힐끔 힐끔 노인을 처다 보더니 뭔가 말을 걸려다말고, 찌를 응시한다.


( 참 노인네 할 일도 없나 보다. 낚시에 물고기가 걸렸으면 얼른 잡아 올릴 것이지, 뭐하는 짓이람. 참내.  허긴 내심정도 편치 않은데 내가 간섭할 일이 아니지. )


노인은 젊은이가 왔거나 말거나 아랑곳 하지 않고, 릴링을 하더니 팔뚝만한 숭어를 끌어 올린다.


그리고는 곧 바로 능숙한 솜씨로 다시 미끼를 달아, 투척을 한다.



젊은이는 건성으로 찌를 바라보며 비맞은 중처럼 혼자서 중얼 거린다.


“ 이놈의 자식 잡히기만 하면, 아주 죽여 버릴거다.  나쁜자식!  참 나도 한심하지


일손 놓고  사기꾼 같은 자식 찾아 다니다니, 참으로 한심해 휴~”


노인은 또 농어 한 마리를 건져 낸다.  벌써 몇 마리 째 인지 모르겠다.


젊은이는 낚시를 담구어 놓고, 먼 수평선 고깃배가 달리는 것을 응시하며, 담배를 하나 꺼내어 입에 물고 라이터 불을


붙인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담배연기를 뿜어 내던 젊은이는 낚시찌는 처다도 보지 않고 고개를 숙인체 무언가 생각에 잠긴듯 하다.


노인은 갯지렁이를 낚시 바늘에 꿰어 투척할 준비를 하면서 힐끔 젊은이를 처다 본다.


그때 젊은이의 낚시에 대어가 물린듯 찌가 곤두박질 치더니, 낚시대까지 끌고 들어 간다.


노인은 잽싸게 준비 중이던 자신의 낚시대로, 끌러가는 젊은이의 낚시대쪽으로 투척을 하더니 젊은이의 낚시줄에


자신의 낚시줄을 걸어 릴을 감기 시작한다.


“ 이봐 젊은이 낚시하러 왔으면 낚시찌에 온 정신을 모아야지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느라, 낚시대 끌고 가는 것도


모른단 말인가?  ”


“ 감사합니다. 어르신, 잠시 뭔가 생각 좀 하다가, 고기가 걸린줄도 몰랐습니다. ”


“ 젊은이 칼 가진 것 있나? ”


“네 ? ”


“아·~ 칼 가진것 있느냐구. 이놈 한 마리 회떠서 소주한잔 해야지. 바다낚시는 그런 재미로 하는 것 아닌가? ”


“ 있긴 있는데, 생선칼이 아니라서....”


“줘봐. ”


젊은이는 못이기는 척  배낭에서 칼을 꺼내 준다.


“이건 양날칼 아닌가?  이런 걸 어디다 쓸려구 가지고 다녀? 


생선회칼은 이런 것으로는 못써”


노인은 자신의 배낭을 뒤적이더니, 칼날에 고기가 그려진 횟칼을 꺼내서, 잡은 고기를 능숙하게 손질하기 시작한다.


젊은이는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좋은 횟칼을 두고도 날더러 칼을 빌려 달라니.....


능숙하게 손질하여 종이컵에 회를 담아 놓고는 배낭에서 소주와 초고추장을 꺼내어 놓고 젊은이에게 잔을 권한다.


낚시꾼 몇 명이 옆을 지나간다.


노인은 건성으로 처다 보았지만, 젊은이는 얼굴을 숨기는 듯 밀짚모자를 푹 눌러쓴 채로 힐끔 힐끔  지나는 사람들을


확인하는 듯 하다.


“ 자 한잔하세나.  세상살이 별거 있나, 욕심없이 이렇게 소주한잔에 행복해 하면 그만인것을, 사람들은 욕심 때문에


행복을 포기하고, 인생을 덧없이 흘려 보내고 있지.”


“어르신은 이동네 사시나요? ”


“그렇게 보여?  허긴 내 고향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  고향이 따로 있나 정들면 고향이지. ”


“그러시다면, 김성동 어르신을 아시나요? ”


“김성동이?  작년에 죽었다고 하던데,  왜 그 사람을 찾나?


“아니요. 그 분이 사시던 곳을 아시나요? ”


“저 위 가장 높은 곳에 띠뱃놀이 전수관이 있는데, 바로 밑집에 살았었다네. ”


“ 아 그래요.  그 곳에 지금은 누가 사나요? ”


“ 김성동이 죽고, 비어 있는 것 같던데. ”


“최근에 찿아 온 사람은 없는가요 ? ”


“ 잘은 모르겠네만, 최근에는 찾아온 사람은 없는 것 같던데. ”


“그래요?. ”


젊은이의 눈빛에 실망하는 눈초리가 얼핏 스치는 듯 하더니, 이내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위도 나가는 막배는 몇시에 있지요? ”


“ 왜 벌써 나갈려고?  아직 멀었어. 4시 40분 배가 막배라네.  자. 소주나 한잔 더 하시게”


“ 어르신은 낚시를 참 잘하시던데요?  ”


“이사람아 내가 보기엔 자네가 더 잘하는 것 같은데. 낚시 던지는게 아주 노련해. ”


“어르신은 여기 낚시를 자주 나오시나요? ”


“ 늙은이가 할 일이 뭐 있겠나,  매일 이곳에 나와 세월을 낚고 있다네. ”


“ 어르신은 참 행복해 보이시네요. 아무런 근심도 없으신 것 같고... ”


“ 나도 젊어서는 욕심도 많고, 돈도 많이 벌었었는데, 다 부질없는 일이더라구.


마음을 비우니 세상이 이렇게 편안한 것을, 욕심 때문에 젊은시절을 허송세월로 참 불행하게 살았지. ”


“ 세상은 참 험악한 줄 알았는데 어르신을 보니, 꼭 그런것만은 아닌듯 하군요. ”


“ 자네, 무슨 목적이 있어서 이 섬에 들어온 사람같아.  마음을 비우게. ”


“ 그렇게 보였나요? ”


“ 자넨 무슨 사연이 있을거야. 그리고, 눈에 살기가 넘쳐.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을 비우시게. 


그래야 자네가 살 수 있어. ”


“ 무슨 한숨을 그렇게 쉬는지.  자네 한숨 쉬는 소리에 고기가 놀래서 다 도망갔다네. ”


“제가 그랬나요?  ”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미움도 한숨도 이 바다속에 다 던져 버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가시게. 


마음이 편해야 하는 일도 잘 되는 법이라네. ”


“감사합니다. 막배 시간이 다 되네요. 저 그만 돌아 가야겠습니다. 어르신. ”


“ 하루 더 묵어 가시게. 나도 외로운데 잡은 고기 끓여서 매운탕에 소주한잔 더 해야 하지 않겠나? ”


“ 성의는 감사합니다만 신세지는 것도 그렇고, 돌아가서 해야 할 일도 있고....”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급하게 처리할 일도 없는 것 같은데, 어서 짐 챙기게나. ”


노인과 젊은이는 짐을 챙겨서 노인이 거주하는 곳으로 향하여 나란히 발걸음을 맞춘다.


“내가 거주하는 곳은 대리마을 맨 끝에 있는 집이야. 커다란 느티나무있는 바로 옆집.


이집은 내가 약간의 세를 주고 얻어 놓은 집인데 사연이 참 많다네. 


1993년 10월 10일 발생한 서해페리호 사건을 기억하시는가? 


그때 사망자가 292명이나 되었다네. 그 중에 이 동네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몇 명이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이집 주인 부부 모두가 수장이 되었다네. 당시 언론에서는 선장이 사고가 나자 먼저 살겠다고 도망쳤다고


언론에 뭇매를 맞았지만, 나중에 밝혀진바로는 선장은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위하여 키를 잡고 있다가


배와 함께 죽었다고 하네,  나중에 선채를 인양했을때 그때까지 키를 잡고 있었다고 한다네. “


“ 대단한 분이시네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만 살겠다고, 남들을 속이고 사기치고, 하는데 목숨을 바쳐서라도


자신의 의무를 다하다니, 참으로 대단해요. ”


노인이 거주하는 집안은 도시처럼 화려하고, 좋은 집은 아니었지만 올망졸망 방이 4개가 있었고,


도시가스는 아니었지만 엘피지 가스가 설치되어 있었고, 있을 것은 다 있었다.


노인이 끓여준 매운탕을 안주로 소주병을 몇 개째인지 비워질 무렵. 참고 참았던, 젊은이의 사연이 설움에 복받친듯


눈물과 함께 지난 사연을 토해낸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해 주십사 하고 글을 올렸는데도,  믿음이 가지 않으신지, 전혀  질문이 없네요.


믿으셔도 됩니다.  노인장은  25년 이상을 경매와 함께 살아왔고, 13회 공인중개사부터  26회 공인중개사 실무교육을


강의 하고 있습니다. 주 강의 내용이 경매에 관한  권리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질문이든  경매에 관한 것이라면  최선을 다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白首北面   노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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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비타100 | 작성시간 16.02.03 감사합니다
  • 작성자고운맘 | 작성시간 16.02.05 소설을 읽는거처럼 빨려들어갑니다
    다음글이 기다려지구요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대전가을바람^^ | 작성시간 16.02.09 경매이야긴줄 알았네요~ㅎㅎ
  • 작성자후레쉬마트 | 작성시간 16.03.05 감사
  • 작성자진주품은 | 작성시간 16.03.11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전율이 오가는 평온한 글을 읽는
    사람의 욕심,,,
    그 누가 자신을 알리오만,
    시간이 흐른뒤에야 욕심인지 아닌지,,]]아는게 인간인듯 합니다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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