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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이야기

江湖의 고수들 3

작성자노인장|작성시간16.01.17|조회수295 목록 댓글 13

 

“뭔가 오해 하시는 것 같은데, 저 중간에 돈 먹은 거 없습니다.”


“그럼 다행이고. 잘못하면 사기꾼 되는 경우가 있어 조심하시게   그럼 전화 끊네 ”


김상중은 울화가 머리끝 까지 치밀었다. 아직 돈은 맛도 못 봤는데,  이 영감태기가 내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잖아.


내가 중간에 장난 칠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노인네가 욕심이 너무 많아.  어디 영감태기 뜻대로 잘 되가나 보자.


김상중은 다시 은영에게 전화를 한다.


“ 아~ 사모님?  저 김상중입니다.  낙찰자와 통화를 했는데, 막무가네 입니다.


욕심이 얼마나 많은지 도대체 씨알이 안 먹히네요. 그냥 뇌 둡시다.


건물을 절반으로 자를 수도 없고 기껏해야 부당이득으로 월세나 청구할 텐데. 세 얻으신 셈치고, 월세나 줄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노인네가 노후 대책으로 월세 받아 생활 할 생각 같아요. ”


“ 아니 제값 주겠다는데도 안 판대요?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


“글쎄요. 무슨 생각인지 속내를 안 비취니 알 수 가 있어야지요. 그쪽으로 혹시 전화 안 왔어요? ”


 “네 이쪽으로는 아무런 연락이 없어요. 아직 까지 한번도 . ”


“ 참 이상한 노인이군요. 대부분의 낙찰자들은 잔금도 치르기 전에 전화하고 만나자고 하고 별 짓을 다 하는데. 


조금 기다려 보세요 아마도 조만간 무슨 연락이 있을 것입니다.  낙찰자도 자선사업 하자고 낙찰 받은 것은 아닐 것이고.


이 방법 저 방법으로 골탕이나 먹이다가 지치면 협상이 들어오겠지요. 그렇게 아시고 무슨 연락이 있으면 다시 전화 주세요 ”


“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교수님만 믿고 그냥 기다릴게요. ”


김상중은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낙찰자가 직접 전화를 해서 내가 제시한 금액과 은영이 제시한 금액이


 맞지 않으면 중간에 착복 할려고 한 것이 들통이 났을텐데,


허긴 조금이라도 싸게 협상을 할려고 했다고 말하면 그만이지만.


김상중의 전화를 받은 은영은 침통한 표정으로 물끄러미 창 밖을 내다 보고 있었다.


친정 아버지가 어려움만 당하지 않았어도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았을텐데, 허긴 친정 아버님은 이 보다 더한 고통을 받고


 계실 것을 생각하니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남편인 김원장과 의논을 해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외출 준비를 한다.


서정동 병원에 도착한 은영은  김원장이 진료중이라 원장실에서 혼자 기다린다. 


김원장의 책상에는 지난번 에버랜드에서 찍은 아들 원이의 천진난만한 표정의 사진이 놓여 있다.


은영은 사진을 어루 만지며 지금쯤은 유치원에서 놀고 있을 아들 원이 생각을 하면서 연민의 정을 느낀다.


“ 어! 당신 언제 왔어. 어때 진행하는 일은 잘 돼가? ”


“그게 잘 안되네요.  김교수 말로는 낙찰자가 너무 욕심을 낸다고 하는 것 같아요. ”


“욕심을 내다니, 아 감정가대로 준다는데도 싫테? ”


“그게 아니구 김교수는 협상을 해서 조금이라도 싸게 해 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


“그야 우리는 조금이라도 싸게 사면 좋긴 하지만,  낙찰자가 너무 욕심이 많은가 보군. ”


“김 교수 얘기로는 낙찰자가 연세가 많으신 분이라 노후 대책으로 월세를 받을려고 한다는 것 같데요. ”


“그럼 그렇게 하지 뭐. 우리도 넉넉해서 살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일부 대출을 받으려고 했는데 은행 이자주나 낙찰받은


어르신네 드리나 마찮가지 아니야?  그럼 그렇게 해결하도록 하지 뭐 ”


“ 그래도 괜찮겠어요? ”


“병원도 잘 되는데,  뭔 걱정이야.  은행이자 줄걸 어르신네 드리면 어르신네도 노후 안정된 생활을 하실테고,


우리도 부채 걱정 없이 맘 편하게 운영할 수 있고,  좋잖아?  그런데 낙찰받았다는 어르신네 연락은 왔어?  ”


“ 아니요. 경매하는 사람들 무서워서 김교수한테 부탁을 해서 알아 본거예요. 김교수 얘기로는 낙찰받으신 분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같으니까, 그 냥 놔 두었다가 자기 지분에 대한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으니까.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할거래요. 그럼 법원에서 년 5% 정도로 계산해서 월세를 산정 해 판결해 줄거라고 하네요. “


“년 5%면 월 4% 조금 넘네. 그럼 더 잘됬지 뭐. 요즘 은행이자도 6~7% 하는데, 그럼 그렇게 하자구.  원이는? ”


“ 아직 유치원에서 올 시간이 않됬어요. 이제 들어가 봐야 해요. ”


“ 그럼 경매건은 김교수 이야기 대로 처리하고, 얼른 들어가 원이 오기 전에 나도 수술 들어가야 해.  ”


은영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어쩌면 더 잘된일지도 모른다는 김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한결 맘이 편해졌다.


그래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김교수가 전문가이니 하라는 대로 하다보면 무슨 결말이 나겠지. 잘 될거야.


그날 이후로는 김상중이나 낙찰자라는 노인한테도 연락이 없어 궁금했는데, 인터폰 벨이 울린다.


“누구세요.  ”


“우편배달인데요, 등기가 왔네요 도장 준비하시고 나오세요. ”


“무슨 등기일까?  ”


“ 여기요. 도장 주시고. 오은영씨 맞지요?  법원에서 왔네요.  ”


“법원이요?  ”


은영은 아마도 김상중 교수가 말 한대로 부당이득청구 및 임대료 청구 일것이라 지레 짐작을 했다.


그런데 봉투를 열어 내용을 읽어 보니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공유지분 분할청구 소송?  이건 뭐지. 건물을 반으로 나누자는 이야기인가? ”


법률 용어도 생소하지만, 이런 일을 처음 당하는 은영으로서는 이해 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느물 거리는 김상중에게 전화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김상중의 도움이 절실했다. 


“ 안녕하세요. 김 교수님.  저 오은영입니다.  ”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천하일색 오은영 사모님 아니신가요?  ㅎㅎ ”


“법원에서 뭐가 날라 왔네요.  내용을 보니 공유물 분할청구소송이라고 되어 있네요.   이게 뭐지요?  “


“ 허허 욕심쟁이 노인네  한동안 연락을 안했더니 기어코 일을 내는군요.  걱정하지 마세요.


건물을 반으로 자를 수도 없고, 법원에서는 서로 협의로서 해결하도록 하는데  이것이 잘 안될때는 경매를 시켜 버려요. 


 이런 것을 형식적 경매라고 하는데  그러면, 그 때 다시낙찰을 받아 버리면 될것 같습니다. 오히려 잘됬네요 ”


“ 이해가 잘 안되네요. 빚 진것도 없는데 경매를 시키다니요. ”


“헤헤 그러니까 경매가 어렵지요. 제가 다시 한번 낙찰자 노인네에게 전화로 타협을 해 볼께요.


걱정하지 말고 맘 편하게 기다리세요.  ”


“알겠습니다.  그럼 전 교수님만 믿고 기다릴게요  낙찰자와 협상이 되면 연락 주세요. ”


김상중은 혼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늘이 나를 굽어 살피시는구나.  이것으로 끝난줄 알았는데, 다시 경매라니, 


위치나 상권 좋겠다. 병원에 손님이 많다는 내용은 잘 알겠다. 지난번 배운 학생중에 남편이 대학병원에 근무하는데


나와서 개업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병원할 자리 좋은 거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했지,  기회가 아주 좋군.


그러면 수수료도 상당히 짭짤하겠군.  좋은 기회야.  노인네에게 전화 해봐서 9억 준다고 협상을 해보고 잘되면


10억중 1억은 짤라 먹는거고, 욕심많은 노인네가 안된다고 하면 낙찰시켜서 뺏어 버리면 되는거지 뭐.


“ 안녕하세요 어르신, 헤헤.  저 김상중입니다. ”


“전화 하지 말라고 했는데 웬 일인가?  ”


“ 어르신 도와 드릴려고 하는 거지요 뭐.  ”


“ 난 자네 도움 받을 일 없는데.  ”


“다른게 아니고, 병원측에서 9억에 사겠다는데  잘 된일 아닌가요?  ”


“뭐가 잘된일이야? ”


“너무 그러지 마시고, 협상을 하시지요.  한번 만난 뵐까요?  ”


“자네 같은 사람 만나고 싶지 않은데. ”


이 노인네 세상 물정 모르고 되게 뻐팅기네. 정말  어쩌다 물건 하나 잘 잡았다 이거지?


“ 어르신 분할청구 하셨더군요.  어르신도 지분은 유찰이 심하다는 거 잘 아시잖아요. 그러다 병원원장이 덜컥 낙찰 받아


버리면 9억 그 돈도 다 못 찾아요. 이쯤에서 서로 협상하시는 것이 좋을 듯 싶은데요. ”


“협상?  그거 참 좋지,  좋은게 좋은 거니까.  ”


이제야 씨알이 먹혀 들어가는구나  앗싸아~


“하지만 말야 자네가 낀다면 협상 안해. 그냥 밀고 가지 뭐. ”


“뭐요?  이 양반 보자 보자 하니까. 정말 ”


“누가 봐 달라고 했어?  난 자네하고 통화도 하고 싶지 않다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그리고, 경매에 붙여지면 다른 사람이 낙찰을 받을 지도 모른다.그럼 잘된거지 뭐 너도 못 갖고 나도 못 갖고,


그런데 병원원장이 덜걱 낙찰을 받아 버린다구? ”


“그렇잖아요. 다른 사람이 받든 병원장이 받든. 어르신은 어쩟튼 손해잖아요.  ”


“걱정 마시게 손해를 봐도 내가 볼 것이니까.  그런데 말야 자네 공부 좀 더 해야겠는 걸. 멀었어. 한참 공부 더 해야겠어. ”


“어르신네 연세 드셨다고 대우 해드렸더니 정말 너무 하시는 거 아닙니까? 저를 얼마나 아신다구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하십니까? 저도 할 만큼 한 사람이라구요.  ”


“글세 다른 사람도 낙찰을 받을 수 없을테고,  병원원장은 더군다나 낙찰을 받을 수 없을거네. 전화로 자네 같은 사람한


테 경매 강의 하고 싶지 않고,  이만 끝내 다시는 전화 하지 말게. ”


완전히 무시 당하고 나니 열불이 터진 김상중은 울그락 불그락 어쩔줄을 모른다.


내 기어코 병원장이나 다른 사람이 낙찰을 받도록 할 것이다.


노인네 코가 납작해주도록,  감히 이 김상중이를 무시하고 놀려?  그 결과가 어떻게 되나 봐라.


“아~ 사모님. 저 김상중입니다. 욕심쟁이 고집불통 노인네 도저히 협상이 안되네요.


그냥 낙찰을 받아 버리십시오. 도저히 말이 안통해요. 그게 상책인것 같아요.  이번에는 2번 떨어지면 65%정도에 받아


버리세요 그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만 된다면 노인네에게 주는 것 보다 더 싸게 사는 거 잖아요. 그렇게 하세요.”


“잘 알겠습니다. 남편 들어오면 의논해 볼께요. 감사합니다.  ”


은영과 전화를 끊은 김상중은 지난해 교육을 받았던 가회동 사모님께 전화를 한다.


“ 사모님 저 김상중입니다.  안녕하시지요? ”


“아 네. 교수님. 안녕하세요. 웬일로 전화를 다 주시고....”


“네 지난번 부탁하신 병원자라. 아주 좋은 물건이 나올 것 같은데 그래서 미리 연락을 드리는 것입니다. 준비하시라고.  ”


“ 어딘데요. 대충 가격은 요?”


“ 경기도 송탄인데, 위치도 좋고, 손님도 많아서 아주 잘되는 자리랍니다. ”


“그렇게 잘 되는 자리인데 왜 경매가 나오지요?  ”


“ 아 다 사연이 있답니다. 그런 점은 걱정 하지 마시고, 준비나 하세요.  아마 저한데 감사하다고 할 것입니다.


수수료나 두둑이 주시구요. 헤헤.”


“알았어요. 조만간 사무실로 찾아 뵐께요.  ”


야호 ~  일이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김상중은 희희낙락이다.


강남의 300억 짜리 공투만 잘되도 10억 정도는 떨어질 것이고.


이 병원껀도 잘만 하면 1억은 챙길 것 같다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우쭐해진다.


김상중의 연락을 받은 은영은 고민을 하다가도, 전에 64% 조금 넘게 낙찰이 되었으니 이번에는 안전하게 70% 정도에


낙찰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쩟튼 낙찰을 받는 방법외에는 없는 것 같고, 이일은 남편과 의논해서 하면 될 것 같기도 하였다.


김원장에게 전화를 하여 김상중과 의논한 것을 보고하고, 자세한 것은 집에 퇴근하여 의논하자고 하였더니,


오늘은 동창 모임이 있어서 늦을 것이라고 한다.


평택시내 널따란 정원이 있는 한정식집


김원장과 고교 동창생들의 모임이 한창 진행 중이다.


김원장은 동창중에서도 단연 인끼가 제일 좋았다.  집안이 좋아 어려서부터 어려움을 몰랐고, 공부도 잘하여 서울의 명


문의대를 나와 전문의가 되었고, 공부하느라 결혼이 늦었지만. 처갓집도 부자였고, 더군다나, 부인이 천하일색 미인인지


라 동창들도 그를 시샘할 정도였다.


“어이~ 병도! 참 오랜만일세 !  ”


“어 그래 .  정훈이  잘 지냈는가? ”


“나야 장돌뱅이 항상 그렇지 뭐.    자네는 병원 잘 되지?  “


“ 병원이야 그럭 저럭 되긴 되는데, 머리 아픈일이 조금 있어서....  ”


“무슨 일인데,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 줄게 ”


“말은 고마운데,  자네 힘으로 될일이 아니야. ”


“ 이사람아  평택 바닥에서 내 힘으로 안되는 일이 어디 있어. 말해봐  ”


김원장의 친구 정훈은 비록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아 대학 진학하는데는 실패 했지만, 놀기 좋아하고, 대인관계가 넓어


 평택지역에서는 상당히 발이 넓은 편이었다. 집안도 넉넉지 않아지만 항상 그늘이 없이 낙천적인 성격이었고,


김원장은 부잣집 아들답게 공부만 하는 우등생이었지만,  정훈과는 대조적이어서 잘 안 맞을 것 같으면서도 항상


붙어 다니는 죽마고우 였다.


“실은 우리 병원이 경매가 됬어. ”


“무슨 소리야. 부잣집 아들이겠다. 병원 잘되겠다.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


“자네도 잘 알잖아  개원할 때 장인과 우리 아버지가 반반씩 자금을 대어서 개원 했다는 거. 


그런데 장인 어른의 사업이 좀 어려운 것 같아. 잘 되겠지 하고 마음 놓은게 잘못 된것같아. ”


“그럼 뭐가 걱정이야. 경매 하는 놈들 돈 벌자고 하는 짓일텐데, 너희 집 부자겠다. 병원 잘 되겠다.


그 동안 벌어 놓은 것으로 도로 사버리면 그만이지. ”


“그게 그렇지 않아. 아주 고약한 낙찰자를 만난 것 같아. 감정가에 사겠다고 해도 막무가네야. 그러더니 분할 청구소송이


 들어 왔잖아 . 도통 낙찰자 속을 모르겠어. ”


“그럼 어떡하니.  경매 전문가를 한번 만나서 상의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


“그렇지 않아도 원이 엄마가 경매학원 교수라는 사람과 상담을 여러번 해 보았는데, 낙찰자가 나이 드신분인듯 한데,


욕심도 많고, 괴팍해서 협상이 잘 않되나봐. ”


“아 참  너 딱총 선배 알지? ”


“으응~  주먹쟁이 선배 ?   알지. 어지간한 등치도 한방이면 날아간다는 돌주먹 선배. ”


“그 선배가 경매 전문가 아니냐. 뭐라드라 무슨 부동산협회에서 경매강의 한다고도 하고, 경성대학에서도 경매강의를


 한다고 하지 아마. ”


“ㅎㅎ 주먹쟁이가 언제 공부를 해서 강의를 다 한다냐. 좀 우습네. ”


“응 정비공장인가 뭔가를 채려서 한참 잘 나간다 하더니, 슬며시 사라졌다가 작년엔가 평택에 다시 나타나서는 명함을


 주는데, 경매 강의를 한다고 하더라구.  한번 만나볼래 ?  ”


“야 경매교수도 해결을 못하는데, 딱총 선배라고 별 수 있을라구? ”


“야. 경매학원 선생 사기꾼이고 순 깡통이라구 하더라. 신문도 못 보았냐.  수강생들 투자금 받아 도망가서 지명수배


내린 사건이 어디 한 두건이냐?   그리고, 딱총선배야. 명색이 부동산협회 강사라는데, 더군다나 우리학교 선후배인데


도와 주지 않을까? ”


“그렇긴 한데, 딱총선배 나하고는 친하지 않잖아. ”


“ 야 임마, 딱총선배하고 나하고는 잘 통하잖아  학교다닐때 내가 딱총선배 딱가리 노릇 좀 했잖아. 내가 부탁하면 도와 줄거야. ”


“그럼 내가 다리 좀 놓아줄래? ”


“ 그러지 뭐.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지금 전화  해보자. ”


어려울땐 친구밖에 없나 보다. 생각지도 않았던 친구에게 도움을 받다니,


그리고 학교다닐때 꼴통짓만 하고 다니던 선배가 경매강사라니 뭔가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선배님 저 정훈인데요. 별일 없지요. ”


“# $ % ^  ”


“오늘 동창회 하느라 좀 시끄러워요.  어쩟튼 내일저녁 시간 좀 내주세요. 술 한잔 하게. ”


“ * & ^ % $ # ”


“병도야. 딱총선배와 내일 저녁 만나기로 했다.  시끄러워서 도저히 전화로는 대화가 않될 것 같고해서. 


내일 관계서류 모두 가지고 나오란다.  내일 만나서 의논하기로 하고, 오늘은 기분 좋게 술이나 마셔.


다른 친구들도 있고 하니까. ”


“난 내용을 잘 모르고, 집사람이 자료를 가지고 있으니까. 내일 같이 나가는 건 어때. ”


“그래도 상관 없지 뭐. 그래야 재수씨 이쁜 얼굴도 한번 보고. ㅎ ㅎ ㅎ”


“아무리 도움을 받는 처지라지만 말은 똑바로 해라. 형수님이지 임마. ^^ ”


다음날 평택동 한정식집에 모인 4사람. 선후배지간에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딱총선배 체격은 그리 크지 않지만 예나


지금이나 단단해 보이는 것은 나이답지 않게 그대로이다.,


음식을 주문한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기전 서류검토를 시작한다.


“먼저 경매정보지나 인터넷에서 출력한 사건 정보를 볼까? ”


은영이 출력한 정보지를 넘겨준다.


“ 음. 감정가 10억 지분경매이고, 6억 4,500만원에 단독입찰이네. ”


“지분경매에 참여할 정도이면, 뭔가 냄새를 맏고 대들은 것 같고........


낙찰자가 경매꾼 냄새가 좀 나는데. 아니면 초보자가 싸다는 것 하나만 믿고 대들었던가.....”


“낙찰자가 도저히 알 수 없는 사람 같습니다. 집사람이 서울에서 경매학원을 운영하는 경매교수라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도로 감정가에 사겠다는데도 막무가네로 전화를 끊어 버리는 등, 대화에 응하려 하지 않는 답니다. ”


“팔 생각이 없나 보지 뭐. ”


“그럼 임대를 하겠다던지, 뭔가 말이 있어야 하는것 아닙니까? ”


“그럴수도 있겠지. 임대수입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렇다면 경매꾼은 아니지. ”


“글세요. 이해가 안가요. 팔지도 안겠다.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것도 아니다. 뭘 어쩌겠다는 속샘인지 답답해 죽겠어요. ”


“ 그 다음에 진행된 것이 없나? ”


“아니요. 있어요. 이번엔 분할청구소송이 들어 왔어요. ”

“분할청구?    뭔가 냄새가 나는데...  이것은 아닌데,....  조금 이상하군.


분명 뭔가가 있어. 감정 싸움이 아니면 이런 경우는 별로 없는데.... ”


“저희하고 감정싸움 할게 뭐 있겠어요. 아직도 낙찰자 얼굴도 못 보았는데요 뭘. ”


“한번도 못 보다니. 이지경까지 진행이 되었는데 한번도 못 보았다구? ”


“저희는 잘 모르니까. 집사람이 경매교수한테 해결해 달라고 부탁해서 그양반을 통해서 모든 이야기를 들었지요 뭐. ”


“그렇다면, 경매교수라는 사람과 낙찰자와 무슨 사연이 있어 보이는데.... ”


“무슨 사연이라니요.  경매교수도 저희를 도와 줄려고, 처음에는 낙찰이 되자 마자 낙찰자와 통화하여 5,000만원 줄테


니 취하 동의서를 써 달라고 해도 싫다고 하는 걸 봐서는 낙찰자가 너무 욕심도 많고 고지식한 것 같아요. ”


“취하 동의서 써주는데. 5,000만원을 주겠다는데도 싫다고 한다고? ”


"낙찰자가 이상한 사람이네.  취하서를 안해준다해도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있으면 충분히 경매 자체를 취하 시킬 수 가


 있을텐데. “


“글쎄요. 그런 방법이 있다고 해서 해볼려고 했는데  뭔가 잘못되서 시간만 낭비하고 결국 낙찰자가 잔금을 냈더라구요.


 할수 없이 감정가에 도로 사겠다는데도 낙찰자가 막무가네라고 하네요.”


“이상하군. 경매꾼이라면, 무조건 좋다고 할텐데, 감정가에 사겠다는데도 싫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


“그렇다니까요. 저로서도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아요. 그러더니  분할청구소송이 들어 왔더라구요. 토지는 그렇다치더라


도 건물을 어떻게 절반으로 나누어요. 이해가 안되잖아요. ? ”


“ 낙찰자가 상당히 감정이 상해 있는 것 같은데. 한마디 의논도 없이 무조건 분할청구하는 경우는 못 봤는데.....  이상하군. ”


“ 경매학원 교수라는 분은 서로 협상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경매에 붙여서 현금화 하여 나누어 준다고 하더군요.


그럴 경우 경매로 다른 사람이 낙찰을 받는다면, 그럼 우리는 병원을 할 수 가 없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으니, 우리보고 낙찰을 받으래요. 그래서 낙찰 받을 준비를 하고 있어요.  ”


“그건 아닌데, 지분에 의한 분할청구를 하는 경우 서로 협상이 잘 안될 경우에는 경매에 붙여서 현금화하여 배당하는 것


을 형식적 경매라고 한다는 것은 맞지만, 이러한 경우 공유지분권자 누구도 경매에 참여 할 수는 없는 것이지.


지분권자 모두가 서로간에 채무자가 되므로 일반 입찰절차에서 채무자가 경매절차에 참여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보면 맞을 거야.  ”


“아니 그렇다면, 선배님. 우리가 낙찰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인가요?,  ”


“그렇지 김원장이나 낙찰자 모두가  경매대상 물건 소유자 겸 채무자이므로 두 사람 다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이지,


 경매교수라는 사람이 이런 것도 몰랐다니 상식 밖이군.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


“방법이라니요.  우리가 낙찰을 받지 못하면 피해가 너무커요. 어떻게든 낙찰을 받아야 해요.  병원시설도 그렇고,


이제껏 쌓아온 고객과의 신뢰도 그렇고,  더군다나 경매가 진행된다면, 또 유찰이 몇 번 될것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또 피해를 보게 되잖아요. 이거 큰일 났네.  선배님 우리가 낙찰 받을 수 있는 방법 좀 가르켜 주세요.  ”


“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나. 자네 부모님이나 형제들 명의로 낙찰 받으면 그만이지. ”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어이쿠 선배님 감사합니다, ”

“ 뭘 감사까지야.  법률이라는 것이 그래, 조그마한 것이라도 지나치면 치명타가 올수 있고, 조금만 신경쓰면 아주 좋은


 약이 되기도 하지. ”


“컬럼버스가 계란을 깨트려서 세우는 것과 같은 이치군요. ”


“하지만 말이야, 꼭 자네에게 낙찰되란 법이 있나?  다른 사람이 낙찰 받는 경우도 생각을 해야지. ”


“ 아 그렇군요. 그건 생각도 못했네요.  그럼 처음부터 아주 높은 가격으로 낙찰을 받아야 겠네요. ”


“그렇겠지. 그래도 100% 자네 가족이 낙찰 받는다는 것을 장담할 수 있을까? ”


“그것도 장담 못하겠네요.  이거 머리가 아파오는데요. ”


“세상 모든 일은 법만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네.  낙찰자를 한번 만나봐. 남들만 시키지 말고,  남들만 시키고 당사자


가 나타나지 않으면, 성의가 없어 보이지 않아?  ”


“ 그렇긴 하지요. 제가 조금 바빠서 집 사람 시켰는데,  집사람도 경매라는 것을 잘 모르니 경매교수라는 사람에게 부탁


했던 것 같은데,  잘못된 것 같군요. ”


“ 낙찰자 연락처는 알어?  ”


“ 그럼요. 법원에서 알아 냈어요.  여보  낙찰자 연락처 선배님 보여드려  ”


은영이 보여준 낙찰자의 성명과 전화번호를 보더니,  딱총 선배의 눈이 별안간 커진다.


“이분 얼굴을 봤어? ”


“아니요. 한번도 뵌적이 없다고 했잖아요, 왜 그러시지요.? ”


“이분에 대해서 아는게 아무것도 없어 ? ”


“ 아무것도 몰라요. 전화 통화도 김상중교수라는 사람이 전부 했으니까....   연세가 조금 드신 것 같다고 하더군요, ”


“ 이럴수가.....  아마 지금쯤은 70세가 넘으셨을 거야.  ”


“아는 분이세요? ”


“ 그 분이 맞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만나보세.  본인들끼리 타협해야 할 것이지만,  그 분이 맞다면, 나도 찾아 뵈야 해,


내일 시간 좀 내 줄수 있겠나?  ”


“바쁘긴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일을 해결 할 수만 있다면, 무조건 시간을 내야지요.”



김원장과 그의 아내 오은영. 그리고 딱총은 평택IC를 빠져나와 서해안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선배님. 저희 보다 선배님이 더 흥분하시는 것 같아요. 도대체 낙찰 받으신 분이 누구시길레 선배님이 이렇게 흥분을 하시는가요? ”


“확실치는 않지만, 낙찰자가 내가 알고 있는 허무행 어르신이라면, 자네보다 내가 먼저 찾아뵈야 할 분이야. ”


“선배님하고 그 어르신하고는 어떤 사이인데요.?  ”


“이야기를 하자면 상당히 길어, 나에겐 생명의 은인이자 사부님이시거든 ”


“ 생명의 은인은 뭐고, 사부님은 뭔소린지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는군요. ”


“10년 전쯤 일이야.  내가 젊은 나이에 사업이랍시고, 일을 벌였다가, 동네 건달 사깃꾼들에 속아서 쫄딱했지 뭔가. 


자네도 알다시피 내 성질이 한 성질 하지 않아? ”


“잘 알지요.  학창시절에 평택시내에서 선배님 모르면 간첩이라고 까지 했잖아요. 아무리 덩치가 큰 사람들도 선배님


주먹 한방이면 나가 떨어지지 않는 사람이 없었잖아요. 그래서 딱총이란 별명도 붙었고요. ”


“부모님 재산 물려 받아 시작한 첫사업이 사깃꾼들의 농간질에 넘어가 쫄딱 망했지 뭐야.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더군.


젊은 혈기에 이놈들을 찾아내 죽여버리고 싶었던거야.


그래서 여기 저기 수소문 끝에 세놈 중 한 놈을 찾아냈지. 대천 청북의 여관방에서 노름을 하고 있더군.


그 놈을 끌고 야산으로 올라간 거야. 아주 작살을 내서 파묻어 버릴 요량으로. 건달답게 한가닥 하더군. 업치락 뒤치락


 30분 정도를 싸웠는데도 승부가 나질 않는거야.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나머지 두 놈이 뒤 쫒아 온거야. 3대1이 되니.


 전세가 완전히 불리하게 됬지 뭐야.   제길.  얼마나 맞았는지 몰라. 초죽음 상태에서 비몽사몽 헤메이고 있는데,


왠 초로의 노인이 산에서 내려오다가 이꼴을 보고는 호통을 치시는거야. “





“네 이놈들, 뭣들 하는짓이야?  ” 


“꼰대는 그냥 못 본척 가슈. 험한 꼴 당하기 전에. 이새끼 버릇 좀 고치고 있으니까 ”


“ 이놈의 자식들 말버르장머리 하고는,  사람을 초죽음을 만들어 놓고, 버릇을 고친다고? ”


“ 아이 씨블. 그냥 가라니깐  재수없게. 험한 꼴 보실려우 ”


“고놈 알긴 아네. 네놈들 정말 오늘 재수 없는 줄 알아라. ”




“ 한놈이 초로의 노인과 한판 붙었는데, 이건 예상밖에 일이 벌어진 거야.  젊은이가  힘 한번 못 써보고 노인에게 제압을


 당하더라구.  나머지 두 놈이 함께 대들었는데도 결국 두 놈 다 무릅을 끓게 만들어 버렸어. ”


“ 정말 그런일이 다 있어요? ”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겠지. 그런데 사실이었어. 세놈들 모두 출행랑을 처 버렸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던 나를 들쳐업고


병원에 데려다 놓는 바람에 내가 살아난 거야 ”


“나중에 알은 얘기지만,  그 분이 허무행 어르신이었어. 


그분은 자유당시절  단국대 럭비선수였는데, 자유당의 독재정치와 부정부패에 학생들이 반기를 들은거야.


그것이 바로 4.19학생사건이야.  당시 자유당은 경찰과 정치깡패들을 이용하여  학생운동을 제압하려 했지. 


당시의 정치깡패인  이정재. 유지광과 , 경찰서장이던 곽영주 3인방이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시절이었어. 


학생시위에 가담했던 허무행 어르신이 유지광의 부하들에게 제압당하여 끌려 갔는데, 유지광이도 단국데 출신었거든.


학교 후배이면서 기골이 장대하고 패기가 넘쳐흐르는 허무행 어르신이 유지광의 마음에 든거야.


유지광의 위협과 감언이설에 속아 유지광의 휘하에 들어 가셨지. 행동대장으로 말이야.


어르신이 평생 후회하면서 세상과 등지고, 산속에 묻혀 자연과 함께 하시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야. 학교 선후배라는


 이유로 잠간 판단을 잘못하여 유지광의 휘하에 들어간 것을 평생 후회하면서 죄인으로 살으시겠다고..... 


그런 분이시니 동네 양아치 정도야 간단히 제압이 된거지.  그 분이 아니셨다면 아마도 나는 청북 산속에서 죽었을지도


 몰라.  무술을 하신 것이 아닌 실전 싸움꾼이셨거든”


승용차는 보령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성수터널에 진입하고 있었다.


“그래서 생명의 은인이라고 하셨군요.  그럼 사부님이라는 말씀은 무슨 뜻이지요?  ”


“궁금하겠지.  내가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오는데는 그분의 가르침 때문이었어.  ”


“그럼 그분에게서 경매를 배우셨단 말씀인가요?  ”


“그런 샘이지.  당시의 경매는 일반인이 참여하기가 어려웠어. 대부분 주먹패거리들만이 참여하는 것이 경매였어. 


이정재와 곽영주는 사형을 당하였고, 유지광은 1급으로 분류되어 징역형에 처해져 옥살이를 하였고,


남은 패거리들은 법원경매에 참여하여 이득을 얻어 조직을 유지했던거야.  주먹패거리들 대부분은 학력이 짧았지만


그래도 어르신은 중퇴했지만 대학물까지 먹으신 분이야, 경매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셨지. 


당시는 입찰방법이 입찰제가 아닌 호가제였어. 그러니 부조리도 심했고, 주먹패거리들이 이권을 차지하기에는


그 보다 좋은 게 없었어.  그러다 부조리가 너무 심해지자 1991년부터 입찰제로 바꿔버렸어.


제도가 바뀌자 주먹패거리들의 법원 입찰참여가 제한을 받게 된거야. 허지만 어르신은 머리가 잘 돌아 갔던지라,


새로 바뀐 제도를 숙지하고, 연구하여 그에 적응을 하셨어.


실전과 실력을 겸비하셨던 어르신은 조직속에서 나와 산으로 들어 가셨어.


가끔은 입찰에 참여하여 생활비는 걱정이 없으셨을터이고, 산에서 체력단련을 하시다가 이상한 비명소리를 듣고


세명에게 당하던 나를 구하셨던 것이고, 가진것 다 잃고, 세상을 비관하고 삶의 의욕마져 잃은 나에게 그분은 희망을


주셨어. 


나는 2년동안 그 분의 가르침아래 실전과 이론을 배웠어. 돈버는 방법으로 경매를 가르치셨다면, 난 어르신을 존경하지


않았을지도 몰라. 돈을 벌기위하여 경매를 하는 것은 맞지만, 남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에 나도 처음엔 이해


할 없었지. 남의 잘못된 일에서 이익을 찾는다는 경매꾼이 무슨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 얼토당


토 않은 소리로 들리더라구.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고서야 어르신의 뜻을 이해 하겠더라구. “


“그런 사부님과는 어떻게 헤어지셨길래 사부님 행방을 모르셨나요?  ”


“ 거기에도 사연이 있었지....  청북 산속에 은둔해 생활을 하고 계셨는데, 조직의 후배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 온거야. ”


“조직에 다시 들어오라구요?  ”


“그런 것은 아니고,  조직의 선배로서 예우차 찾아 온것인데,  어르신은 그것조차 싫으신 거야.


어느 날 날더러 청주 남이면 공장용지 현황조사를 해 오라고 하시는 거야.  어느 명이라고 거역을 하겠나.


당시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잘 안되던 시절이야 현지답사를 하고 면사무소, 등기소등을 돌아다니면서 관련서류들을 확인


하고 돌아오니 집안이 텅 빈거야.  빈책상위에 종이한장 달랑 남겨 놓고선....  


넉넉친 않지만 이제 배울만큼 배웠으니 나머진 혼자 힘으로 해결하라 그리고 다시는 나를 찾을 생각을 하지말라는 명령


문 한 장 달랑. 


어르신은 그렇게 사람들을 피해서 또 다른 먼 곳으로 은신처를 옮기신거야,  그리곤 연락이 전혀 없으셨지 ”


네비게이션에서 목적지 근처라는 멘트가 나온다.


화장골 계곡을 한참 들어와서 차를 세우고 인근 민가로 들어가 어르신네의 집을 물어본다.


“허무행 어르신의 자택을 아시는지요? ”


60은 넘어 보이시는 아주머니는 위아래를 훌터 보더니 악인은 아니라는 판단이 섯는지 손가락으로 먼곳을 가르키면서


조금 더 올라가서 외딴집이 어르신이 거주하는 곳이라고 가르켜 주신다.


“지금 쯤은 안계실 것이고, 아마 저수지에서 낚시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


“요즘 낚시를 하시는 모양이지요? ”


“매일 낚시터에서 사시는 걸요 뭘.  찾아 오는 사람도 없고,  혼자 외로게 사시는 분이예요. ”


“감사합니다. ”


“좀더 올라가 보세. 저수지 있는 곳 까지 ”


“한참을 걸어서 저수지 뚝에 올라서니 산과 어우러저 크지 않은 아담하고 경관이 빛나는 저수지 한쪽 나무 그늘아래


낚시꾼 한 사람만이 보인다.


“ 저 분 같은데. ”


“조금 더 다가서서 인기척을 냈으나,  노인은 관심없다는 듯이 처다 보지도 않고, 낚시 찌만 보고 계신다.


“어르신이 맞네 ”


“아니 저분은 우리 병원에도 오셨던 분인데. 얼굴에 칼자국이 있어서 기억을 하고 있어요”


조금 더 다가가 딱총선배가 먼저 인사를 드렸으나 별로 반가운 기색도 없이 물끄러미 처다 보시더니


“어르신 저 딱총 김종달입니다. ”


“자네가 여긴 뭐하러 왔나,  날 찾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뭐가 좋은 인연이라고 다시 찾아 왔는가 이사람아, ”


“어허  김원장도 오셨구먼, 내 김원장은 날 찾아 올줄 알았지. ”


“어르신 아니 사부님.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저도 모르게 떠나시다니요. ”


세월은 너무 빨리 흘러 10여년 이제는 70객이 되신 사부님의 몰골도 예전의 날렵한 모습은 오간데 없고,


나이 든 촌로의 모습에 딱총은 눈물이 절로 난다.


김원장도 분위기에 휩쓸려 아무 소리 못하고, 가볍게 목례만 한다. 


진료 손님이 하도 많아 다 기억을 하지는 못하지만, 허무행 어르신은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다. 아마도 이마에 난 칼자국


 때문이었으리라. 진료를 하면서도 이 사람은 젊어서 조직에 몸 담았을 거라는 판단을 했었던지라 기억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노인네가 딱총 선배의 은인이자 사부님이 셨다니,  그런 분이 우리 병원의 낙찰자였다니 이게 우연인가


 필연인가?


“딱총 자네가 날 찾아 온것은 김원장 때문인가? ”


“처음엔 그랬습니다만, 나중에 낙찰자가 사부님 함자와 같아서 혹시나 사부님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행을 자처 했습니다. ”


“음 자네도 이제 고수가 다 됬더군. 강의도 한다면서.  돈 버는 기술을 가늘키는 것은 아니겠지? 


돈도 벌어야 겠지만 억울한 사람에겐 배풀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야


경매꾼에도 철학이 있어야지 철학이 없다면 기술자야 돈 버는 기술자 ”


“그럼 사부님은 저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알고 계셨단 말씀인가요? ”


“허허 그런 샘이 되나? ”


“그럼 연락이라도 주시지 너무 섭섭합니다. 사부님. 저는 사부님 행방을 찾느라 백방을 돌아다녔는데...  ”


“ 이사람아 난 사람이 싫어서 江湖에 숨어 든 사람아닌가?  그래서 찾지 말라고 한 것이고.. 


너무 서운해 하지 말게.  그런데 말이야 이제 나도 늙었나봐. 사람이 그리워져.  자네가 뚝방을 걸어 올때  자네라는 것을


 금방 알았네. 왜 숨어든 사람을 찾아 오나 하면서도 내심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네.  ”


“김원장. 병원은 지금도 잘되지? ”


“아 네. 그럭저럭 ”


“이사람아 진작 찾아오지 왜 이제야 나타나나? ”


“제가 찾아 올줄은 어떻게 아셨는지요? ”


“그럼 안찾아 오고 해결하는 방법이 있었나? 교수를 자처하는 김상중이가 해결해 줄줄 알았나? 


이렇게 찾아 와서 사정을 하느니, 왜 진작에 공유자우선매수 신청을 하지 않았나? ”


저는 잘 모르겠고, 집사람이 김상중교수와 상담을 하더니 지분이라 5번, 최소한 3번은 유찰될거라고 해서요.


경매에 문외한인 저로서는 경매전문가를 자처하니 믿을 수 밖에요. “


“어리 석은 사람들, 사깃꾼하고 전문가하고 구별도 못해? ”


“김상중 교수가 5,000만원만 주면 해결해 준다고 해서....죄송합니다.”


“김원장 돈 많이 벌어 놓으셨구먼.  5,000만원씩이나 퍼들이게.  김상중이는 나한테 1,000만원 줄테니 취하 동의서


해 달라고 하더군. 그 한마디에 난 김상중이 알량한 법률지식 몇 개를 안다고 지식 팔아먹는 돌팔이 경매꾼 행세를 하면


서, 선량한 사람들, 아니 어리석은 사람들 호주머니 털어 먹는 작자라는 것을 알았지 ”


“그럼 전화 한통화로 김상중이 사깃꾼이라는 것을 아셨단 말씀인가요?  ”


“사깃꾼이 별건가. 남을 속여 자신의 잇속을 챙기면 바로 그것이 사깃꾼이지. 


통상은 취하 동의서를 받을 때 , 낙찰자의 그 동안 노고를 생각해서 일,이백 정도를 가져오면서 취하서를 부탁하는 것이


경매꾼들의 불문율이거든,   취하서가 없어도 경매취하가 가능하긴 하지만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절차가 조금 복잡해,


낙찰자도 그것을 잘 알고 있을터이니, 채무자와 감정을 상할 수도 있고, 절차를 밟아 취하를 시켜 버리면,


그 동안 공들이고, 낙찰 받았던 기쁨도 잠시 뿐 결국은 취하가 될 것이므로 이에 동의서를 작성하여 주는 것이란 말이야.


그래서 난 김원장이 날 찾아 올 줄 알았어. 그런데 난데없이 경매교수를 자처하는 김상중이 한테 전화가 오더라구. 


취하 동의서를 작성해 주면 1,000만원씩이나 주겠다고 말이야. 나한테 1,000만원씩이나 준다면 김상중이는 얼마나 받아 먹었을까?  ”


“그러셨군요. 김상중이는 우리 집사람한테 5,000만원을 요구하더랍니다. 그럼 깨끗이 해결해 준다고 말입니다. ”


“처 죽일 놈.  경매를 빙자해서 사기를 치다니...”


“ 어르신 저희 병원에도 한번 오시지 않으셨나요?  ”


“병원에 갔었지.  김원장이 공유자우선매수 신청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보려구.  김원장 사람도 좋아 보이고,


손님도 상당히 많더군. 요즘 건강도 안좋아져서 겸사 겸사 진료를 받으러 갔었지. 충분한 능력이 되겠구나 생각을 했는


데 공유자매수신청을 하지 않았더라구.”


“그러 셨군요.  그럼 어르신께서 병원건물이 꼭 필요하셔서 낙찰을 받으셨나요?”


“음~ 그건 아니지.  혼자 산속에 살고 있으니 별로 돈은 필요치 않지만,  아무도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기본적인 재산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 내가 아프거나 죽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신세 않지고 살아갈 수 있을 것 아닌가? 


그래서 기본 재산 아래로 통장 잔고가 떨어지면, 한번씩 경매를 한다네.  솔직히 돈이 좀 필요 했던거야. 많이는 필요 없지만”


“그런데, 왜 감정가에 사겠다는 데도 싫다고 하셨나요?  돈이 필요하셨다면서요. ”


“감정가?  금시초문인데”


“죄송해요 중간에 끼어 들어서, 실은 남편은 감정가에 사겠다고 했지만, 김상중교수가 8억에  협상하여 준다고 믿으라고


 해서, 저의 친정일로 일이 잘못됬는데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어리석은 여자의 맘으로 조금이라도 싸게 사 볼 요량


으로 김교수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


“허허~ 그러면 그렇지 김상중이라는 놈이 여기서도 장난을 첬구먼.  나한테는 65% 정도에 낙찰을 받았으니 7억 2,000


만원 정도에 되팔면 어떻겠느냐구 하더군.  그럼 나머지는 김상중의 손아귀에 넣겠다는 계산이었을거야.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지놈이 먹겠다는 얄팍한 계산으로 말이야. 그래서 전화 하지 말라고 했어. ”


“그럼 어르신은 김상중이 장난을 칠 것 까지 계산을 하고 계셨단 말씀입니까?  ”


“뻔하지 않은가?  난 처음에는 김원장이 찾아 올줄 알았어. 취하동의서 해달라고,  그런데 김상중이가 1,000만씩이나


준다고 하면서 취하동의서를 해달라고 하기에 중간에 농간을 부린다고 판단을 했지. ”


“1,000만원도 적지 않은 돈인데, 그렇다면 어르신은 은행에서 채무변제를 받아 주지 않을 것 까지도 알고 계셨었나요?  ”


“무슨 소리야. 은행에서 왜 채무를 변제 하겠다는데 안받아 주겠다니 ? ” 은행직원들 만나는 봤어? “


“그럼요. 집사람이 은행직원과 상담을 했는데, 채권관리팀으로 넘어가서 지점에서는 권한이 없고,  공동담보로 되어 있


어서 1개만 취하 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해서 포기 했습니다. ”


“그러니 문제야. 왜 채권자가 변제를 안받아?  채권관리팀은 만나 봤어? 찾아가 봤어야지. 지놈들 손해가 날수도 있는데


안받아주다니, 나라에서 하는 세금도 협상을 통해서 감액을 받는 세상인데, 도대체 뭔 소리들을 하는거야. ”


“김원장 공부만 하고 병원진료만 했다고 하지만 세상 물정 너무나 모르는 것 아니야? ”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태만하고 무관심 했던 것 같습니다.  ”


“나한테 죄송할 것 까지야 없지 않는가?  세상사는게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것이지. ”


“그럼 지분 1/2 도로 저에게 넘겨주시지요. 제가 이렇게 찾아와서 간곡히 부탁을 하오니 선처를 바라겠습니다. 


후하게 계산하겠습니다. 서운치 않게요. 얼마나 드릴까요? ”


“사부님 제가 중간에 역할을 하겠습니다. 믿으셔도 좋습니다.  말씀만 하십시오. ”


“이사람아 내가 무슨 큰돈이 필요하겠나. 산속에 살면서 욕심을 버린지 오래야.  적당히 쓸돈만 있으면 족해.


너무 재산이 많으면 사심이 생겨. 못써.  딱총이 시켜서 이전서류 넘겨줄테니 적당히 해서 보내.  욕심 많은 늙은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


“어르신 감사합니다. 진작에 찾아 뵙더라면 이렇게 까지 마음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됬을터인데. 제가 미력해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 까지야 없고, 아직은 앞날이 창창한 사람이니 열심히 살어.  너무 욕심내지 말고, 어려운 사람들 배려할 줄도


 알고. 그래야 세상도 밝아 지는거야. 나처럼 세상에 죄짓고 숨어 살지 말고,  인생 감깐이야 올바르게 배풀고 살아도


짧은 인생 너무 탐욕스러우면 짧은 인생 더 짧아져 넉넉한 마음으로 살면 자신도 편하고 세상도 밝아져  ”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데로 어르신 계좌로 송금하겠습니다. ”


“그리고 딱총이 자넨 경매교육 제대로 하는거야? ”


“네. 사부님 가르침대로 했더니, 제법 인끼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지식만 가르키는 것은 교육자의 도리가 아니야. 


경매에도 철학이 있다는 것을 먼저 가르켜야돼. 돈벌이만 가르키는 것은 교육이 아니야. 장사꾼을 만드는 것이지. ”


“ 명심하겠습니다.  그래서 사부님을 존경하는 것입니다.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이 사람이 많이 변했어 이제 아첨도 떨줄 알고.....”


“아님니다. 진심입니다.  이세상에 사부님 같은 경매꾼은 사라진지 오래 됬습니다. 사부님이야 말로 이시대의 진정한


경매꾼이시고, 경매계의 산증인 이십니다. ”


“ 자 너무 늦었어. 어서들 올라가. ”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워진 김원장과 딱총.  행담도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마신다.


“선배님  어르신네 참으로 대단하시네요. 처음엔 얼굴의 칼자국을 보고, 대단히 나쁜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대단히 좋으신 분이더군요. ”


“그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려 들지 않고, 자기 합리화 시키기에 급급한데, 그 분은 평생을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으시고, 죄의식속에서 살아 오신것 같아.  작별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난 그분의 얼굴에서 쓸쓸함과


 외로움이 비치는 것을 보았어. 사람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작별인사를 하는데, 보일듯 말듯 그분의 눈가에서 눈물을


보았어. 예전의 그 강인함은 어디로 갔는지, 나이가 드시니, 유난히 외로움을 타는 것일거야. ”


“그 분은 가족도 없으신가요? ”


“말씀을 안하시니 정확한 건 알수 없지만,  아마도 혼자이신 것 같아. 몇 년동안 배움을 주실때도 한번도 가족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으니까. ”

 

"세상을 너무 외롭게 사셨네요. "    終


............................................................................................


이글을 쓸 당시에는  공유물 분할을 위한 형식적경매에서는  공유자는 우선매수권은 물론 경매에 참여할수도 없었지만


나중에는  공유자우선매수권은 인정이 되지 않지만, 일반 입찰자와 마찮가지로 경매에는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변경되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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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가을산들 | 작성시간 16.01.26 너무 재밋어욬ㅋㅋ 감사합니다^^~
  • 작성자평안한마음 | 작성시간 16.02.01 고수는 정말 따로 있네요 잘 해결되어서 다행인데 이렇게 안되었을 경우 어떻게 풀려가나요????
  • 작성자터보처럼 | 작성시간 16.06.20 재밌네요....
  • 작성자섬보이 | 작성시간 16.09.21 진정한 고수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도인 이군요~`감사 드립니다
  • 작성자윤선장 | 작성시간 17.02.07 재미있게 공부 많이 했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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