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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기는 것과 나누는 것

작성자동동주|작성시간16.11.26|조회수78 목록 댓글 9


빼앗기는 것과 나누는 것


빼앗기는 것과 나누는 것 어느 아가씨가 공원 의자에 앉아

고즈넉이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노신사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조금 남아 있는 책을 마저 보고 갈 참 이었습니다.

방금전 가게에서 사온 크레커를 꺼내어

하나씩 집어 먹으며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고

시간이 얼마쯤 흘렀습니다.

크레커가 줄어가는 속도가 왠지 빠르다

싶어 곁눈질로 보니,

아니!? 곁에 앉은 그 노신사도 슬며시 자기

크레커를 슬쩍슬쩍 빼먹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니 이 노인네가..."

화가 은근히 났지만 무시하고 크레커를 꺼내 먹었는데,

그 노신사의 손이 슬쩍 다가와 또 꺼내 먹는 것이었습니다.

눈은 책을 들여다 보고 있었지만 이미 그녀의 신경은

크레커와 밉살스러운 노신사에게 잔뜩 쏠려 있었습니다.

크레커가 든 케이스는 그 둘 사이 의자에서 다 비어 갔고, 

 마지막 한 개가 남았습니다. 그녀는 참다못해

 노신사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뭐 이런 웃기는 노인이 다 있어?" 하는

강렬한 눈빛으로 얼굴까지 열이 올라 쏘아보았습니다.



그 노인은 그런 그녀를 보고 부드럽게 씨익 웃으며

소리 없이 자리를 뜨는 것이었습니다.

별꼴을 다 보겠다고 투덜 대며 자리를 일어나려던

그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가 사가지고

온 크레커는 새 것인 채로 무릎위에 고스란히 놓여져 있었습니다.

자신이 그 노신사의 크레커를 집어 먹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았고, 오히려 자기 것을

빼앗기고도 부드럽게 웃던 노신사.

하지만 그 노신사는 정신 없는 그 아가씨에게 크레커를

빼앗긴게 아니고, 나누어주었던 것입니다.



제 것도 아닌데 온통 화가 나서 따뜻한 햇살과

흥미로운 책의 내용조차 잃어버린 그 아가씨는

스스로에게 이 좋은 것들을 빼앗긴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가 오백원 짜리 크래커가 아니라

 아주 중요한 일에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상황을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빼앗기는 것과 나누는 것"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는 마음에 있는 것입니다.


-좋은글 중에서 -


Die Liebe Ist Ein Lied - Monica Mar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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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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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분망투한 | 작성시간 16.11.2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동받게되네요.
  • 답댓글 작성자동동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11.27 감기 조심하시고요..늘~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작성자솔져9596 | 작성시간 16.11.27 좋은글은 맘을 편하게 하는데 실천이 쉽지가 않아요~~
  • 답댓글 작성자동동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11.27 감기 조심하시고요..늘~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작성자설 암 | 작성시간 16.11.27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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