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연중 제28주일(군인 주일)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이어서 그에게 이르셨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 17, 17-19)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는데,
멀찍이 서서,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루카 17,13)
라고 외치는 나병환자 열 사람을 마주하시게 됩니다.
나병환자들이 멀찍이 서 있었던 이유는,
율법의 규정 때문이었는데,
레위기는, 나병환자에 대하여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악성 피부병에 걸린 병자는 옷을 찢어 입고 머리를 푼다. 그리고
콧수염을 가리고 ‘부정한 사람이오.’, ‘부정한 사람이오.’ 하고 외친다.
병이 남아 있는 한 그는 부정하다. 그는 부정한 사람이므로,
진영 밖에 자리를 잡고 혼자 살아야 한다.”(레위 13, 45-46)
그들은, 자신들이 부정한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서, 감히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지만,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하셨던 일들을 전해듣고,
예수님께 마지막 희망을 걸었습니다.
곧, '예수님께서 자신들을 내치지 않으실 것'이라는 희망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비록 멀찍이 서 있었지만,
온 힘을 다해, 목이 터져라,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루카 17,13)
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생명이시고 자비이신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애원에 기꺼이 응답하십니다.
그저, 그들이 그렇게 되기를 원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치유해주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원하셨던 것은,
단지 그들이 나병으로 깨끗하게 되는 것에 있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셨던 것은,
나병으로부터 깨끗해져
정상적인 일상을 살아가게 된 것을 계기로,
'그들 자신이, 앞으로도, 하느님 나라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병의 치유가, 넓은 의미의 구원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참된 구원은, 우리가
참 행복이 있는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감사드리러 온 사마리아 사람을 보시며 기뻐하셨고,
그렇지 않은 치유받은 아홉 명의 나병환자를 보시며
안타까워하십니다.
그리고, 그 사마리아인의 행동을 보시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렸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삶은,
내가 받은 것에 대하여 일회성으로, 습관적으로, 관례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됩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삶은,
구원에 이르게 하는 삶으로,
일생을,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다짐이며,
일생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에 나도 동참하겠다는 다짐이며,
일생을, 이제는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닌, 그분께서 원하시는 삶을 선택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적어도, 예수님께 감사드리러 돌아온 사마리아인은,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삶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하느님과 맺고 있는 관계는 어떻습니까?
내가 하느님께 기도드린 것을 하느님께 들어주셨을 때,
나는 어떻게 합니까?
하느님께 감사드립니까? 아니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게 되었다는 기쁨에,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셨다는 것을 까맣게 잊어버립니까?
혹은,
내 기도를 들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기는 하지만,
그 감사가 일회성으로 그칩니까?
혹은,
내 기도를 들어주신 하느님께 늘 감사드리기 위해,
하느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일들을
기록하고, 또 되새기고 있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단지,
잠시 지나갈 기쁨을 주시기 위해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주시며,
당신께서 얼마나 좋으신 분이신지를
끊임없이 선포하시며,
당신께서 원하시는 일을
우리도 하기를, 그래서, 우리 삶이
당신을 닮은 삶으로 바뀌어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우리의 행복이, 바로 그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하느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주셨던 일들을
하나 하나 떠올려 봅시다. 그리고, 적어 봅시다.
그리고,
하루 하루, 우리 기도에 응답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실천해 나가도록 합시다.
우리가 찾는 행복이 바로 그곳에 있습니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이어서 그에게 이르셨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 17,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