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무가의 이해
1. 무속과 무가
무가는 무당이 무속의례를 진행하면서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무속의례는 굿이 일반적이지만, 독경 형태도 있다.
1)무당의 유형
무당은 무속의례를 주재하는 사람이다.
(1)강신무
강신무는 신 내린 무당을 말한다. 강신무가 되는 데에는 성별이나 연령, 사회적 신분, 혈연적 내력, 지식정도 등은 상관이 없고 어느 날 갑자기 신이 내려서 무당이 되는 것이다. 강신무의 굿에는 공수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2)세습무
세습무는 세습되는 무당이다. 강신무가 가지는 무병이나 내림굿을 거치지 않는다. 강신무가 가지는 예언자적 기능을 가지지는 못하며, 인간의 뜻을 신에게 청원하는 사제로서의 기능을 가질 뿐이다. 세습무 집단에서는 무속의례를 주재하는 것은 거의가 여자들이다. 현재까지 전통적 맥을 이어오면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세습무 집단은 동해안 세습무 집단인데 현재에도 동해안의 별신굿과 오구굿을 주재하고 있다.
(3)독경무
독경무는 경을 읽는 무당이다. 독경무의 독경은 경을 읽어 선신을 청해다가, 그 위력을 빌어 귀신을 위협, 추방, 포살해서 제화초복한다. 독경무는 남자가 훨씬 많고 앉아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독경무의 독경을 ‘앉은굿’이라고 한다.
2) 무속의례의 유형과 절차
(1) 굿의 유형과 절차
① 개인이 하는 사가의 굿-‘가정굿’이나‘집굿’이라고 부른다. 동기나 목적에 따라 (재수굿,우환굿,치병굿,망자굿(오구굿)이) 있다
② 마을사람들이 공동으로 하는 마을굿
③ 강신무들이 무당 자신을 위해서 하는 신굿-내림굿과 진적굿이 있다.
(2) 독경의 유형과 절차
독경은 굿에 비하면 그 유형과 절차가 단순한 편이다.
①기복제- 복을 빌기 위한 독경으로 강신무나 세습무의 재수굿에 해당
(안택, 고사, 삼신굿, 삼재풀이, 살풀이등으로 세분)
②구병제- 질병을 낫게 하기 위한 독경이다. (병굿과 푸닥거리)
③강신제-무병을 앓는 사람이 행하는 입무식이다.
④위령제-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여 좋은 곳으로 천도시키기 위한 것이다.
(해원굿, 지노귀, 오구굿으로 세분)
3) 무당의 유형과 무속의례의 관계
독경무의 독경은 절차에 따라 거기에 해당하는 경을 읽거나 외우는 것이 중심이기 때문에 비교적 단순하다. 강신무는 신이 지핀 무당이기 때문에 신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오락성보다는 신성성을 앞세우는 것이 굿의 중요한 특징이다. 세습무는 끊임없이 자신들의 무의를 갈고 닦는다. 세습무의 굿은 사설이나 춤이 세련되고 예술적으로 가다듬어진 경우가 많아 세속적이고 오락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4) 무가와 무경
굿과 독경은 그 성격이 다르고, 거기서 불리거나 읊조려지는 문서 역시 그 성격이 다르다. 굿에서 불리는 노래는 무가로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무경은 일단 구비문학의 자료에서 제외 하고 축원, 덕담, 해원사 등은 무가자료로 포함 시킬 수 있다.
5) 무가와 굿의 관계
굿은 풍성한 제물을 진설하고, 신의 덕과 위업을 떠받들고 찬양하는 노래를 부름으로써 그 신이 즐겁고 흐뭇한 마음이 생겨 복을 주고 재앙을 거두어 가게 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신을 즐겁고 흐뭇하게 만드는 것을 ‘오신’이라고 한다. 따라서 무가는 굿에서 주로 오신을 위해 불리며, 춤과 함게 가장 핵심적 기능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
2. 무가의 역사적 전개
제정일치 사회에서 무당은 나라 굿을 주재하는 제사장이자 천군이었다. 하지만 불교가 유입되어 확산되는 과정에서 그 의미가 격하되고 무당의 신분도 한 단계 낮아진다. 그리고 무속은 개인 중심의 제화초복 제의로 전환된다. 성리합이 유입되고 그것이 통치이념으로 확고히 자리잡는 과정에서 무속은 한층더 기층화하고, 무당의 신분은 한 단계 더 격하되어 결정적으로 천민으로 전락했다.
3. 무가의 특성
다른 구비문학 갈래들과 구별되는 무가의 특징으로는 주술성, 신성성, 오락성 전승의 제한성, 율문 전승, 포용성등이 지적된다. 무가는 주술성을 기본적 바탕으로 하고 있고 이를 떠나서는 생명력을 유지 할 수 없다. 또한 무속신의 주술적 능력을 믿어야만 신성하게 인식할 수 있으므로 신성성을 들 수 있다. 이와 배치된다고 생각되는 오락성도 함께 가지고 있는데 오랫동안 피지배계층 서민들에게는 굿이 하나의 흥미로운 구경거리였다. 그래서 관중들의 요구 때문에 무당은 오락적 요소를 가미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또다른 특성은 전승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인데 무가는 강한 주술성과 신성성을 가지고 있어서 일반인은 무가를 불러서는 안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점과 무당을 천시하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일반인들은 무가를 배우려 하지도 않는다. 무가가 가지는 또다른 특성은 율문전승이라는 점인데, 이 점은 민요나 판소리와 같다. 무가는 무속신앙을 그 사상적 바탕으로 하는데, 한국의 무속신앙은 외래종교에 대해 배타적이지 않은 포용성을 가지고 있다.
4. 무가의 갈래
무가의 갈래를 논할 때 그 작품 단위는 개별 굿거리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개별 굿거리는 문학적으로 보았을 때 시작-중간-끝이라는 완결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개별 굿거리를 문학 갈래의 입장에서 접근하면, 무가는 서정무가, 교술무가, 서사무가, 희곡무가로 분류할 수 있다.
1) 교술무가
(1) 청배-신의 강림을 청하는 것이다.
(2) 제주설명과 제의를 베풀게 된 이유 설명- 누가, 왜 이 제의를 베풀게 되었는가를 신 에게 고하는 내용이다.
(3) 제의의 준비과정과 제물 설명- 이 제의를 어떻게 준비했으며, 제물은 어떻게 차렸는 가 설명하는 부분이다.
(4) 찬신- 신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5) 축원- 인간의 소원을 신에게 비는 내용으로 교술무가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6) 공수- 무당이 신이 내려서 인간들에게 신의 말을 전하는 것이다.
2) 서정무가
서정적 경향을 띤 무가를 말한다. 자아와 세계의 단절에서 오는 상실감을 노래하는 데서 무가적 특징을 구현하고 있다고 하겠다. 서울과 경기도, 동해안지역의 굿에서만 <노랫가락>이나 <창부타령>이 불려진다. 전라도의 씻김굿에서는 <초가망석>,<넋올리기>,<희설>,<길닦음>등의 많은 서사무가가 발견된다. 그러나 전체적인 제차에서 특정 대목이 짙은 서정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서울이나 경기도지역과는 다르다.
3) 서사무가
신의 일생과 내력을 밝혀주는 것으로 무당이 굿에서 노래로 부른다. 서사무가는 우리나라의 전역에서 골고루 발견되는데, 이 점은 본토와 제주도의 서사무가적 동질성을 발견할 수 있는 구체적 증거이다. 제주도의 당본풀이는 제주도에서만 발견된다. 서사무가는 무신의 일생을 다룬다는 점에서 무속신화이고 굿에서 노래로 하므로 무속서사시라고 할 수 있다.
전국적인 서사무가를 개관하여 정리하면,
(1) 서사무가는 전국적으로 존재하는 광포유형이 있고 특정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지역유형이 있다는 사실이다.
(2) 함경도와 제주도는 문화지리적 관점에서 보면 전국의 주변문화를 가장 충실하게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
전국의 서사무가 가운데 대표적인 유형에는 창세유형, 제석본풀이유형, 바리공주유형, 장자풀이유형, 칠성풀이유형 등이 있다.
4) 희곡무가
무가 가운데에는 극적 성격을 가진 것들이 있다. 대사와 행위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 특정 굿거리나 대목들이 있는 것이다. ‘무당굿놀이’혹은 ‘무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5. 무가의 전승원리와 구연 방식
1) 무가의 전승원리
무당들은 무의를 익히는 과정에서 작시단위를 익히고 구연 현장에서 적절히 활용하여 하나의 굿거리를 엮어 간다. 따라서 무당들은 좋은 작시단위를 많이 익히고 있어야 하고, 구연현장에서의 상황이나 그 변화에 적절히 대응 할 수 있는 재치를 동시에 갖출 것이 요구된다. 서정무가의 경우에는 그 노래를 그대로 구연하면 별 문제가 없고 교술무가의 경우 무당은 일정한 위치에 일정한 작시단위를 배치해서 한 편의 무가를 엮어나간다. 서사무가의 경우에는 이중적 원리가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희곡무가의 경우에는 서사무가에 비해서 훨씬 더 현장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불경이나 무경은 학습에 의해 암기하고 있다가 필요한 자리에서 재생시킴으로써 작시단위로 활용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2) 무가의 구연 방식
무가의 구연 방식은 구송창과 연희창으로 나눌 수 있는데 구송창은 독경무의 앉은굿에서 하는 구연방식이 그 전형이고, 연희창은 동해안의 세습무들의 구연 방식이 그 전형이라고 한다. 무가는 구송창 형태가 원초적인 구연 형태였지만 무가의 제의적 기능이 퇴색되고 오락적 기능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연희창으로 이행되었다.
6. 무가의 문학성과 문학사적 의의
무가는 무속제의와 결합된 것이고, 무속제의는 주술성과 신성성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무속의 관습에 따라 무속의례는 신과 인간 사이의 화합의 축제를 요구한다. 바로 이 점이 오락성이 개입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여건이 되고, 악기 반주와 노래와 춤이 함께 하는 굿판은 흥겨운 축제마당으로 인식되기에 적합한 조건이 된다. 인지의 발달과 함께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형태로 무가가 변모하고 그에 맞추어 오락성과 예술성이 점점 강화되었다.
무가는 많은 무당들에 의해서 오랜 세월 전승되는 동안에 그 예술성이 높아져서 오늘에 이르렀다. 무가 사설 속에 들어 있는 많은 노래들이 판소리를 비롯한 다른 갈래들에 수용되었다는 사실은 무가 사설이 그만큼 문학적으로 뛰어나다는 뜻이기도 하다.
ꋫ 논평
얼마 전 <왕꽃선녀님> 이라는 일일 드라마가 있었는데, 여자주인공에게 신이 내리고 그것을 이겨내려다가 결국 순응하는 모습을 담아낸 이야기였다. 나는 그 드라마를 심취해서 보았었는데 이번에 무가에 대해 정리하면서 그 드라마의 모습이 많이 생각이 났다. 실제로 무당의 굿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이 신내림을 피하기 위해 신을 내쫓기 위한 의식을 하는 장면과 결국 신내림을 받은 장면이 떠올랐다. 요란한 음악 소리와 무당의 춤 그리고 사설을 하는 모습이 드러났었다. 그 때에는 그냥 굿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 모습들도 하나의 문학으로써 가치가 있다는 점에 놀랐다. 내 친구들 중에서 무당의 굿을 직접 본 아이가 있었는데 강신무였는지, 칼날 위에서 춤을 췄다고 했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랬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러한 행동은 무당의 역량 나름이겠지만, 위험해 보이는 그 행동이 춤에 속하고 무속제의에 있어서 필요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무당이라고 하면 그냥 앞일을 예언해 주고, 귀신에 씌였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병을 씻어주는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무가도 문학적 가치가 높다는 것에 새로운 시각을 넓히게 되었다. 아직까지 무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고 부정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무가의 문학적 가치를 알리고 편견을 버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생님,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