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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포된 이련은 근초고왕과 태자 근구수 앞으로 끌려나오게 되었다. 일국의 왕자로써 타국의 왕과 태자 앞에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매우 큰 치욕이었다. 이련에 비해 나이가 젊은 근구수가 거만한 태도로 이련을 쳐다보았다.
“…나를 생포한 연유가 무엇이냐.”
이련이 근초고왕과 근구수를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의 얼굴에는 침통함이 가득했고 고구려 군에 대한 걱정이 가득 배어 있었다.
“네가 고구려왕의 차남이 맞느냐.”
근구수가 말했다. 그의 말에는 조롱이 가득 배어 있었다. 말의 깊이를 깨닫고 이련이 바로 맞받아쳤다.
“그렇다. 내가 대 고구려 왕상 폐하의 둘째 아들이다. 헌데 백잔놈들의 태자 주제에 어찌 우리 왕상 폐하께 그따위 불손한 말로 모욕을 준단 말이더냐!”
침통이 가득했던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은 빛이 돌았다.
“아니, 이놈이! 네 놈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입을 열거라! 네 놈은 지금 홀로 대 백제군의 진영 안에 들어와 있다. 네놈이 빨리 황천길에 가고 싶은 모양이로구나.”
근구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무엇이라?”
이련도 덩달아 일어났다. 이련이 일어나자 주위에서 그를 감시하던 백제 군사들이 그의 팔을 잡았다.
근구수와 이련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누군가 그 둘의 눈 사이에 손가락을 집어넣으면 그대로 타 들어갈 만큼. 그런 둘을 보며 근초고왕은 손을 내저었다.
“이련 왕자와 태자는 자리에 앉도록 하라! 짐 앞에서 이런 불손한 말을 꺼낸단 말이더냐!”
근구수는 이련을 다시 한번 주시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허허, 짐이라? 뿌리도 확실치 않은 백잔의 주인이 감히 짐이란 용어를 쓴단 말이더냐. 하하하!”
근초고왕의 말을 듣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이련이 백제 군사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근초고왕을 모욕하는 말을 내뱉었다. 그런 이련의 말을 들은 근초고왕의 얼굴빛이 빠른 속도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고구려와 백제는 추모태왕이라는 한 사람에 의해 갈려나온 형제 국가였다. 이 둘의 형제 국가는 건국 이후 약 3백 년의 기간 동안 접촉이 없다가 서기 286년(고구려: 13대 서천왕 때, 백제: 9대 책계왕 때)에 첫 접촉을 하였고 그 후 83년이 지난 후인 고국원태왕 제위 기간에 고구려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원수로 급부상 하여 백제라는 국호 대신 ‘백잔(百殘)’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작가 주: 광개토태왕릉비에서는 백제란 국호 대신 백잔이란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아마 백제의 공격을 많이 당하던 고국원태왕 제위 기간에 얻은 별칭인 것 같다). 한 사람에게서 나온 두 형제국이 이제는 서로를 원수로 생각하는 견원지간(犬猿之間)이 되었던 것이다. 마치 아브라함이라는 한 조상에서 나온 유태 민족과 아랍 민족이 지금까지도 서로 싸우는 것과 흡사한 것이다.
당시 고구려는 ‘고구려(高句麗)’라는 국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왕조의 성(姓)을 ‘고씨(高氏)’로 하고 있었고 백제에서는 ‘부여씨(扶餘氏)’를 왕조의 성으로 삼고 있었다. 이런 왕조의 성씨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확실한 뿌리와 정통성은 바로 고구려가 갖고 있었다. 왜냐하면 둘 다 추모라는 한 사람을 뿌리로 생각하고 있는데 고구려 왕조가 추모와 똑같은 성씨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련 왕자가 근초고왕에게 그런 모욕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근초고왕은 이련에게 그런 심한 모욕을 당한 연후에 이련에게 심한 매질을 하도록 명하였다. 정통성 문제는 분명한 사실이었으나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의 심리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고구려 진영에서 가장 큰 희망이었던 이련이 백제에 의해 생포되고 그의 사병들은 구심점을 잃고 금방 오합지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련의 사병을 통해서 전세의 역전을 꾀하였던 고국원태왕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었다. 전세는 다시 불리하게 돌아가게 되었고 이제는 고국원태왕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야 말았다.
태왕이 직접 선봉에 나설 것을 이련을 제외한 고구려의 장사들(앞부분을 참고 바랍니다.)에게 전하였을 때 그들은 한사코 태왕의 출전을 강력히 반대하였다. 너무나도 위험한 전투였기 때문이었다. 전세가 고구려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해도 전쟁터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도 고국원태왕의 한마디로 그의 뜻을 용납하게 되었다.
“백잔의 주(主: 광개토태왕릉비에 따르면 고구려에서는 백제의 왕을 왕이라 부르지 않고 더 낮은 개념인 주인이라 불렀다)도 직접 전투에 나왔는데 어찌하여 짐이 선봉에 설 수가 없겠는가. 아니 그러한가?”
결코 근초고왕보다 낮게 보이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였다.
고국원태왕이 직접 전투에 임하게 되자 세자 구부와 여노 대모달도 직접 전투에 참여하게 되었다. 고구려의 장사 구부와 여노가 전쟁터로 나오자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날 뛰기 시작하였다.
한편 백제 진영에서 고국원태왕과 세자 구부, 그리고 대모달 여노가 직접 전투에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근초고왕과 근구수가 미소를 띄웠다.
“아버님. 저들이 더욱 멸망의 길을 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사옵니다.”
근초고왕은 그의 대답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봐라! 장군들은 모두 짐에게 오도록 하라!”
근초고왕이 군졸을 불러 명하였다.
시간이 좀 흐른 후 근초고왕 주위로 백제의 중요 장수들이 모이게 되었다.
“장수들은 짐의 명령에 따라 저기 보이는 고구려의 왕의 통솔 부대를 집중 공략토록 하라. 그리하여 고구려왕의 수급을 베는 자에게 짐이 큰 상을 내릴 터이니 장수들은 그리 알고 짐의 명령을 효과적으로 수행토록 하라!”
“예, 폐하!”
근초고왕은 음흉한 미소를 띄웠다. 군사들을 이끌고 고국원태왕의 군사들을 집중 공략하는 장수들의 모습을 보며 승리를 확신하였다.
“아버님.”
근구수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근초고왕은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소자도 고구려왕을 잡겠나이다. 윤허하여 주소서.”
근구수는 포권 하며 말했다. 근초고왕은 난데없는 그의 행동에 의아한 듯 쳐다보았다.
“태자 네가?”
“그렇사옵니다. 왕상 폐하.”
근초고왕은 근구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여태껏 볼 수 없었던 긴장감이 가득 베어 있었다.
“…좋다. 짐이 태자 근구수의 청을 윤허하노라. 어서 가서 고구려왕의 수급을 베도록 하라.”
“예, 왕상 폐하!”
근구수는 힘차고도 기쁨에 겨운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고개를 숙이고 나서 바로 말을 타고 전장터로 나갔다. 그런 아들의 뒷모습을 보는 근초고왕은 마냥 흐뭇해하였다. 자신과 똑같은 생김새로 태어나, 성장하여 이렇게 큰 공을 세우려하는 근구수의 모습이 기특하였기 때문이다.
고구려 고국원태왕은 갑자기 그 수가 많아진 공격을 막느라 정신이 없었다.
갑자기 공격이 멈추고 백제군 진영에서 장군 진가모가 앞으로 나왔다. 긴 칼을 뽑아들고 고국원태왕의 수급을 베러 앞으로 나온 것이다.
“고구려왕은 나의 검을 받으라!”
진가모의 쩌렁쩌렁한 소리가 주위를 휩쓸었다.
“하하. 네 이놈! 백잔의 장수들은 예의도 없는 모양이로구나!”
짧은 웃음을 거두고 고국원태왕은 정색하며 진가모의 말을 받았다.
“당신의 아들이 아군 진영에 잡혀 있다는 사실을 명심토록 하시오!”
말을 거두고 순식간에 검을 휘둘렀다.
고국원태왕은 본능적으로 천손검을 휘둘러 그의 검을 막았다. 진가모의 공격이 다시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도 고국원태왕이 막아내었다.
진가모와 고국원태왕은 금방 10합을 끝내고 잠시 뒤로 물러났다.
“공격하라!”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른 병사들이 고국원태왕을 향해 달려들었다. 태왕도 물러서서 제군들에게 명하여 방어하도록 하였다.
멀리서 세자 구부가 태왕을 보고 자신의 군사들을 이끌고 태왕에게로 달려왔다.
태자 근구수의 모습이 띄었다. 커다란 활을 들고 있었는데 화살통에는 화살 1개만이 들어있었다.
구부의 군사들이 창과 칼 등을 바싹 쥐고 백제 군사들에게 달려들었다.
근구수가 어느 지점에 이르러 멈춰 섰다.
구부의 군사들이 백제 군사들을 빠른 속도로 베기 시작하였다.
근구수가 화살을 빼어 활시위를 당겼다.
“아버님!!”
구부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내질렀다. 고국원태왕이 그 소리를 듣고 구부를 놀랜 눈으로 쳐다보았다.
태왕이 구부를 향해 뭔가 소리를 지르려고 할 때 한 화살이 날아와 고국원태왕의 옆구리를 꿰뚫었다. 순간 주위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태왕은 그대로 말에서 떨어졌다.
“아버님!”
구부가 계속 소리를 지르며 근구수를 쳐다보았다. 근구수가 믿기지 않는 듯이 어안이 벙벙하여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구부가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근구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쥐고 있던 칼을 꽉 잡고 근구수에게로 달려들었다.
“에잇!”
구부의 칼이 바람을 가르자 시뻘건 피가 공중으로 튀었다. 근구수가 왼쪽 귀를 부여잡고 그대로 말에서 떨어졌다.
“폐하를 뫼시어라!”
구부가 다시 태왕에게로 돌아와 군졸들에게 명했다. 군졸 하나가 태왕을 업고 군졸 둘이 호위하며 서둘러 궁으로 되돌아갔다.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구부가 고개를 돌려 백잔의 군사들을 노려보았다.
“공격하라!”
그는 소리를 지르면서 직접 선두에 나섰다. 이에 맞서 백잔의 군사들도 공격하였다.
근구수는 여러 군사들에게 둘러싸여 다시 진영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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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포된 이련은 근초고왕과 태자 근구수 앞으로 끌려나오게 되었다. 일국의 왕자로써 타국의 왕과 태자 앞에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매우 큰 치욕이었다. 이련에 비해 나이가 젊은 근구수가 거만한 태도로 이련을 쳐다보았다.
“…나를 생포한 연유가 무엇이냐.”
이련이 근초고왕과 근구수를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의 얼굴에는 침통함이 가득했고 고구려 군에 대한 걱정이 가득 배어 있었다.
“네가 고구려왕의 차남이 맞느냐.”
근구수가 말했다. 그의 말에는 조롱이 가득 배어 있었다. 말의 깊이를 깨닫고 이련이 바로 맞받아쳤다.
“그렇다. 내가 대 고구려 왕상 폐하의 둘째 아들이다. 헌데 백잔놈들의 태자 주제에 어찌 우리 왕상 폐하께 그따위 불손한 말로 모욕을 준단 말이더냐!”
침통이 가득했던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은 빛이 돌았다.
“아니, 이놈이! 네 놈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입을 열거라! 네 놈은 지금 홀로 대 백제군의 진영 안에 들어와 있다. 네놈이 빨리 황천길에 가고 싶은 모양이로구나.”
근구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무엇이라?”
이련도 덩달아 일어났다. 이련이 일어나자 주위에서 그를 감시하던 백제 군사들이 그의 팔을 잡았다.
근구수와 이련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누군가 그 둘의 눈 사이에 손가락을 집어넣으면 그대로 타 들어갈 만큼. 그런 둘을 보며 근초고왕은 손을 내저었다.
“이련 왕자와 태자는 자리에 앉도록 하라! 짐 앞에서 이런 불손한 말을 꺼낸단 말이더냐!”
근구수는 이련을 다시 한번 주시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허허, 짐이라? 뿌리도 확실치 않은 백잔의 주인이 감히 짐이란 용어를 쓴단 말이더냐. 하하하!”
근초고왕의 말을 듣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이련이 백제 군사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근초고왕을 모욕하는 말을 내뱉었다. 그런 이련의 말을 들은 근초고왕의 얼굴빛이 빠른 속도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고구려와 백제는 추모태왕이라는 한 사람에 의해 갈려나온 형제 국가였다. 이 둘의 형제 국가는 건국 이후 약 3백 년의 기간 동안 접촉이 없다가 서기 286년(고구려: 13대 서천왕 때, 백제: 9대 책계왕 때)에 첫 접촉을 하였고 그 후 83년이 지난 후인 고국원태왕 제위 기간에 고구려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원수로 급부상 하여 백제라는 국호 대신 ‘백잔(百殘)’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작가 주: 광개토태왕릉비에서는 백제란 국호 대신 백잔이란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아마 백제의 공격을 많이 당하던 고국원태왕 제위 기간에 얻은 별칭인 것 같다). 한 사람에게서 나온 두 형제국이 이제는 서로를 원수로 생각하는 견원지간(犬猿之間)이 되었던 것이다. 마치 아브라함이라는 한 조상에서 나온 유태 민족과 아랍 민족이 지금까지도 서로 싸우는 것과 흡사한 것이다.
당시 고구려는 ‘고구려(高句麗)’라는 국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왕조의 성(姓)을 ‘고씨(高氏)’로 하고 있었고 백제에서는 ‘부여씨(扶餘氏)’를 왕조의 성으로 삼고 있었다. 이런 왕조의 성씨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확실한 뿌리와 정통성은 바로 고구려가 갖고 있었다. 왜냐하면 둘 다 추모라는 한 사람을 뿌리로 생각하고 있는데 고구려 왕조가 추모와 똑같은 성씨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련 왕자가 근초고왕에게 그런 모욕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근초고왕은 이련에게 그런 심한 모욕을 당한 연후에 이련에게 심한 매질을 하도록 명하였다. 정통성 문제는 분명한 사실이었으나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의 심리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고구려 진영에서 가장 큰 희망이었던 이련이 백제에 의해 생포되고 그의 사병들은 구심점을 잃고 금방 오합지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련의 사병을 통해서 전세의 역전을 꾀하였던 고국원태왕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었다. 전세는 다시 불리하게 돌아가게 되었고 이제는 고국원태왕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야 말았다.
태왕이 직접 선봉에 나설 것을 이련을 제외한 고구려의 장사들(앞부분을 참고 바랍니다.)에게 전하였을 때 그들은 한사코 태왕의 출전을 강력히 반대하였다. 너무나도 위험한 전투였기 때문이었다. 전세가 고구려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해도 전쟁터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도 고국원태왕의 한마디로 그의 뜻을 용납하게 되었다.
“백잔의 주(主: 광개토태왕릉비에 따르면 고구려에서는 백제의 왕을 왕이라 부르지 않고 더 낮은 개념인 주인이라 불렀다)도 직접 전투에 나왔는데 어찌하여 짐이 선봉에 설 수가 없겠는가. 아니 그러한가?”
결코 근초고왕보다 낮게 보이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였다.
고국원태왕이 직접 전투에 임하게 되자 세자 구부와 여노 대모달도 직접 전투에 참여하게 되었다. 고구려의 장사 구부와 여노가 전쟁터로 나오자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날 뛰기 시작하였다.
한편 백제 진영에서 고국원태왕과 세자 구부, 그리고 대모달 여노가 직접 전투에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근초고왕과 근구수가 미소를 띄웠다.
“아버님. 저들이 더욱 멸망의 길을 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사옵니다.”
근초고왕은 그의 대답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봐라! 장군들은 모두 짐에게 오도록 하라!”
근초고왕이 군졸을 불러 명하였다.
시간이 좀 흐른 후 근초고왕 주위로 백제의 중요 장수들이 모이게 되었다.
“장수들은 짐의 명령에 따라 저기 보이는 고구려의 왕의 통솔 부대를 집중 공략토록 하라. 그리하여 고구려왕의 수급을 베는 자에게 짐이 큰 상을 내릴 터이니 장수들은 그리 알고 짐의 명령을 효과적으로 수행토록 하라!”
“예, 폐하!”
근초고왕은 음흉한 미소를 띄웠다. 군사들을 이끌고 고국원태왕의 군사들을 집중 공략하는 장수들의 모습을 보며 승리를 확신하였다.
“아버님.”
근구수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근초고왕은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소자도 고구려왕을 잡겠나이다. 윤허하여 주소서.”
근구수는 포권 하며 말했다. 근초고왕은 난데없는 그의 행동에 의아한 듯 쳐다보았다.
“태자 네가?”
“그렇사옵니다. 왕상 폐하.”
근초고왕은 근구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여태껏 볼 수 없었던 긴장감이 가득 베어 있었다.
“…좋다. 짐이 태자 근구수의 청을 윤허하노라. 어서 가서 고구려왕의 수급을 베도록 하라.”
“예, 왕상 폐하!”
근구수는 힘차고도 기쁨에 겨운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고개를 숙이고 나서 바로 말을 타고 전장터로 나갔다. 그런 아들의 뒷모습을 보는 근초고왕은 마냥 흐뭇해하였다. 자신과 똑같은 생김새로 태어나, 성장하여 이렇게 큰 공을 세우려하는 근구수의 모습이 기특하였기 때문이다.
고구려 고국원태왕은 갑자기 그 수가 많아진 공격을 막느라 정신이 없었다.
갑자기 공격이 멈추고 백제군 진영에서 장군 진가모가 앞으로 나왔다. 긴 칼을 뽑아들고 고국원태왕의 수급을 베러 앞으로 나온 것이다.
“고구려왕은 나의 검을 받으라!”
진가모의 쩌렁쩌렁한 소리가 주위를 휩쓸었다.
“하하. 네 이놈! 백잔의 장수들은 예의도 없는 모양이로구나!”
짧은 웃음을 거두고 고국원태왕은 정색하며 진가모의 말을 받았다.
“당신의 아들이 아군 진영에 잡혀 있다는 사실을 명심토록 하시오!”
말을 거두고 순식간에 검을 휘둘렀다.
고국원태왕은 본능적으로 천손검을 휘둘러 그의 검을 막았다. 진가모의 공격이 다시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도 고국원태왕이 막아내었다.
진가모와 고국원태왕은 금방 10합을 끝내고 잠시 뒤로 물러났다.
“공격하라!”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른 병사들이 고국원태왕을 향해 달려들었다. 태왕도 물러서서 제군들에게 명하여 방어하도록 하였다.
멀리서 세자 구부가 태왕을 보고 자신의 군사들을 이끌고 태왕에게로 달려왔다.
태자 근구수의 모습이 띄었다. 커다란 활을 들고 있었는데 화살통에는 화살 1개만이 들어있었다.
구부의 군사들이 창과 칼 등을 바싹 쥐고 백제 군사들에게 달려들었다.
근구수가 어느 지점에 이르러 멈춰 섰다.
구부의 군사들이 백제 군사들을 빠른 속도로 베기 시작하였다.
근구수가 화살을 빼어 활시위를 당겼다.
“아버님!!”
구부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내질렀다. 고국원태왕이 그 소리를 듣고 구부를 놀랜 눈으로 쳐다보았다.
태왕이 구부를 향해 뭔가 소리를 지르려고 할 때 한 화살이 날아와 고국원태왕의 옆구리를 꿰뚫었다. 순간 주위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태왕은 그대로 말에서 떨어졌다.
“아버님!”
구부가 계속 소리를 지르며 근구수를 쳐다보았다. 근구수가 믿기지 않는 듯이 어안이 벙벙하여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구부가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근구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쥐고 있던 칼을 꽉 잡고 근구수에게로 달려들었다.
“에잇!”
구부의 칼이 바람을 가르자 시뻘건 피가 공중으로 튀었다. 근구수가 왼쪽 귀를 부여잡고 그대로 말에서 떨어졌다.
“폐하를 뫼시어라!”
구부가 다시 태왕에게로 돌아와 군졸들에게 명했다. 군졸 하나가 태왕을 업고 군졸 둘이 호위하며 서둘러 궁으로 되돌아갔다.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구부가 고개를 돌려 백잔의 군사들을 노려보았다.
“공격하라!”
그는 소리를 지르면서 직접 선두에 나섰다. 이에 맞서 백잔의 군사들도 공격하였다.
근구수는 여러 군사들에게 둘러싸여 다시 진영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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