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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도 버거운 남가주 ‘살인적 생활비’

작성자천둥번개|작성시간26.06.19|조회수1 목록 댓글 0

▶ 개스·식료품 물가 폭등
▶ 집값·렌트 부담도 가중
▶ OC서는 1인 가구 기준
▶ 10만불 벌어도 ‘저소득층’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43)씨는 맞벌이로 연소득 약 14만 달러를 벌지만 생활에 여유를 느끼지 못한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씨 부부는 침실 2개 아파트에 월 3,000달러의 렌트를 내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연봉 10만달러만 넘으면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렌트비, 자동차 보험료, 식료품값을 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며 “아이들 학원비와 대학 저축까지 생각하면 여행 한 번 가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남가주의 살인적인 생활비가 저소득층을 넘어 중산층의 삶까지 흔들고 있다. 기름값과 식료품 가격, 월세와 집값이 동시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직업과 연봉을 가진 주민들마저 경제적 압박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LA와 오렌지카운티(OC)에 거주하는 한인들 사이에서는 “예전의 중산층 기준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연방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 5월 LA 지역 식품 가격은 전년 대비 3.5% 상승했다. 특히 가정에서 소비하는 식료품 가격은 4.5% 올라 외식 물가 상승률(2.2%)의 두 배를 웃돌았다. 육류와 채소, 유제품 등 기본 식재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는 소비를 줄이거나 지출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있다.

 



기름값 부담도 크다. 전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6월 중순 기준 LA-롱비치 지역 일반 개솔린 평균 가격은 갤런당 5.72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상승했다. 디젤 가격은 7달러를 넘어섰다. 자동차 의존도가 높은 남가주 특성상 출퇴근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주거비는 가장 큰 고민거리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에 따르면 LA 지역 평균 월세는 2,650달러이며, 침실 2개 아파트 평균 임대료는 2,850달러 수준이다. 연간 임대료만 3만4,200달러에 달해 LA시 가구 중위소득의 40% 안팎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면 ‘주거비 과부담’으로 분류된다.

내 집 마련의 문턱은 더 높아졌다. 레드핀에 따르면 LA 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104만9,372달러다. 높은 다운페이먼트와 대출 자격, 재산세와 보험료 부담까지 고려하면 젊은층과 첫 주택 구입자에게는 사실상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현실은 OC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캘리포니아 주택·커뮤니티개발국(HCD)이 발표한 2026년 소득 기준에 따르면 OC에서 연소득 10만4,200달러 이하의 1인 가구는 ‘저소득층’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기준인 9만4,750달러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4인 가족 기준 저소득층 상한선은 14만8,850달러다.

캘리포니아 부동산협회는 OC 중간 주택가격 144만2,930달러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연소득 최소 35만400달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소득을 올리는 가구는 전체의 16%에 불과했다.

주거비 부담은 청년층의 삶의 방식도 바꾸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부모와 함께 사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연봉 8만~10만 달러를 받아도 독립이나 주택 구입을 엄두 내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로 UC 어바인 조사에서는 OC 주민의 51%가 높은 주거비를 이유로 타지역 이주를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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