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라이프 이즈 굿~

여름철 당뇨 관리, 겨울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작성자천둥번개|작성시간26.06.23|조회수0 목록 댓글 0

▶ 임영빈 박사 건강 칼럼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은 겨울철에 더 관리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추운 날씨에는 활동량이 줄고 혈당이 상승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보다 보면, 의외로 여름철에 혈당이 크게 흔들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고령의 당뇨 환자들에게 여름은 단순히 “더운 계절”이 아니라, 탈수와 감염, 식습관 변화, 약물 부작용이 한꺼번에 겹치는 위험한 계절이 될 수 있다.

여름철 혈당 관리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탈수’다. 기온이 올라가면 땀 배출이 많아지고 체내 수분이 빠르게 줄어든다. 문제는 당뇨 환자들은 원래도 탈수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혈당이 높아지면 몸은 소변으로 당을 배출하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분도 함께 빠져나간다. 결국 혈당이 오를수록 탈수가 심해지고, 탈수가 심해질수록 혈당은 더 농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심한 경우에는 고삼투압성 고혈당 상태(HHS) 같은 응급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은 갈증을 느끼는 감각 자체가 둔해져 있기 때문에, 이미 탈수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폭염 자체도 혈당을 흔드는 스트레스다. 더위는 몸에 큰 부담을 주며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 호르몬들은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고 혈당을 상승시킨다. 당뇨병이 오래된 환자들 중에는 자율신경 기능이 떨어져 체온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땀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열사병 위험이 커지고, 반대로 지나친 냉방으로 인해 냉방병과 수면장애가 생겨 혈당이 불안정해지기도 한다.

 



여름철 식습관도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과일은 건강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여름 과일은 생각보다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 수박, 참외, 포도, 망고 같은 과일은 당 함량이 높고, 특히 갈아서 주스로 마시거나 빙수 형태로 먹으면 혈당이 더욱 급격히 상승한다. 냉면이나 콩국수처럼 시원한 음식도 여름철 대표 메뉴지만, 탄수화물 함량이 상당히 높다. 실제로 진료실에서는 “입맛이 없어서 밥은 적게 먹었는데 왜 혈당이 올랐나요?”라고 묻는 환자들을 자주 만난다. 자세히 들어보면 과일이나 음료, 아이스크림, 빙수처럼 ‘간식처럼 먹는 당분’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여름철 혈당은 식사보다 이런 무심코 먹는 당분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운동도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 환자에게 운동은 가장 중요한 치료 중 하나지만, 폭염 속 무리한 야외운동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더운 날씨 속 장시간 운동 시 저혈당 위험이 커진다. 문제는 땀, 어지러움, 피로감 같은 열탈진 증상과 저혈당 증상이 서로 비슷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낮의 운동보다는 아침이나 저녁처럼 비교적 선선한 시간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혈당을 자주 확인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당뇨약들도 여름철에는 조금 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은 소변으로 당을 배출시키는 기전 덕분에 심장과 신장 보호 효과가 뛰어나지만, 여름철에는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뇨제를 함께 복용하는 노년 환자라면 어지럼증이나 혈압 저하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폭염이 지속되거나 식사가 부진한 날에는 평소보다 몸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또 하나 자주 놓치는 것이 바로 ‘당뇨발’이다. 여름철에는 슬리퍼나 샌들을 자주 신게 되고 맨발로 다니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당뇨로 말초신경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은 뜨거운 아스팔트나 작은 상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작은 물집 하나가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여름철에도 발 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너무 얇은 슬리퍼나 맨발 보행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여름철 당뇨 관리의 핵심은 “더위를 가볍게 보지 않는 것”이다. 많은 환자들이 겨울에는 긴장하지만, 여름에는 오히려 방심한다. 활동량이 늘었다고 안심하고, 과일은 건강식이라 생각하며, 물만 많이 마시면 괜찮다고 여긴다. 하지만 여름은 혈당이 조용히 흔들리는 계절이다.

당뇨병 관리란 결국 계절에 따라 생활 방식을 조절하는 일이다. 여름철에는 ▲갈증이 없더라도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과일과 시원한 탄수화물 음식 섭취를 조심하며 ▲한낮 야외활동을 피하고 ▲혈당을 평소보다 자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지러움, 심한 피로감, 식욕 저하, 탈수 증상이 있다면 “더워서 그렇겠지”라고 넘기지 말고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

무더운 여름, 에어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몸의 신호를 놓치지 않는 일이다. 당뇨 환자에게 여름은 단순한 계절이 아니라, 건강관리의 또 다른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 케이데이 페이스

(213)757-2080

303 S. Union Ave, LA, CA 90057

<임영빈 박사 케이데이 페이스 주치의>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