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주민투표서 ‘제외’
▶ 25명 확대 사실상 무산
▶ 정치력 신장 차질 우려
▶ 비시민권자 투표권 논란
LA 시의원 수를 현재 15명에서 25명으로 늘리는 방안이 사실상 제동이 걸리면서 한인사회가 오랫동안 기대해 온 한인타운 단독 지역구 신설 가능성도 당분간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LA 시의회 핵심 위원회는 시의원 증원안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오는 11월 주민투표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비시민권자의 LA시 및 LA통합교육구(LAUSD) 선거 투표권 부여안은 주민투표에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LA 타임스에 따르면 시의회 규정·선거·정부간관계위원회는 15일 시의원 수를 25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오는 11월 3일 주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제외할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해당 안건에 대해 추가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선호투표제 도입안과 시 검사장 직책 분리안도 함께 제외했다.
반면 비시민권자에게 LA시 선거와 LA통합교육구(LAUSD) 교육위원 선거 투표권을 부여하는 안은 주민투표에 포함시키기로 결정됐다. 해당 안은 합법 체류 비시민권자에게 지방선거 참여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민자 권익 확대라는 평가와 함께 시민권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이 밖에도 LA경찰국(LAPD) 감독권 강화, 공공사업국장 신설, 2년 예산제 도입 등의 개혁안은 주민투표에 부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이번 결정은 한인사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의원 증원안은 단순한 의석 수 확대를 넘어 LA 한인타운의 독립 선거구 신설 가능성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LA 시의회는 1925년 시의원 수를 15명으로 확정한 이후 약 100년 동안 같은 구조를 유지해 왔다. 당시 LA 인구가 100만명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380만명 수준으로 급증했음에도 대표성 구조는 그대로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2022년 누리 마르티네스 전 시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의 인종차별 녹취록 파문 이후 시의회에 대한 시민 불신이 커지면서 대표성 확대와 권력 분산을 위한 개혁 요구가 본격화됐다. 당시 시의회는 헌장 개정 논의를 시작했고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도 시의원 증원안을 포함한 다양한 개편안을 제안해 왔다.
한인사회는 그동안 시의원 증원안을 적극 지지해 왔다. 선거구가 늘어날 경우 인구밀도가 높은 한인타운이 독립 선거구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장기적으로는 한인타운을 대표하는 한인 시의원 배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한인타운 선거구 재조정 태스크포스 관계자들은 시의원 수 확대가 이뤄질 경우 한인타운이 별도 지역구로 분리돼 지역 현안에 집중할 수 있는 정치 구조가 마련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현재 한인타운은 사우스LA 일부 지역과 함께 10지구에 포함돼 있지만 인구 밀집 지역 특성상 독립 선거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한 선거구 확대는 아시아계 및 한인 정치력 신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선거구가 세분화되면 아시아계 유권자 비율이 높은 지역구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한인 또는 아시아계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마퀴스 해리스-도슨 시의회 의장은 시의원 수 확대가 시장과 시의회 간 권력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보다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니디아 라만 시의원은 시의원 증원이 이번 개혁 논의의 핵심 사안이었다며 또다시 결정을 미루는 것은 시민 불신을 키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 입법분석관실도 해당 안건은 2028년 이후 주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A 시의회 전체회의는 18일 위원회 권고안을 놓고 최종 심의에 나설 예정이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