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비현실적인 필리핀의 병원비 부담을 경험하고는 가슴아픈 필리핀의 현실을 짧게나마 하소연해 봅니다.
저도 이제 연식이 좀 되어서 인지 요즘 몸이 이곳저곳 쉽게 고장나기 시작하네요...
현지인 친구가 조언하길, 치료비가 좀 저렴한 공립병원은 몇군데 없고 게다가 아주 급한 제성격을 고려할 때 공립병원에서 줄서서 기다리다가는 정신과 추가로 방문할 수도 있다는 친구의 협박으로 공립병원(아마 부담이 좀 덜하겠죠?)은 안가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정도 규모되는 마닐라내 일반 사립병원의 경우, 웬만한 증상으로 한번 병원방문시 병원비하고 약값 부담이 최소 2000-3000페소 이상인 것 같습니다. 의사 상담비만 기본 1000페소입니다. 물론 엑스레이, 혈액검사 등 각종 검사비용이나 주사 등 기타 처치비용은 다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두가지 기본적인 검사에 3000페소 추가, 간단한 주사 한방에 2000-3000페소 추가, 이런 식으로요... 게다가 처방전으로 약구입하는데 별도로 500-1000페소 정도...
가장 간단한 감기에도 단 한번 병원방문에 소요되는 지출이 아무리 적어도 2000페소, 한국돈으로 5만원이상... 혹시 간단한 수술이라도 해야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감히 금액이 상상이 안가네요.
국민의료보험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필리핀임을 고려하면, 외국인이던 현지인이던 아마도 똑같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겠죠.
필리핀 국민소득과 생활물가를 고려해 가중치를 적용하면, 필리피노에게 병원비 부담은 한국대비 대략 20배-50배 이상의 부담일 듯 합니다. 여기 중상류층 아닌 이상, 아무리 아파도 병원 못 갈 듯 합니다.
한편 제가 방문했던 병원은 종합병원급 규모와 시설이었음에도 의사 각자가 자기이름으로 영수증발행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한국의 일반 종합병원과는 다른 운영시스템인 듯 합니다.
종합병원에 의사가 월급받고 근무하는게 아닌, 의사 각자가 개업의로 존재하고, 각종 검사 및 치료시설의 설비와 인력은 병원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인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좀 특수한 경우겠죠. 그러고보니 "마닐라_닥터즈_호스피탈" 이름이 좀 특이하다 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아무튼 여기서 아프면, 경재적으로 어느정도 여유있는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집안 기둥뿌리 하나 뽑기전에는 병원다니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직접 병원 방문해서 실감해보고 나니, 예전에 몸친이 자기 몸에 문제가 있는데 왜 병원가서 치료를 안받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갑자기 불합리한 필리핀 의료시스템에 슬프다못해 화까지납니다. 그래도 여기 몇달 살았다고 피노이들과 공동체의식을 갖기 시작한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여러분 절대 아프지말고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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