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분명히 건기인데도 이틀건너 한번씩 비가 옵니다.
어제도 오후부터 날씨가 꾸물거리더니
밤이 되니 제법 세찬 빗줄기가 내립니다.
너무 건조한 들판을 생각하면 비가 오기는 와야 하지만
고산지대인 이곳은 비가오면 온도가 뚝 떨어져서 추워집니다.
오늘 새벽 시장가는 길은 오랜만에 목도리를 두르고 나섰습니다.
거리는 사람이 적고 기온이 낮습니다.
그런 새벽이 지나가고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비온 다음날은 더 맑고 밝은 햇빛이 내립니다.
그 햇살속에 우리가족들의 깨끗한 빨래가 널리고
우리집 마당에 빨래가 널리고
땔감으로 쓸 코코넛을 널고
고마운 하루 일상이 시작됩니다.
숀은 오늘로 방학이 끝나고 다음주부터는 학교에 갑니다.
방학이라고 그냥 두었더니
늦잠자고 게으름을 부려서 더 말랐습니다.
외출이라고는 나와 운동하러 나서는 것 말고는 내내 집에만 있었네요
친구들은 두바이로, 대만으로 여행을 다녀왔다는데
이번에는 내가 바빠 가까운 바다한 번을 못갔네요
조카애들은 이제 공부도 실습도 모두 마치고
논문만 남았습니다.
그 논문이 통과되면 빠르면 이달말에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공부 잘 마치고 돌아가는 조카애들이 대견하고 고맙지만
재미있게 누나들과 잘 지내던 숀이 외로워 할까 걱정이 많습니다.
이민생활이 사람들과 몰려다니면 구설수도 많아 넘 조용히 살다보니
아이들이 왕래하는 한국인 친구가 한명도 없네요.
필리핀 친구들과는 잘 지내기는 하지만
한국인 친구가 하나도 없으니 그것도 내가 너무 했나싶습니다.
숀은 한국인이지만 완전히 외국인으로 성장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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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바기오 테레사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