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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및 에세이

우수의 계절

작성자qkrdidtn|작성시간26.06.10|조회수10 목록 댓글 0

춘분을 경계선으로 밤이 낮보다 조금씩 줄어들고 낮이 길어진다. 그 춥고 혹독한 어둠의 계절이 빛나는 태양의 계절로 바뀌기는 분기점의 날이다. 모든 생물은 어둠을 싫어하고 밝음을 좋아 한다. 죽음을 어둠이라고 한다면, 밝음은 생명이라 할 수 있고, 악을 어둠이라 한다면, 선을 밝음이라 할 수 있다.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악마의 화신 [머피스트]는 ‘밝음을 싫어하는 자’란 뜻이다. 악마의 화신 머피스트는 위대한 파우스트 박사를 타락시킨 자로서 어둠속에서만 존재하면서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는 자이다.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남의 눈을 피하거나 어둠속에서 행동을 한다. 어둠속에서는 음모와 비밀과 의혹 술수에서 시작하여 독재와 폭력과 억압과 죽음으로 끝을 맺게 된다. 이 과정을 역사는 어둠의 시기라고 부른다. 

어둠의 벽을 넘어 광명으로 소생해가는 춘분은 달력의 날자가 바뀌면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역사의 춘분기는 오직 깨어있는 지성인들의 노력으로만 맞이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역사와 정치적 현실도 겨울과 여름, 밤과 낮의 양극을 반복한다. 정의와 자유가 지배하는 시절이 있는가 하면 불의와 독재가 국민을 괴롭히는 어둠의 시대도 있다. 그러나 역사는 항상 정의와 자유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오늘은 춘분이 지나고 우수이다. 우수는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절기이다. 따뜻한 태양빛에 눈이 녹아 흐르고 언 땅이 풀어지는 계절이다. 어둡고 축축한 겨울의 그으름이 햇살 묻은따스한 바람에 날려가고 있는데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두움도, 어둡고 쾌쾌한 세상도 정녕 봄은 오고 있는지! 우울한 어둠의 의식이 깨어지고 평화의 햇살이 웃음 짖는 시대의 계절이 오고 있는지! 밤은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머피스트의 음모로 파우스트는 한 때 어둠속에 있었지만 머피스트를 이기고 자유의 몸이 된 것처럼 지금은 어둡고 습한 동면의 계절을 가르는 춘분을 지나 우수의 계절을 맞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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