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형
어린이가 우울증에 걸리는 시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2025년 자료가 가리킨다. 4년 사이 어린이 우울증 환자 104% 증가. 자살로 생을 등진 아이들은 900명이 넘었고, 자살을 시도한 아이들은 3만 명이 넘었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 마음속이 마치 전쟁터와도 같다. 1986년 중학교 2학년이었던 A양의 유서를 기억하는가? “행복은 성적 순위 아니잖아요”라고 하던 호소를 기억하는가? A양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지만 공부만 하는 삶은 싫다고 했다. 공부만 한다고 잘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자신만의 꿈이 있고 생각도 깊은 학생이 어른들의 무심함과 욕심과 무감각함 때문에 세상을 등지게 된 것이다. 지금 A양이 살아 있었다면 자신의 꿈을 펼치면서 다른 사람들을 돕기도 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을 텐데... 40년이 흐른 지금, 아이들의 현실은 그때보다 더 심각하다. 한 영어 선생님은 증언한다. 가르치는 학생들의 많은 수가 학원 수업만 최소 주 40시간을 수업한답니다. 6살짜리 아이가 자기가 공부를 못하면 가족들이 불행해질까 봐 걱정하는 말을 하고, 아이들은 체험 학습을 가서도 영어 단어를 외운다. 아이들은 어린이가 우울증에 걸리는 일이 쉽게 이해된다고 한다. 한 아이는 어른들이 어린이 시절로 돌아가서 우울증 걸린 아이들 기분을 느껴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한다. 아이들은 이 정도도 못하느냐 핀잔을 듣고, 너는 그것밖에 못하냐고 비난을 듣고 산다. 더 높은 학교를 못 갈까 봐 불안해하고 자신이 부족해 보여 괴로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