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아잘사 후기
문제 해결이 다가 아니다
『부모와 다른 아이들1』중 정신분열증 나머지 부분을 발췌해와 함께 이야기 나눴다. 다른 사람은 보고 듣지도 못하는 경험을 혼자 외롭게 해나가야 하는 이들,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가족과 의료진들의 이야기였다. 정신분열증은 어느 질병보다 환자와 가족들이 보람을 얻을 수 없는 경우라고 하지만, 사례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그런 환자가 없었던 나의 가족들보다 더 서로에게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 노력들로 비참한 결과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기쁨의 순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들의 용기와 인내와 믿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 궁금했다.
치료를 맡았던 한 의사는 그림을 그리는 여성 환자를 위해 병원 한쪽을 개조해 작업실을 만들어주고, 환자의 어머니는 작업을 위한 기부를 한다. 이 여성은 혼자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그린 그림을 팔아 병원 후원금으로 기부한다. 아이를 이해하려는 부모들, 그들의 구체적인 노력들, 또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설명하고 가족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애쓰는 당사자들의 노력이 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만 느껴지지 않았다. 락그룹에 열광하는 아들을 위해 문제가 되는 가수를 만나게 도와주기도하며 아들과 깊이 공감하며 살아가는 아버지도 있다. 의사들은 같이 병을 앓는 증세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이를 자신과 다른 존재로 각별히 대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알아가려는 아버지이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고 비난과 멸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서로 다른 이들에게 이렇게 대하는 모습이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하다), 인내를 가지고 섬세하게 살피고 같이 살아갈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눈에 보이는 장애가 심하다고 도움이 많이 필요한 이들이고, 그렇지 않다고 도움이 필요 없는 이들일까. 우리 내면의 갖가지 문제들이 공개되지 않고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누가 더 병자일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마음의 장애, 무감각함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게 된다. 거기에 머물러 좌절하지 않고 서로 알리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며 같이 살아보자고 매번의 모임에서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