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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와미래

핀란드- 서양에 최초로 한국어를 소개한 나라

작성자신동|작성시간09.01.22|조회수275 목록 댓글 0

핀란드에서 1년쯤 생활했던 필자는 핀란드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핀란드는 웬만한 구멍가게에서도 영어가 소통되지만 핀란드의 속살을 보다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잠깐 핀란드어를 배운 적이 있었다.
 
  강사는 헬싱키대학에서 한국학을 공부하는 스무 살짜리 여대생이었다. 이 여대생은 핀란드어 구조가 우랄알타이어군으로 한국어와 비슷하지만 외국인이 핀란드어 배우기가 고통스럽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비교적 쉽게 설명을 하고 준비도 꼼꼼히 잘해왔다. 배우는 사람이 복습과 예습을 하지 않아서 오히려 가르치는 사람한테 미안할 정도였다.
 
  한 달 후 강사료로 200유로(약 30만원)쯤 되는 돈을 주는데, 이 어린 여대생이 소득신고를 해야 한다며 세금계산서를 끊어달라는 것이었다. 한국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론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과외로 번 돈은 소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에서는 세무서나 돈을 번 대학생이나 과외로 번 돈에 課稅(과세)를 하고, 소득신고를 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을 것이다. 핀란드 여대생은 너무나 당연하게 돈을 벌면 적든 많든 반드시 세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200유로에 대한 세금은 보나마나 아주 적지만 이 같은 사고방식을 보면서 ‘저게 바로 핀란드가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를 유지하는 비결이구나’라고 느꼈다.
 
  핀란드는 평균 소득의 44%(최대 상한선 60%)를 세금으로 낸다. 그러나 국민들은 군말 없이 세금을 부담하고 세계 최고의 사회복지 혜택을 누린다. 핀란드는 태어나면 31개 유아품목이 무료로 배달되고 5세까지 양육비를 국가가 무료로 지원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00유로(약 75만원) 정도 된다.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 대학원까지 무료다. 거기에다 17세 이하의 청소년에게는 자녀수당으로 1명당 100~172유로를 지급한다. 대학에 들어가면 생활비 및 교재비, 주택임대료로 최대 432유로를 지급한다.
 
  한국사람의 시각으로 보면 지상천국에 가깝다. 사회복지가 이 정도라면 모두들 모럴해저드에 빠져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이 바닥을 헤맬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핀란드는 2000년 들어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2006년까지 2002년(2위)을 제외하고 모두 1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올해는 6위를 기록했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인가.
 

어시장과 바로 붙어있는 핀란드 대통령궁. “장사가 안 돼 죽겠다”고 소리치면 충분히 들릴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진짜 경쟁력은 모두 함께 잘 뛰는 것
 
  북유럽 국가는 해마다 세계경제포럼이 평가하는 국가경쟁력 부문에서 핀란드를 비롯해 덴마크ㆍ스웨덴ㆍ노르웨이ㆍ아이슬란드가 모두 최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이들 국가는 ‘국가경쟁력이 미인선발대회나 마찬가지라며 과대평가하지 말자’고 경계하고 있지만, 인구와 자연환경을 고려한다면 강한 경쟁력을 가진 나라임에 틀림없다.
 
  핀란드는 한국과 달리 ‘경쟁’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경쟁력을 ‘남들보다 빨리 뛰는 것’을 가리킨다면 핀란드는 ‘모두 함께 잘 달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반도의 1.5배(33만8000㎢), 인구 527만 명에 불과한 핀란드가 세계 최고의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팀워크’에 있다.
 
  핀란드는 유치원 때부터 혼자서 하는 프로그램보다 같이 하는 것이 더 많다. 대학시험도 개인의 실력과 능력을 평가하는 항목과 3~4명이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해 평가받는 항목이 있다. 필자가 공부했던 헬싱키예술디자인대학교도 입학시험이나 재학생 기말고사 때 개인평가와 함께 반드시 단체(팀)평가가 있다.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팀원끼리 수시로 만나 얘기하고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아무리 혼자 능력이 뛰어나도 조직과 협력해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학생들은 공부보다 더 중요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인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핀란드는 한마디로 학교에서부터 독불장군식의 인간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따라서 어른이 되어서도 국민들 사이에 ‘억지 문화’나 ‘떼쓰기 문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핀란드에서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워킹그룹’(working group)이 생긴다. 워킹그룹은 한국의 자문위원과 달리 각계 실무담당자들로 구성돼 머리를 맞대고 최선 또는 차선책을 반드시 도출해낸다.
 
  헬싱키 시내에서 가장 번잡한 스톡만 백화점 앞에는 동상이 하나 있다. 도끼와 망치를 든 3명의 노동자가 함께 일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핀란드 국민들은 오늘도 그 앞을 지나면서 ‘대화’와 ‘협력’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있을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은 핀란드의 국가경쟁력 비결로 노키아와 같은 세계적인 IT(정보통신) 기업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이뤄지는 기술혁신과 무료교육을 통한 뛰어난 인적자원 개발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다.
 
 
  무료교육·우수인력 배출·혁신지속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노키아 본사 건물. 투명유리 2만6000장으로 만들어진 이 건물은 현대건축물의 백미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정부가 R&D(연구개발)에 GDP(국민총생산)의 3.5%를 투자하고, 국가기술청(TEKES) 등과 같은 국가기관을 지렛대로 활용해 산학협력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측면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WEF는 또 “핀란드는 양질의 교육과 혁신, 낮은 부패수준을 비롯해 재정흑자를 통해 고령화 사회를 모범적으로 준비하는 나라”라며 “높은 세금과 든든한 사회안전망(사회보장제도)이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깨뜨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핀란드는 높은 세금과 노동시장의 경직성, 國富(국부)를 창출하고 있는 노키아에 대한 지나친 의존 등의 부정적인 측면도 지적됐다.
 
  제프리 삭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핀란드는 세금부담률이 매우 높지만 이 세금을 무료교육과 연구개발에 투자하기 때문에 두뇌유출이 없고 경제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체로 경제학자들은 “핀란드는 민간영역에서 신기술을 채택할 준비가 되어 있고, 성숙한 혁신의 문화가 높은 세금부담이라는 약점을 극복하며 경제성장을 일궈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민간기업 경영자들 역시 정부공무원을 신뢰하고 공공부문(기관) 또한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처럼 무료교육(사회복지)으로 배출된 고급 두뇌들이 민간 및 공공부문에 들어와 혁신을 주도하며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해 약점(높은 세금과 노동시장 경직성)을 극복해 나가는 것을 ‘핀란드 모델’(the Finnish Model of the information society)이라고 부른다.
 
  북유럽 모델처럼 핀란드 모델 역시 수학공식과 통계에 근거한 사회과학적 모델이 아니지만 ‘사회의 그늘진 곳이 없는 풍요’를 누리면서 경제성장을 통해 사회복지에 필요한 돈을 계속 수혈받는 것은 의미가 크다.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 마티 반하넨 총리 등 국가지도자들이 “핀란드의 국가경쟁력은 두뇌와 기술에 투자하고 개방적인 사회를 창출한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핀란드 지도자들은 특히 “핀란드 모델을 일궈낸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It was actions, not words that created the Finnish Model)이라고 말한다.
 
 
  청렴과 준법정신으로 국가품격 높여
 
핀란드는 어려서부터 현장중심의 교육을 많이 실시한다. ‘창의력은 경험을 통해 길러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경제교육도 교실 밖에서 직접 물건을 사보면서 이뤄진다.

  말 한마디가 계약서와 같은 ‘신뢰의 위력’을 갖게 된다면 절차 간소화와 비용절감으로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핀란드에서는 ‘공무원에게 따뜻한 맥주와 차가운 샌드위치는 괜찮지만 그 반대는 위험하다’는 얘기가 있다. 뇌물을 경계하는 말이다. 청렴성과 이유 없는 호의를 싫어하는 핀란드 문화는 공무원과 정치인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핀란드에서는 명예박사를 주고받는 것조차 뇌물수수로 처벌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명예박사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지만 핀란드는 주는 쪽이나 받는 쪽 모두 법에 저촉되는지, 아니면 정말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보고 결정한다.
 
  청렴과 정직은 일반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누가 검사를 하지 않아도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들이 없다. 길거리 노점상들도 1유로짜리 물건을 팔아도 고객이 원하면 모두 신용카드로 결제해준다. 핀란드는 루터교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준법정신도 남다르다. 교통속도 위반으로 아파트 한 채와 맞먹는 벌금을 물었다면 과연 몇 명이 공감할까. 그러나 핀란드에서는 과속 한 번 했다고 21만 달러의 벌금을 문 사건이 발생했다.
 
  소시지그룹 상속자였던 살로노야(29) 씨는 헬싱키 시내에서 제한속도(시속 25마일)의 두 배가 넘는 시속 50마일로 달리다 경찰에 적발돼 17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2004년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20만4000달러였다. 한국 돈으로 치면 아파트 한 채 값이다. 지도자와 국민의 정직과 청렴, 신뢰는 국가이미지로 이어져 결국 국가경쟁력을 높여준다.
 
 
  총리도 거짓말 한마디에 58일 만에 쫓겨나
 
2006년 1월 말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당선된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의 당시 선거사무실. 한국과 비교하면 너무나 검소하고 협소한 느낌을 준다.

  핀란드는 세계에서 言行(언행)일치가 가장 뛰어난 나라로, 사람에 대한 평가는 평소 말과 행동이 얼마나 일치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지도자에게도 엄격히 적용된다. 핀란드 정치인들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거나 신뢰를 주지 못하면 그날로 ‘인생 종친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핀란드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올랐던 안넬리 야텐마키였다. 안넬리 야텐마키는 파보 리포넨 前(전) 총리가 미국의 이라크 공습을 몰래 지지했다고 폭로해 새 총리에 당선됐다. 그러나 그 정보 입수과정을 놓고 거짓말했던 것이 탄로나면서 58일 만에 물러났다.
 
  핀란드는 EU 회원국이면서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지만,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지 않을 만큼 러시아와 미국 간에 등거리 외교를 철저히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핀란드 정치인이 러시아와 미국 중 한 쪽 편을 드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다.
 
핀란드는 모든 도로에 노약자 보행과 자전거 이용을 구분하는 표시를 해 둘 만큼 노약자를 배려하고 있다. 핀란드는 자전거로 전국을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게 모든 도로에 자전거도로가 표시돼 있다.

  야텐마키는 리포넨 전 총리가 2002년 11월 부시 대통령과 합의했던 회담 내용을 귀국해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 그 자리에 배석했던 대통령 보좌관에게서 정보를 입수했다. 하지만 그녀는 총선과정에서 뜨거운 쟁점이 됐을 때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을 통해 입수했다며 ‘정보제공자’를 보호했다.
 
  그러나 한 일간지 기자에 의해 야텐마키 총리가 비밀정보를 정당하게 입수하지 않았고, 입수과정에서 숨겼던 사실이 진실로 밝혀지면서 바로 그날 사표를 써야 했다.
 
  핀란드 지도자들은 또 학벌이나 지역연고에 의지하지 않고 실력으로 ‘승부’한다. 그 실례 중 하나가 장관이나 국회의원이 약력에 출신학교를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을 만나 주고받는 명함에도 ‘정치학 박사’ ‘경영학 박사’를 간단하게 쓰지, 한국처럼 ‘~학교 정치학 박사’ ‘~학교 경영학 박사’라고 쓰지 않는다.
 
  핀란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정치인들이 신분 및 학력 차별 폐지 노력의 일환으로 학력란에 출신학교 이름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물으면 누구 하나 정확히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없지만 얘기를 종합해보면 ‘전국에 분산된 산업클러스터가 성공하려면 지방대학과 출신지역에 대한 차별을 없애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지도층부터 솔선수범을 보였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갖는다.
 
 
  백화점 직원 외국어 3~4개 구사
 
핀란드의 상당수 기업들은 영어를 잘하면 각종 인센티브를 준다. 스톡만 백화점 직원의 왼쪽 이름표 위에 영국과 핀란드 국기가 새겨져 있는 것은 이 직원이 영어와 핀란드어를 할 줄 안다는 뜻이다.

  글로벌시대에 국가 경쟁력의 요체는 외국어다. 핀란드도 유럽의 웬만한 나라들처럼 국민들 대부분이 2~3개 외국어를 구사할 줄 안다. 국민들의 77%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핀란드가 외국어를 잘하는 것은 남다르다.
 
  핀란드어는 유럽 대부분 국가들이 속한 인도유럽어족이 아닌 우랄알타이어족이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토플 성적으로 보면, 응시생의 평균 성적이 97점으로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나라 중 영어 소통이 가장 뛰어난 나라로 핀란드를 꼽는다.
 
  핀란드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는 비결은 과연 무엇인가. 핀란드는 공식적으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1주일에 45분씩 2~3회 영어를 배운다. 우리나라 아이들과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핀란드는 영어를 재미있게 말하기 중심으로 교육하고 정부와 기업이 영어공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영어로 자막 처리한 TV를 보면서 알게 모르게 영어와 친숙해진 상태에서 영어교육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한국처럼 엄청난 과외비를 주면서 영어 조기교육을 하는 학생은 없다. 교육방식은 문법에 의존하지 않고 무조건 회화중심으로 진행한다. EU 회원국인 핀란드는 모든 정부 문서를 공용어인 핀란드어, 스웨덴어와 함께 영어로 작성한다. 기업들도 여기에 부응해 노키아ㆍ엘코텍ㆍ코네 등 대기업들이 社內(사내) 공용어로 영어를 사용하거나 영어를 잘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핀란드에서 가장 크고 외국인이 애용하는 스톡만 백화점은 외국어를 잘하면 외국어 하나당 월급의 5%를 가산하는 혜택을 준다. 예를 들어 영어와 스웨덴어ㆍ독일어ㆍ러시아어 등 4개국어가 가능하다는 회사의 인증평가 시험을 통과하면 다른 사람보다 월급을 20% 더 받는다. 대충 말하고 이해하는 수준인 중급 수준의 외국어를 구사하면 외국어 하나당 2.5%의 인센티브밖에 받지 못한다.
 
  필자가 만났던 스톡만의 여직원 안나 루오토넨(43) 씨는 회사 제복의 이름표 위에 영국ㆍ독일ㆍ스웨덴 국기가 3개 그려져 있는 옷을 입고 있었다. 이는 해당 국가의 언어를 할 줄 안다는 표시다. 몇 개씩 국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는 직원은 루오토넨 씨만이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대부분 보통 2~3개씩 국기가 그려진 제복을 입고 고객들을 맞는다. 영어ㆍ독일어ㆍ스웨덴어ㆍ러시아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직원 100여 명이 왜 하루 종일 백화점에서 고기를 썰어 팔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
 
 



  ▣ 핀란드
 
  ⊙ 면적 33만8000㎢(한반도의 1.5배, 남한의 3.5배) 국토 70%가 산림,
      호수 18만8000개(국민 26명당 1개꼴)
  ⊙ 인구 527만 명(수도 헬싱키 56만 명).
  ⊙ 국민총생산(GDP) 1704억 유로(2007년 기준).
  ⊙ 1인당 국민소득 4만3890달러(2008년 4만6340달러 예상).
  ⊙ 정치체제 이원집정부제(대통령 외교·국방, 총리 내치 담당) 대통령 임기 6년(중임
      가능), 국회의원(200명·임기 4년).
  ⊙ 공용어 핀란드어(국민 92% 사용), 스웨덴어.
  ⊙ 국제관계 1995년 EU가입, 2002년부터 유로화 사용.
  ⊙ 주변국가 러시아(1340km 접경), 노르웨이(736km 접경), 스웨덴(614km 접경).
      발트해를 끼고 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 이웃.
 
 



  ▣ 한국과 닮은꼴인 핀란드
 
  핀란드는 서양에 한국어를 가장 먼저 소개한 나라
 
  핀란드에서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국과 핀란드가 서로 닮은 점이 많아 이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북반구의 동북아와 서북쪽 끝에 붙어있는 우리나라와 핀란드는 따지고 보면 유럽 국가들 중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나라다. 6월부터 개설된 서울과 헬싱키를 잇는 직항로는 9시간이면 서로를 왕래할 수 있다. 한국과 핀란드는 조상이 같은 몽골(우랄알타이어)족이라는 점 이외에도 기마민족의 후예답게 노키아ㆍ삼성전자ㆍLG전자가 세계 이동통신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도 한국과 핀란드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에서 해마다 상위권에 올라있다. 핀란드는 또 서양에 한국어를 제일 먼저 소개한 나라다. 1919~29년 일본 주재 핀란드 공사대리였던 구스타프 요한 람스테드트가 한국어의 우수성을 발견해 1939년 영어로 ‘한국어문법’을 발간해 6ㆍ25전쟁 당시 연합군의 한국어 교재로 사용됐다. 핀란드는 한국처럼 단일민족과 단일문화를 가진 나라로 역사적으로 이민자가 매우 적었다. 국민들 역시 민족적 자의식이 매우 강하다. 역사도 슬프고 가슴 아픈 사연이 많은 나라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에 둘러싸여 있듯, 핀란드는 러시아와 스웨덴에 둘러싸여 있다. 우리나라가 45년간 일본의 지배를 받았듯, 핀란드는 스웨덴으로부터 700여 년, 러시아로부터 120여 년간 식민지배를 받았다. 하지만 자신을 지배했던 스웨덴 왕과 러시아 왕이나 장군들의 동상이 도심 한복판에 서 있고 이를 자랑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1997~1998년 사상 최악의 외환위기를 겪었듯이 핀란드도 1990년대 초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경험했다. 차이점이라면 핀란드는 맹목적인 구조조정보다 기술혁신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였다. 기술혁신과 고급두뇌 확보 없이 이뤄지는 구조조정은 의미가 없다며 핀란드는 직장을 잃은 근로자들에게 실업수당을 지급하고 직업전환 재교육을 무료로 실시해 컴퓨터 엔지니어, 디자이너, 컨설턴트 등과 같은 지식사회에 필요한 ‘기술혁신 전도사’로 키워냈다. 그 결과 핀란드는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해마다 최상위권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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