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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냉철한 사람이 되게 한 책 <명상록>

작성자신동|작성시간05.10.13|조회수131 목록 댓글 0
어린 시절 언제나 충동적인 성격 때문에 후회를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내 모습이 바뀌게 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책이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다. 원래 이 책의 저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누스(Marcus Aurelius Antoninus: 121-180)는 로마의 16대 황제요 유명한 스토아 철학자였다. 그는 기독교를 박해한 황제로도 유명하다. 따라서 그의 <명상록>에는 기독교적이지 않은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나 독서를 할 때 그 내용을 100% 동의할 수 있는 책만 보려고 한다면 아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우렐리우스의 이 책은 게르만족과의 전쟁 가운데에서 틈틈이 자신의 생각을 수필 형태로 기록한 것이다. 그는 인간의 지나친 욕심과 쾌락의 추구가 결국 고통으로 연결된다고 보고,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이성에 따라 바른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쁜 일이건 슬픈 일이건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 않고 쉽게 동요되지 않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삶에서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절제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이 책이야말로 나를 위한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거의 손을 떼지도 못하고 두 번을 거푸 읽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인생과 죽음, 영원, 절대적 가치, 마음의 평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람의 평판에 좌우되기 보다 옳은 것을 위해 마음을 지키며 절제하는 것이 내 인생에 필요함을 알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내 인생에 처음으로 절제에 성공을 했다. 당시 나는 <수학세계>라는 잡지를 즐겨 보았는데 공부하다가도 이 책이 나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서점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정작 내가 찾는 <수학세계>는 아직 서점에 나오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 경우 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급하고 충동적인 내 성격 때문에 시간을 낭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공부하다가 <수학세계>가 나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메모만 해놓고 계속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책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공부하다 말고 서점으로 달려가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공부에 지장이 되지 않게 계획한 대로 쉬는 시간이 될 때까지 자리를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작정한 대로 공부를 한 후 쉬는 시간이 되면 그 때 전화를 해 본 다음에 잡지가 나왔다는 것을 확인하고 서점에 갔다. 이후 다시는 <수학세계>를 충동적으로 사러나간 일이 없었다. 이 사건은 내 인생에 엄청난 자신감을 주었다. 급하고 충동적으로 살아온 나도 이런 식으로 하면 계획하고 마음먹은 것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또 고2때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수학을 작정하고 공부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고1내내 수학공부를 안해서 수학 실력이 형편이 없었다. 이과였기 때문에 대개 공부 잘하는 다른 친구들은 고1때 <정석>으로 공통수학을 2,3번 본 후에 <해법수학>을 공부하면서 수Ⅱ를 <정석>으로 공부했다. 그러나 나는 1학년 때 <정석>으로 공통수학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자존심 때문에 2학년 때 <정석>으로 공통수학을 공부할 마음은 도무지 생기지 않았다. 결국 <해법수학>을 가지고 공부하되 내가 워낙 실력이 없으니 특별한 방법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예제 이외의 모든 연습문제를 답을 안보고 푸는 것이다.

1학년 때 수학 단과 반을 끊어서 다닌 적이 있었다. 그 때 선생님이 푸는 것을 구경할 때는 잘 풀 수 있을 것 같은 문제도 내가 직접 풀면 안 풀렸던 것이 기억나서 원칙을 그렇게 정했다. 이 원칙을 지키려고 했더니 놀랍게도 나는 연습문제를 거의 풀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원칙은 끝까지 지켰다. 안 풀리는 문제는 쪽지에 적어서 갖고 다니면서 생각했다.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도 적은 것은 들여다보면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도무지 해결이 될 것 같이 않던 문제도 하나씩 둘씩 풀리곤 했다. 구멍가게에서 갑자기 번개같은 영감으로 풀어낸 문제도 있었다.

나는 결국 1년 후에 원하는 대로 수학 실력고사 점수 40점의 고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가끔은 스스로 놀라는 일까지 생겼다. 고등학교 입학할 때 전국 2등으로 들어왔고 결국 서울대 전체 수석을 한 친구가 못 푸는 문제까지도 내가 풀어낸 것이다. 가끔은 물리문제도 내 나름의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절제를 통해 나는 힘을 집중하는 법을 배웠고, 그 결과는 얼마나 만족스러웠는지 모른다. 내가 이렇게 만족스런 결과를 가져온 데는 상당히 많은 부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의 영향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고 난 후 마음공부를 하기로 작정했다. 이런 류의 책이면 열심히 읽었다. 특히 도움이 된 것은 훌륭한 사람들의 자서전이나 전기, 또는 수필을 읽으면서 그들이 한 말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 인생을 성찰해 볼 만한 좋은 말들을 적어놓았다. 이후 케네디가의 어머니 로즈 케네디의 말, 알버트 슈바이쳐의 말, 간디의 말, 톨스토이의 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말, E.H. 카의 말, 존 웨슬리의 말, 얼지 리의 말, 허드슨 테일러의 말 등 좋은 말들을 기록해 놓았다. 탈무드에 나오는 유대인의 격언이나 단상도 즐겨 읽고 마음에 와 닿는 글이 있으면 적어 놓았다. 이렇게 메모한 것을 나는 자주 들춰보면서 암송하기 시작했다. 성경을 암송할 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런 좋은 글을 암송하면 그 내용을 음미해 보고 내 삶을 성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고 절제를 배우라. 냉철한 인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인디북에서 유동범이 번역한 것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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