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고 말합니다.
저도 대학 교육을 포함해서 만 16년 간 학원교육을 마치고 이제는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에서 마련해주는 인터넷 강의를 통해 틈틈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 덕에 별 어려움 없이 공부 할 수 있었던 저는 대단히 운이 좋은 경우이고 제 또래, 그보다는 우리 어머니 연배 되시는 꽤 많은 분들이 집안 형편 등 여러가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고 배움의 한을 품고 살아가고 계십니다. 특히 먹고살기 힘든 시절 여자가 무슨 공부냐고 간신히 국민학교(요즘의 초등학교)만 졸업한 40대, 50대 이상의 어머니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늦게나마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만학의 어머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마포구의 체육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한 졸업식장을 찾았습니다. 가정을 꾸려나가는 주부로서 어렵게 중, 고등 과정의 공부를 마치고 졸업식을 하는 한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해서 졸업장을 받는 어머니 한 분 한 분 모두 사연이 있겠지만, 이 어머니는 특히 교통사고로 장애를 갖게된 딸을 위해서 어렵게 다시 공부를 시작한 조금은 남다른 계기를 가지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결혼하고도 5년 만에 어렵게 딸을 얻어 애지중지하며 키우던 1990년, 여섯 살 난 딸은 교통 사고로 그만 반신을 못쓰게되는 장애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보상도 변변하게 받지 못하고 막막한 현실에 눈물로 지세우기를 몇 년, 남편마저도 세상을 떠나버리는 암담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 어머니는 하나뿐인 딸이라도 제대로 키우기로 결심을 하게되고 남들보다 뒤쳐지는 학습 능력을 가진 딸의 공부를 도와주기 위해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이 학교 다닌 경험의 전부라서 처음엔 주저했지만 수소문 끝에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마포구 소재 '양원 주부학교'를 알게 되었고 등록하여 몇 십 년 만에 다시 국어, 영어, 수학, 한문 교과서와 씨름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 환경 때문에 하고 싶었던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한도 있었지만 딸의 앞날을 생각하면 힘들지만 더욱 열심히 학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딸 은주씨는 이제 스무살이 돼서 고등교육 과정의 특수학교에 다니고있고, 느리긴 하지만 말도 또박또박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집에서 만난 은주씨는 어머니와 영어와 한문을 공부하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이라고 취재진에게 활짝 웃으며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딸을 만나 취재하면서 자식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노력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따뜻한 취재를 하면서 또 하나 감동적이었던 것은 어머니의 학교 생활을 취재하기 위해서 찾았던 주부 학교에서 였습니다.
서울시 마포구에 소재한 이 학교는 '양원 주부학교'라는 이름을 가진 특수 학교입니다. 대흥동 언덕빼기에 위치한 학교를 찾아가니 밖으로 나 있는 교실 창문을 너머로 많은 어머니들이 책상 앞에 앉아 책을 꺼내놓고 수업에 임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것도 한 두개 반이 아닌 4층 건물의 전체 교실에서 어머니들이 어린 학생들처럼 영어 단어를 소리내어 읽고, 한문 사자 성어를 따라 읽으며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60대의 어머니도 계셨고, 40대 초반 30대 후반의 젊은 어머니들도 계셨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높기 때문에 중, 고등 교육 정도는 대부분 받았을 것이라고 믿고있던 제게는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다들 무슨 사연에서인지 제때 정규 교육을 못받고, 늦었지만 어려운 결심을 하고 배움의 길에 나선 분들이었습니다. 중, 고등학생들이 매는 배낭에 책과 노트, 필기구를 담아 와서 돋보기 넘어로 보이는 교과서의 글씨를 읽으며 삐뚤삐뚤한 A, B, C를 써 내려가는 모습은 혼자 느끼기엔 너무 아까운 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 학교에 입학한 '나이 많은' 학생들은 서울 시내에 사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적지않은 학생들은 경기도 일원에서 일주일에 세 번씩 학교로 등교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취재한 날 졸업한 졸업생 중에는 강원도 강릉에서 등교하는 50대의 어머니 학생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어머니들이 늦게 학교를 찾아 공부하고 계실지 몰랐다고 말하는 제게 어머니들은 한결같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아이들도 어느정도 자라고 어릴적 하지 못했던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학업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는데 어디서 처음 시작해야 할지가 막막했다고, 자신들은 운 좋게 이 학교를 알게 돼서 이렇게 공부를 다시 시작했지만 이런 학교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는 어머니들도 많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수원에서, 용인에서, 멀리 강릉에서 이곳 서울 마포까지 와서 공부를 하는 것을 보면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족들의 뒷바라지를 도맡고 있는 주부의 입장으로 일주일에 세 번씩 시간을 내서 학교에 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므로써 얻는 즐거움과, 더불어 얻는 생활에서 얻는 자신감을 알게되면 공부를 그만둘 수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마포구 대흥동에서 학생용 배낭을 매고 둘, 셋씩 짝지어 걸어가는 나이 지긋한 어머니를이 있다면 그 분은 바로 막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는 주부학교 학생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취재에 나섰다가, 어렵게 배움의 길에 들어선 만학의 어머니들에게 배움의 중요성을 배우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이 값진, 살아있는 다큐멘터리를 몇 편 본 것과 같은 진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취재를 마칠 시간과 비슷하게 하교 시간이 되었습니다. 학교까지의 그 높은 언덕을 짝지어 내려가며 두런두런 얘기 나누는 어머니들의 뒷모습을 보니 교복만 입지 않았을 뿐 일반 고등학교의 나이 어린 여학생과 하나도 다를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공부하는 어머니, 천리길을 마다않고 통학하며 배움의 문을 두드리는 어머니, 환갑이 넘은 나이에 처음 교과서를 펼친 할머니... 오늘 하루 진정한 사랑과 용기가 무엇인지 저에게 조용히 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머니 여러분, 감사합니다.
* 관련 취재 내용을 보시려면 <클릭>
* 양원 주부학교 홈페이지 http://www.ajummaschool.com
저도 대학 교육을 포함해서 만 16년 간 학원교육을 마치고 이제는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에서 마련해주는 인터넷 강의를 통해 틈틈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 덕에 별 어려움 없이 공부 할 수 있었던 저는 대단히 운이 좋은 경우이고 제 또래, 그보다는 우리 어머니 연배 되시는 꽤 많은 분들이 집안 형편 등 여러가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고 배움의 한을 품고 살아가고 계십니다. 특히 먹고살기 힘든 시절 여자가 무슨 공부냐고 간신히 국민학교(요즘의 초등학교)만 졸업한 40대, 50대 이상의 어머니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늦게나마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만학의 어머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마포구의 체육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한 졸업식장을 찾았습니다. 가정을 꾸려나가는 주부로서 어렵게 중, 고등 과정의 공부를 마치고 졸업식을 하는 한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해서 졸업장을 받는 어머니 한 분 한 분 모두 사연이 있겠지만, 이 어머니는 특히 교통사고로 장애를 갖게된 딸을 위해서 어렵게 다시 공부를 시작한 조금은 남다른 계기를 가지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결혼하고도 5년 만에 어렵게 딸을 얻어 애지중지하며 키우던 1990년, 여섯 살 난 딸은 교통 사고로 그만 반신을 못쓰게되는 장애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보상도 변변하게 받지 못하고 막막한 현실에 눈물로 지세우기를 몇 년, 남편마저도 세상을 떠나버리는 암담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 어머니는 하나뿐인 딸이라도 제대로 키우기로 결심을 하게되고 남들보다 뒤쳐지는 학습 능력을 가진 딸의 공부를 도와주기 위해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이 학교 다닌 경험의 전부라서 처음엔 주저했지만 수소문 끝에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마포구 소재 '양원 주부학교'를 알게 되었고 등록하여 몇 십 년 만에 다시 국어, 영어, 수학, 한문 교과서와 씨름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 환경 때문에 하고 싶었던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한도 있었지만 딸의 앞날을 생각하면 힘들지만 더욱 열심히 학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딸 은주씨는 이제 스무살이 돼서 고등교육 과정의 특수학교에 다니고있고, 느리긴 하지만 말도 또박또박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집에서 만난 은주씨는 어머니와 영어와 한문을 공부하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이라고 취재진에게 활짝 웃으며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딸을 만나 취재하면서 자식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노력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따뜻한 취재를 하면서 또 하나 감동적이었던 것은 어머니의 학교 생활을 취재하기 위해서 찾았던 주부 학교에서 였습니다.
서울시 마포구에 소재한 이 학교는 '양원 주부학교'라는 이름을 가진 특수 학교입니다. 대흥동 언덕빼기에 위치한 학교를 찾아가니 밖으로 나 있는 교실 창문을 너머로 많은 어머니들이 책상 앞에 앉아 책을 꺼내놓고 수업에 임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것도 한 두개 반이 아닌 4층 건물의 전체 교실에서 어머니들이 어린 학생들처럼 영어 단어를 소리내어 읽고, 한문 사자 성어를 따라 읽으며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60대의 어머니도 계셨고, 40대 초반 30대 후반의 젊은 어머니들도 계셨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높기 때문에 중, 고등 교육 정도는 대부분 받았을 것이라고 믿고있던 제게는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다들 무슨 사연에서인지 제때 정규 교육을 못받고, 늦었지만 어려운 결심을 하고 배움의 길에 나선 분들이었습니다. 중, 고등학생들이 매는 배낭에 책과 노트, 필기구를 담아 와서 돋보기 넘어로 보이는 교과서의 글씨를 읽으며 삐뚤삐뚤한 A, B, C를 써 내려가는 모습은 혼자 느끼기엔 너무 아까운 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 학교에 입학한 '나이 많은' 학생들은 서울 시내에 사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적지않은 학생들은 경기도 일원에서 일주일에 세 번씩 학교로 등교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취재한 날 졸업한 졸업생 중에는 강원도 강릉에서 등교하는 50대의 어머니 학생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어머니들이 늦게 학교를 찾아 공부하고 계실지 몰랐다고 말하는 제게 어머니들은 한결같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아이들도 어느정도 자라고 어릴적 하지 못했던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학업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는데 어디서 처음 시작해야 할지가 막막했다고, 자신들은 운 좋게 이 학교를 알게 돼서 이렇게 공부를 다시 시작했지만 이런 학교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는 어머니들도 많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수원에서, 용인에서, 멀리 강릉에서 이곳 서울 마포까지 와서 공부를 하는 것을 보면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족들의 뒷바라지를 도맡고 있는 주부의 입장으로 일주일에 세 번씩 시간을 내서 학교에 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므로써 얻는 즐거움과, 더불어 얻는 생활에서 얻는 자신감을 알게되면 공부를 그만둘 수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마포구 대흥동에서 학생용 배낭을 매고 둘, 셋씩 짝지어 걸어가는 나이 지긋한 어머니를이 있다면 그 분은 바로 막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는 주부학교 학생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취재에 나섰다가, 어렵게 배움의 길에 들어선 만학의 어머니들에게 배움의 중요성을 배우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이 값진, 살아있는 다큐멘터리를 몇 편 본 것과 같은 진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취재를 마칠 시간과 비슷하게 하교 시간이 되었습니다. 학교까지의 그 높은 언덕을 짝지어 내려가며 두런두런 얘기 나누는 어머니들의 뒷모습을 보니 교복만 입지 않았을 뿐 일반 고등학교의 나이 어린 여학생과 하나도 다를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공부하는 어머니, 천리길을 마다않고 통학하며 배움의 문을 두드리는 어머니, 환갑이 넘은 나이에 처음 교과서를 펼친 할머니... 오늘 하루 진정한 사랑과 용기가 무엇인지 저에게 조용히 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머니 여러분, 감사합니다.
* 관련 취재 내용을 보시려면 <클릭>
* 양원 주부학교 홈페이지 http://www.ajummascho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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