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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신도교육의 현대적 방향과 내용> 참관기

작성자천장암|작성시간12.09.15|조회수39 목록 댓글 1

[기 고]
그 다채로운 기대와 열정을 어떻게 소화해낼까
- 불광연구원 학술연찬회 <불교 신도교육의 현대적 방향과 내용> 참관기
 
2012년 09월 10일 (월) 16:34:37 이미령_불광교육원 전임강사

지난 토요일 그러니까 2012년 9월8일 조계종의 국제회의실에서 조촐하나 무척 뜻 깊은 자리가 펼쳐졌다. 불광연구원이 주최한 제15차 학술연찬회가 '불교 신도교육의 현대적 방향과 내용'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것이다.

   
 
'신도교육'이라는 네 글자가 내 눈에 쏙 들어왔다. 황송하게도 내가 바로 이른바 '신도교육'이란 걸 종종 하기 때문이다. 아, 하지만 늘 송구스럽다. 교육당하기 위해 딱딱한 의자에 앉은 '신도'들 중에는 나보다 '신앙심'이 더 깊고 또는 순결한 사람들이 무척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정규대학의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석사를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그들 앞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이따금 침도 튀겨가며 불교를 말하면서 신도를 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토요일 연찬회장에서 세 사람의 전문가가 주제의식이 또렷한 글을 발표했다. 한국불교 신도교육의 역사와 현황(김관태 사찰경영컨설팅 살림 대표), 타종교의 신도교육의 내용과 방향(이창익 원광대 연구교수), 신도교육의 현대적 방향과 내용(조성택 고려대 교수)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고, 고명석(조계종 포교원 신도팀장), 목경찬(불광교육원 교수), 법인스님(조계종 교육부장) 세 사람의 논평이 이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청하면서 이 소중한 자리가 이제야 벌어졌다는 데에 그저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다만, 모든 세미나 자리가 그러하듯이 “시간이 없어” 제대로 된 주장을 듣지 못하고, 종합토론의 열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없었다는 점이 흠이었다면 흠이었을까. 불광교육원에서 전임강사 노릇을 하고 있는 내게도 아주 짧은 의견표명의 기회가 주어졌고, 몇 가지를 정리해서 발언했다. 사찰의 기본교육이나 불교대학 강단에 서면서 늘 가슴에 차오르던 안타까움과 불만과 건의사항들이 발표자들의 발언 속에 잘 녹아 있어서 특별히 별다른 이야기를 덧붙일 건 없었다.

다만, 이제 조금 생각을 가다듬어 나름대로의 의견을 펼쳐본다.

첫째, ‘신도교육’이란 무엇일까?

신도로 (만들기 위해) 교육하는 것이 신도교육일까, 아니면 신도를 (더 훌륭한 신도로 만들기 위해) 교육하는 것이 신도교육일까. 이게 참으로 모호하다. 전자라면 기본교육 3개월과정이 해당될 것이요, 후자라면 불교대학의 커리큘럼이 해당될 것이다. 그런데 기본교육과정과 불교대학과정은 그 성격이 다르다. 기본교육과정은 입문자, 초심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요, 불교대학과정은 이미 불교라는 종교 속에 들어와 있는 신자들에게 좀더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종교교육을 하는 것이다. 입문자와 초심자에게는 간단명료하고 감동적이고 따뜻한 안내가 필요하고, 불교대학의 수강생들에게는 그동안 가슴과 머릿속에 넣어두었던 마구잡이 불교지식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지식을 체계적으로 쌓아주는 지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신도교육’에 관해 토론을 하려면 기본교육과정에 대해서인지, 불교대학과정에 대해서인지 먼저 구분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둘째, 3개월 과정의 기본교육에 200페이지짜리 신국판의 교재가 꼭 필요한 것인가?

3개월이면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90일이 아니라 12회이다. 12회도 다른 아카데미 등과 비교해보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렇지만 그 12번의 출석에 초심자들은 온갖 것을 다 배운다. 절하고 합장하는 법, 찬불가, 사찰에서 만나는 각종 문화재와 불구(佛具)들에 대한 안내, 스님과 사찰에 대한 예절을 비롯해서 부처님의 생애와 기초교리, 그리고 심지어 불교역사(인도를 비롯하여 한국 조계종의 역사가 반드시 들어감)까지 배운다.

책상 위에는 <불교입문>이란 교재가 놓여 있어서 수많은 기본교육생들은 언제 이 교재를 펼쳐서 차분하게 공부할 수 있을지를 기다리고 있지만, 강단에 선 입장에서 그들에게 교재를 펼쳐 교리와 생애를 차분히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포교원에서 교육과 관련한 담당자들 중에 기본교육생들의 얼굴을 마주 보면서 이 교재로 강의를 해본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그 어려운 문장, 낯설기 짝이 없는 불교용어들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오고, 불교에 관한 모든 게 모조리 담겨 있는 그 책이 정말 12회 기본교육과정에 쓸모가 있기는 한 것일까? 차라리 완전히 틀을 깨서 12회에 해당하는 주제 몇 가지만 제시하고 노트를 겸할 수 있도록 빈 공간을 넉넉히 마련하거나, (연찬회장에서 제안했듯이) 운전면허 필기시험용 교재처럼 문제지 형식으로 만들어 스님이나 강사가 맘껏 설명할 수 있도록 교재를 새롭게 만드는 건 어떨까? 한 권의 온전한 입문서로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그에 알맞은 책제목을 알려주는 정도면 되지 않을까 한다. 기본교육 3개월에 불교의 모든 걸 다 가르치려고 욕심내기 보다는 정말 꼭 필요한 서너 가지만 일러주어서 그들을 푸근하게 환영해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셋째, ‘대학’이란 이름을 쓰다 보니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의 커리큘럼 정도는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불교대학의 교육을 헷갈리게 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대학에서의 공부는 한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쌓는 것 못지않게 자기 분야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을 길러야 한다. 하지만 불교에 대한 기본적이고 전반적인, 그리고 체계적인 지식을 갖지 못한 불자들을 앞에 놓고 과연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교육방법일까?

불교대학에 어떤 사람들이 오는지를 조계종 포교원은 진지하게 따져본 적이 있을까? 남녀노소, 직장인, 전업주부, 대학생, 전문직 종사자들이 뒤섞여 있는 곳이 바로 각 사찰에서 열고 있는 불교대학의 현주소이다. 그들을 한 군데에 뭉뚱그려 넣고서 과연 무얼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신심으로 치자면 강단에 선 강사보다 더욱 뜨거운 이들도 많고, 불교 아닌 특정분야에서 박사학위 소지자들도 앉아 있을뿐더러 방금 개종한 사람, 그저 호기심으로 찾아온 사람, 사회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안목을 지니고 불교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온 사람, 가슴 속의 뜨거운 신앙심을 더욱 견고하게 키우고픈 사람들, 요즘 대세인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 불교의 지식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솔직하게 말하면 불교대학을 운영하는 스님과 강단에 선 법사와 강사가 다종다양한 교육생들의 기대와 요구와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 불교대학의 현주소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학교수가 사찰의 불교대학에서 강의를 잘 하는 것도 아니요, 수행과 덕행이 깊고 그윽한 스님들이 저들의 욕구를 모조리 충족시켜 줄 수 있지도 않다. ‘대학’이란 이름 대신 조금만 다양한 이름으로 불교교육을 재편한다면 이런 문제점들은 어느 정도 보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독교의 각 교회에서 열고 있는 다양한 강좌들을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넷째, 불교대학 교육생들의 피드백을 얼마나 충실하게 받고 있는가. 그리고 그들의 생각을 얼마나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는가.

사실 피드백을 받는다는 건 성가신 일이다. 사람들 숫자만큼 다양한 평가와 요구가 쏟아지면 무시할 수도 없고 다 받아줄 수도 없는 일 아닌가. 하지만 불교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각 사찰은 물론이요, 포교원 차원에서 과연 전국의 불교대학 수강생들에게서 피드백을 받아본 적이 있을까? 주먹구구식으로 강사를 섭외하고, 소임 맡은 스님과 절의 일정에 쫓겨 대충 꾸려지는 것이 전국 불교대학 운영실태일 수도 있을 진대, 포교원은 이런 점들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최소한 종단 차원에서 마련한 커리큘럼과 교재를 수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면 그만큼 관리는 잘 되고 있는지 한 번 따져볼 일이다.

다섯째, 우리 절에서만 교육한다는 생각을 깨야 한다.

불교대학의 설립과 운영은 해당 사찰의 신도수를 늘리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양질의 교육을 위해, 그리고 사람들과 붓다의 진정 행복한 만남을 돕기 위해 불교대학은 사찰 단위에서 본말사의 연계나, 일정 구역 내 사찰의 연계가 필요하다. 좋은 프로그램과 강사를 공유하면 불자들의 교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들을 두서없이 쏟아내 보았다. 지난 토요일 불광연구원이 ‘제15차 학술연찬회’라는 물꼬를 터준 덕분이다. 사실 난 '연찬회'와 '세미나'와 '토론회', 그리고 요즘 자주 등장하는 ‘컨퍼런스’가 어떤 차이를 갖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특정 분야에 관련한 전문가들이 나와서 한 가지 주제를 놓고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던 걸 털어놓고 이런저런 의견도 들어보는 것을 조금씩 성격을 달리해서 그런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게 아닌가 싶다.

번듯한 연찬회라는 이름을 쓰지 않더라도 꾸준하게 토론회 자리를 마련해서 불교교육이 조금 더 진지하고 진솔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북돋우는 계기로 거듭 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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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億萬부자 | 작성시간 12.09.17 네...지당하신 말씀에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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